앙악
【정견뉴스】

양연소전기 – 양팔매가 금도를 훔치다. (샤충펀/에포크타임스)
부마로 간택되어 처음 금도를 보다
황성으로 돌아온 공주는 서둘러 철와보전(鐵瓦寶殿)으로 가서 태후에게 군령(軍令)을 보고했다. 태후는 딸이 첫 출정에서 보기 드문 승리를 거두었다는 소식에 크게 칭찬했다.
연수공주가 말했다.
“어머니, 제 공이 아니라 제가 거둔 선봉관 덕분이에요. 그가 대도 왕란영을 물리쳤답니다!”
공주는 팔매를 불러 태후를 뵙게 했다.
태후는 팔매를 보고 흡족해하며 말했다.
“참으로 청년영웅이로다. 우리 대요의 복이니, 내 파격적으로 너를 전전대장군(殿前大將軍)에 봉하노라!”
연수공주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어머니, 제가 전에 장수들을 제압하는 사람을 부마로 삼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지금 그가 비무에서 1등을 했고 큰 공도 세웠으니, 그를 부마로 삼아 저와 혼인하게 해주세요.”
소태후가 웃으며 말했다.
“좋다, 좋아! 이 사람은 인물이 훤칠한 것이 목이(木易) 부마와도 닮은 구석이 있구나. 너희 둘이 혼인하면 이제 언니를 질투하지 않아도 되겠지!”
연수공주는 어머니가 혼인을 허락하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곁에 근신들이 있는데도 팔매의 손을 잡고 당장이라도 배례를 올리고 혼례를 치르려 했다.
팔매가 이를 보고 대답했다.
“태후님과 공주님의 두터운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소생은 황공할 따름이나, 가친의 상을 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문의 풍습에 따라 49재를 지낸 후에야 혼례를 올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효가 됩니다.”
태후가 허락했다.
“좋다! 너는 효자로구나. 네가 청한 대로 하거라.”
연수공주는 할 수 없이 말했다.
“알겠어요! 그 기간만 기다렸다가 바로 혼례를 올립시다.”
그 후 팔매는 다른 요군 장수들에게 정체가 탄로 나지 않도록 조정에 나가지 않고 공주부에서 머물렀다. 팔매는 여자의 심리를 잘 알아 공주에게 달콤한 말을 건네며 정성껏 보살폈고, 연수공주는 그녀에게 깊이 빠져 모든 일을 팔매의 뜻에 따랐다.
며칠 뒤 팔매는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겠다며 황궁 근처의 사찰을 유람하고 싶다고 했다. 공주는 팔매와 동행하며 여러 사찰을 돌아보았으나, 며칠이 지나도록 금도의 행방은 알아내지 못했다. 바로 그때 목이 부마(楊四郞)가 핑계를 대고 공주부를 찾아왔다.
그는 틈을 타서 은밀히 팔매에게 말했다.
“태후마마께 듣자하니 그대가 변관에서 왔고 경전과 역사에 밝으며 어머니도 송나라 사람이라 하기에 특별히 찾아와 인사를 나누고자 하네.”
팔매가 말했다.
“소생은 변관에서 왔으며 부마의 명성을 익히 들었습니다.”
팔매가 목이 부마를 보니 분명 넷째 오빠의 얼굴이었다. 10여 년간 보지 못했으나 여전히 알아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이 인사를 나눈 후 팔매가 지난날의 일들을 하나둘 이야기하자, 복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해 눈물이 쏟아졌다. 이때 목이 부마가 눈치를 채고 말했다.
“설마 너는……?”
팔매가 낮게 대답했다.
“오빠! 조용히 하세요. 제가 팔매예요. 아버님의 금도가 여기 있다는 소문을 듣고 변장하여 이름을 속이고 왔어요.”
목이(양사랑)가 놀라며 말했다.
“정말 너였구나! 10여 년 만이라 하마터면 몰라볼 뻔했다. 어머님과 형제들은 무사하냐?”
팔매가 대답했다.
“모두 잘 지내고 있어요! 지금은 길게 말할 때가 아니니 조심하셔야 해요.”
목이(양사랑)가 말했다.
“아버님의 금도는 황성 동북쪽 호국사에 보관되어 있는데, 삼엄한 경비 탓에 접근하기 어려워 어떻게 가져올지 모르겠구나.”
팔매가 생각하더니 말했다. 제가 공주의 도움을 받아볼게요.
다음 날 아침, 팔매는 연수공주에게 호국사(護國寺)에 가서 참배하고 싶다고 청했다. 공주를 따라 대전 입구에 이르니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사방에 수비병들이 가득했다.
팔매가 물었다.
“이 불전은 왜 열지 않나요?”
연수공주가 말했다.
“이곳에 양업의 금도가 보관되어 있는데, 최근 백천조가 술법을 부릴 준비를 하고 있어 세작이 들어와 방해할까 걱정하여…….”
팔매가 물었다.
“제가 한번 봐도 될까요?”
연수공주가 말했다.
“어머니의 군령 없이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으니, 부마는 창 너머로 살펴보세요.”
팔매는 창가에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았다. 금도가 쇠사슬에 묶여 허공에 매달려 있어 고개를 들어야만 볼 수 있었다. 팔매는 금도를 보며 생전의 아버지를 떠올렸고, 물건을 보니 사람 생각이 간절하여 눈물이 핑 돌았다.
연수공주가 물었다.
“부마는 왜 갑자기 우시나요?”
팔매는 급히 눈을 비비며 대답했다.
“고개를 들고 보다가 먼지가 들어갔나 봅니다……. 이제 돌아가시죠.”
그녀는 공주가 의심하지 않도록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처소로 돌아온 팔매는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못해 하루하루 수척해졌다. 걱정이 된 연수공주가 어의를 부르려 했으나, 여자인 것이 탄로 날까 두려운 팔매는 병이 아니라며 거절했다. 그저 기분이 좋지 않아 산책이나 좀 하면 나을 것이라고 둘러댔다.
사실 팔매는 병이 난 것이 아니라, 금도를 본 후 순국한 아버지와 오빠들이 생각나고 경비가 너무 삼엄해 도저히 금도를 훔칠 방도가 떠오르지 않아 괴로웠던 것이다. 이때 목이 부마(양사랑)가 찾아와 아버지 양업의 유골을 송나라에서 훔쳐 갔다는 소식을 전했다. 황성 안은 발칵 뒤집혔고, 호국사의 경비가 강화된 것은 물론 해가 지면 태후의 군령 없이는 외출조차 금지되었다. 팔매는 다시 사랑과 대책을 논의했다.
목이 부마(양사랑)가 말했다.
“사실 아버님께서 용맹하게 전사하신 후 소태후조차 국장을 치러줄 만큼 정중하게 대했다. 요군 장수들도 혈제 지내는 것을 반대하는 이가 많아, 나와 여러 주화파 대신들이 금도를 송나라에 돌려보내고 평화를 찾자고 상소를 올렸지. 하지만 백천조가 사악한 술법으로 태후를 미혹시켜 태후가 그의 말만 따르는구나.”
팔매가 물었다.
“그럼 어떡하면 좋죠?”
목이 부마(양사랑)가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 심복 몇 명을 호국사 수비병으로 배치하는 것뿐이다. 그러면 금도를 보기는 쉽겠지만 가져가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구나.”
팔매는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양사랑과 성모(聖母)의 도움
공주와 약속한 혼례 날짜가 다가오자 팔매는 타는 듯이 초조해졌다. 정말 혼인을 하게 되면 여자인 것이 탄로 날 테고, 호국사의 경비는 갈수록 삼엄해지니 혼자서 어떻게 금도를 훔친단 말인가.
뾰족한 수가 없던 팔매는 방안에 앉아 호국사 방향을 향해 아버님의 영령과 신불의 가지(加持)를 빌며 기도했다. 한참 후 지쳐 잠이 든 팔매의 꿈속에 비단옷을 입은 장엄한 모습의 여인이 나타나 그녀를 불렀다.
여인이 말했다.
“양팔매야! 낙심하지 말고 그대로 행하거라. 아버지에 대한 효심과 나라를 향한 충성이 지극하니 신령이 반드시 도울 것이다.”
다음 날 잠에서 깬 팔매는 한 가지 묘책을 떠올리고 연수공주에게 말했다.
“곧 혼례를 올려야 하는데, 요즘 밤마다 지병이 도져 죽을 만큼 고통스러우니 어쩌면 좋습니까?”
공주가 걱정하며 말했다.
“진작 어의를 부르자고 하지 않았나요? 병이 깊어지면 어떡해요?”
팔매가 말했다.
“목이 부마께 들으니 성 밖 서쪽에 은거하는 신의가 이 병을 고칠 수 있다는데, 그분은 낮에는 약을 캐러 나가고 해가 진 뒤에야 집에 있다고 합니다. 지금 밤에는 태후의 영전(令箭) 없이는 성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어떡하죠?”
공주가 대답했다.
“그건 간단해요. 이따 어머니께 문안 인사를 드리러 가서 몰래 하나 가져다줄게요.”
잠시 후 공주가 정말로 영전을 가져오자 팔매는 기뻐하며 공주와 술을 마셨다. 팔매의 기운이 좋아진 것을 본 공주도 흥이 돋아 팔매가 권하는 술을 연거푸 마시다 결국 만취했다. 팔매는 궁녀들에게 공주를 부축해 쉬게 한 뒤, 목이 부마(양사랑)를 찾아가 홀로 호국사에 들어가 금도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목이(양사랑)가 말했다.
“팔매야! 네 용기에 이 오빠가 부끄럽구나. 그간 나는 요나라에 있으면서 늘 송요 양국이 화목해지길 바랐고 여러 번 휴전을 청했으나 주전파인 한창 등의 반대로 무산되어 낙담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네가 홀로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보니 나도 힘을 보태마! 영전이 있으니 성 밖으로 나가는 것은 문제없고, 마침 오늘 내 심복들이 호국사 수비를 맡고 있으니 내가 돕겠다!”
팔매가 물었다.
“네째 오라버니, 오라버님이 위험해지지 않을까요?”
목이(양사랑)가 대답했다.
“사실 백천조가 태후의 총애를 믿고 위세를 부려 요군 장수들도 불만이 많다. 게다가 조상의 유물을 모독하려 하니 다들 좋지 않게 보고 있지. 지금 황성의 장수들은 대부분 내 옛 부하들이라 내 말에 동조하고 있다. 내가 미리 손을 써두었으니, 누가 금도를 훔치러 와도 대충 상대하라고 일렀다. 다만 백천조가 따로 병력을 매복시켰을 수 있으니 내가 뒤에서 몰래 돕겠다.”
팔매가 말했다.
“오빠의 도움이 있다면 분명 금도를 되찾아 아버님의 영혼을 달래드릴 수 있을 거예요. 일이 끝난 뒤 우리 함께 송으로 돌아가요.”
목이(양사랑)가 말했다.
“금사탄 전투에서 부상당해 포로가 되었다가 인연이 닿아 부마가 되었다. 내 아내 철경공주가 나를 진심으로 대하니 그녀를 저버릴 수 없구나. 하늘이 나를 요나라에 있게 한 데는 뜻이 있을 터이니 훗날을 기약하자.”
한밤중, 목이(양사랑)는 심복 두 명을 보내 팔매와 함께 성문으로 가게 했다. 수문장이 태후의 영전을 보고 성문을 열어주었다. 호국사에 도착한 심복들이 영전을 보여주며 문지기에게 말했다.
“태후의 명이시니 금도를 황성으로 옮기겠다.”
문지기는 아군인 것을 확인하고 길을 열어주었고, 팔매는 대전에 들어가 무사히 금도를 떼어냈다. 그런데 금도가 연결된 곳에 기관이 설치되어 있어 경보가 요란하게 울렸다. 팔매 일행이 급히 절 밖으로 도망쳤으나, 백천조가 이끄는 대군이 이미 길을 막아섰다.
백천조가 말했다.
“흥!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 하나 뒤에는 참새가 있는 법(螳螂捕蟬, 黃雀在後). 만약을 대비해 기관을 설치해 두었지. 이 도둑놈아, 어서 금도를 내려놓으면 목숨은 살려주마!”
팔매는 적의 수가 너무 많아 말을 몰아 반대 방향으로 달아났다. 백천조가 뒤를 쫓는데, 갑자기 검은 옷을 입고 복면을 한 무리가 나타나 백천조의 군사들을 공격했다. 백천조의 군사가 많아 물리칠 수는 없었지만, 검은 옷을 입은 무리(양사랑)의 도움 덕분에 팔매는 도망칠 시간을 벌었다. 그녀가 남쪽으로 달리다 보니 앞에 강이 있고 작은 다리가 하나 놓여 있었다. 뒤에는 여전히 수백 명의 추격병이 따라오고 있었다.
팔매가 채찍질하여 다리를 건넜을 때, 꿈에서 본 비단옷을 입은 여인이 다리 머리에 나타났다. 여인이 손을 휘두르자 작은 다리가 중간에서 뚝 끊어져 버렸다. 추격하던 요병들은 겁에 질려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멈춰 섰고, 팔매는 무사히 요나라 도성을 벗어나 질주했다. 백천조가 급히 군사를 나누어 우회하도록 명령하고 각 관문에 통문을 보냈으나, 관문을 지키던 관병들이 일부러 시간을 끌며 태만하게 대처한 덕분에 팔매는 요나라 땅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금도를 되찾아 귀환하다가 육랑의 구원을 받다
잠에서 깬 연수공주도 부마가 금도를 훔쳐 달아났다는 궁녀의 보고를 받았다. 술기운이 싹 가신 공주는 서둘러 군사를 이끌고 추격했다. 팔매는 필사적으로 남쪽으로 도망쳤으나 수배령이 내려진 탓에 좁은 길로 돌아가야 했다. 며칠 뒤 연수공주의 군대가 점차 거리를 좁혀왔고, 마침내 송요 국경 근처에서 팔매를 따라잡았다.
연수공주는 옛 정을 잊지 못한 듯 뒤에서 외쳤다.
“부마, 멈추세요! 무슨 오해가 있는 것인가요? 금도를 내려놓고 말로 합시다!”
하지만 팔매는 아랑곳하지 않고 달렸다. 연수공주가 채찍을 휘둘러 바짝 추격해 왔을 때, 갑자기 앞에서 포성이 울리더니 화살이 비 오듯 쏟아졌고 공주는 말을 멈추고 화살을 막아내야 했다.
이때 숲속에서 부대 하나가 나타났는데, 바로 양연소와 왕란영, 그리고 여러 장수였다. 양팔매는 기뻐하며 송군 진영으로 달려갔고, 연수공주는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송군으로 돌아온 팔매가 역용 가면과 두건을 벗고 연수공주를 돌아보며 말했다.
“나는 양노령공의 딸 팔매입니다. 공주님의 진심 어린 대우에 감사드립니다. 속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니 부디 용서하시고, 훗날 좋은 신랑감을 만나길 빕니다!”
연수공주는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
“고약한 세작이로다, 감쪽같이 속이다니! 내 반드시 너를 잡아 나를 속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하지만 눈앞의 송군은 이미 진형을 갖추었고 양연소와 왕란영 같은 강한 장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공주는 자신의 군사로는 상대가 되지 않음을 알고 억울한 마음을 머금은 채 군사를 돌려 요나라로 돌아갔다.
에필로그
돌아오는 길에 양연소, 팔매, 왕란영 세 사람이 말을 타고 나란히 걸었다.
왕란영이 물었다.
“서방님, 팔매가 위험에 처한 걸 어찌 아셨나요? 설마 혈육의 정으로 느끼신 건가요?”
양연소가 말했다.
“오늘 아침 군사를 훈련하는데 갑자기 마음이 어지럽더니, 비단옷을 입고 장엄한 모습을 한 여인이 나타났소. 그녀가 팔매가 위험하니 어서 관 밖으로 군사를 보내 구하라고 말하고는 순식간에 사라졌소. 필시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장수들을 소집해 관 밖을 순찰하다가 팔매를 만난 것이오.”
팔매도 말했다.
“저도 요나라에서 금도를 훔쳐 나오다 어려움을 겪었는데, 똑같은 차림의 여인에게 구출되었어요!”
왕란영은 가슴이 철렁하여 물었다.
“그 여인의 생김새와 옷차림이 어떠했는지 자세히 말해보아라.”
팔매의 설명을 들은 왕란영이 말했다.
“사부님이세요! 팔매를 구해주신 분은 제 사부님이신 금도성모(金刀聖母)님이세요.”
왕란영은 즉시 말에서 내려 북쪽을 향해 허스하며 절을 올렸다.
“저희 가족을 남몰래 도와주신 사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양연소와 팔매도 함께 말에서 내려 절을 올리며 금도성모의 은혜에 감사했다.
이로써 백천조의 혈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양사랑 등 검은 옷의 무리가 팔매의 도둑질을 도운 사실도 발각되지 않아 이 일은 흐지부지 마무리되었다. 그 후에도 백천조는 포기하지 않고 사악한 파벌의 사형제들을 부르고 스승까지 모셔와, 전설로만 전해지던 천문진(天門陣)을 펼치게 되는데 이는 훗날의 이야기이다.
참고자료:
《新刻二續楊八妹取金刀全本》莞城萃英樓藏 1910年版
《楊六郎威鎮三關口》河北人民出版社 1984年出版 趙福和李巨發等人搜集
《楊家將外傳》河北少年兒童出版社 1986年出版 趙雲雁搜集整理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36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