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輕舟)
【정견망】
직장에는, 한 가지 흔한 현상이 있다. 일단 문제가 생기면, 흔히 먼저 하급자를 찾아 책임을 떠넘기는데, 속칭 “책임을 뒤집어 씌운다” 또는 “희생양”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상 모든 사람이 이와 같은 것은 아니며, 어떤 사람은 기꺼이 주동적으로 책임을 맡고, 심지어 다른 사람을 대신해 죄를 받기도 한다. 당연히, “다른 사람을 대신해 죄를 받는 것”은 결코 아무런 원칙이 없는 것이 아니며, 책임과 인덕(仁德) 및 감당에 기초한 것이다.
명대(明代) 풍몽룡의 저서 《지낭(智囊)》에 다음과 같은 일이 기재되어 있다.
황종(况鍾)이 태수를 담당하고 있을 때, 어느 날 관아에 갑자기 불이 나서, 온 부(府)의 관아가 불타 버렸고, 모든 문서들이 다 재가 되어 버렸다. 나중에 조사한 결과 화재의 원인은 한 하급 관원이 부주의로 불을 흘렸기 때문임이 드러났다.
큰불을 끈 후, 황종은 관아 밖으로 걸어 나와, 자갈이 가득한 빈터에 앉아, 그 사람을 앞에 불러내, 대중 앞에서 곤장 백 대를 때리고는, 엄한 소리로 집으로 돌아가라고 호통쳤다. 이어서, 황종은 친히 상소문을 써서, 이번 화재의 책임을 모두 자신에게 돌렸으며, 사고를 낸 관원은 털끝만큼도 연루시키지 않았다.
그 관원은 원래 자신이 이토록 큰 재난을 저질렀으니 반드시 사형을 당하리라 의심치 않았다. 뜻밖에도 황종은 오히려 탄식하며 “이것은 본래 태수가 마땅히 짊어져야 할 책임이니, 작은 구실아치가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상소문이 조정에 보고된 후, 황제는 단지 황종에게 녹봉을 중지하는 처벌을 내렸을 뿐, 더 이상 추궁하지는 않았다.
《지낭》의 저자 풍몽룡은 이에 대해 황종은 신분이 비천한 구실아치에게조차 이토록 배려할 수 있었으니, 이 때문에 백성과 부하들이 모두 그를 경외하고 복종했으며, 위엄이 있었음에도 원망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만약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범한 잘못조차 아랫사람에게 밀어버리기 급급할 터인데, 하물며 기꺼이 다른 사람을 대신해 책임을 지려 하겠는가? 이를 통해 보건대, 황종의 인품은 실로 일반 사람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대법 사부님께서는 《전법륜》 제4강에서 우리에게 알려주셨다.
“오늘날의 이 사람은 바로 이러한데, 문제와 마주치면 우선 책임을 떠넘기고, 탓할 것이든 탓하지 않을 것이든 그는 모두 밖으로 미루어 버린다.”
사람이 일단 번거로움에 부딪히면 곧 책임을 밀어버리기 급급한 것은, 표면상에서 보면 일종의 자아 보호이지만, 근본상에서 말하자면 도리어 일종 사심(私心)의 표현이다. 누가 이와 같은 본능을 돌파해 사심에 부림당하지 않고, 일에 부딪히면 먼저 안으로 찾고 먼저 책임을 맡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의 경지는 이미 속인을 초월한 것이며, 최종에는 심지어 성현(聖賢)으로 걸어가고 신(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황종이 사람을 감탄하고 경탄하게 만든 까닭은, 그가 한결같이 다른 사람을 대신해 책임을 맡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행동이 감당도 있고 원칙도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로, 이 구실아치는 고의로 방화한 것이 아니라, 무심한 실수였다.
둘째로, 구실아치의 신분과 능력으로써는 도저히 이토록 엄중한 후과(後果)를 감당해 낼 수 없었으니, 일단 법에 의거해 추궁당하면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 관아의 책임자로서 황종 본인은 관부의 관리에 대해 밀어버릴 수 없는 책임을 지고 있었다. 화재가 자신의 관할에서 발생한 이상, 직접적인 책임자가 누구이든 간에 그는 모두 관리 책임을 져야 했다.
바로 이 몇 가지 원인들이 황종으로 하여금 스스로 책임을 짊어지는 것을 선택하게 만들었고, 감당할 힘이 없는 한 구실아치에게 책임을 밀어버리지 않았다. 이것은 단지 그의 인자(仁慈)함을 체현했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그의 책임을 체현했다.
다만, 오늘날의 대법제자들에게 있어서는, 일을 함에 더욱 마땅히 공평, 공정, 무사(無私)의 기초 위에서 건립되어야 하며, 일체는 모두 법리(法理) 위에 서서 가늠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 죄를 받는 것은 결코 아무 때나 다 적합한 것이 아니며,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도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아직 당시의 실제 정황에 근거하여 정해야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점은 시종 변하지 않을 것인데, 그것은 바로 무사(無私)이다.
어떤 일에 직면하든, 늘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되며, 또한 다른 사람을 성취해 주기 위하여 법리를 위배해서도 안 된다. 진정한 자비는 반드시 바른 이치(正理) 위에 건립되며, 진정한 감당 또한 반드시 무사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33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