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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산야화: 장석순 의안 해독 (2) – 위기불강증(胃氣不降證)의 근본 치료와 대자석의 오묘한 쓰임

백옥희(白玉熙)

【정견망】

한의학에는 ‘이병동치(異病同治)’라는 말이 있다. 즉 서로 다른 병증이라도 때로는 동일한 처방이나 사상을 채택해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구체적인 증상은 비록 다르더라도 그것을 초래한 근본 원인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오늘 다루는 변비 근치(根治) 사례가 바로 그러하며, 지난번에 다루었던 불면증과 같다. 이번에 장석순은 의사들에게 구체적인 증상을 없애는 것에만 치우쳐 약을 쓰면, 시간이 오래 지났을 때 신체에 역류성 식도염, 섭식 장애, 토혈, 코피, 숨이 차거나 가래가 나오거나 현기증 등 각종 복잡하고 난치성인 종합 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안(醫案): 변비를 근치하다

이 환자의 성은 곽(郭) 씨로 나이가 서른이 채 되지 않았으며, 장석순이 막 창주(滄州)에서 천진(天津)으로 이주했을 때 찾아와 치료를 요청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슴속이 늘 답답하고, 음식물이 위에 머물러 내려가지 않으며, 때로는 구토도 합니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변비 문제인데, 변비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병증이 이미 1년 넘게 지속되었고 아무리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었다. 비록 그럭저럭 살아갈 수는 있었고 겉보기에는 병증이 뚜렷하게 가중되지 않은 듯했으나, 음식 섭취가 줄고 식욕이 부진해짐에 따라 신체가 몹시 허약해졌다. 환자는 이로 인해 불안감을 느꼈고, 이대로 가다가는 변비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신체가 점차 망가질 것임을 알고 있었다.

장석순이 그를 진맥했다. 진맥은 한의학에서 병을 진단하는 핵심 수법으로, 목적은 오장육부 경맥의 운행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병을 치료할 때는 경락이라는 이 오행 에너지 메커니즘으로부터 문제를 발견하고 병기(病機)를 찾아내어, 이를 통해 장부를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장석순은 진맥을 한 후 그에게 “여섯 부위의 경맥에 모두 울체된 상(鬱象)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울체된 상이란 무엇인가? 바로 경맥의 운행이 원활하지 않고 울체된 현상이다. 그렇다면 왜 여섯 부위의 경맥이라 하는가? ‘간, 심, 비, 폐, 신’은 오행의 ‘목, 화, 토, 금, 수’에 대응하므로, 오행에 대응하는 다섯 부위의 경맥이어야 하지 않는가? 사실 핵심은 다섯 부위이지만, 그중 한 부위는 각 부위의 장부들을 조화롭게 다스리는 경맥이므로 여섯 부위를 구성한다.

장석순은 진맥을 마친 후 곧바로 환자에게 병기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알려주었고 그 사고방식이 매우 명확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는 위기(胃氣)가 하강하지 않는 증상일 뿐이니, 치료하기 쉽습니다. 다만 대자석(代赭石)을 많이 사용해 몇 첩 지어 복용하면 곧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장석순이 이처럼 확신에 찬 태도를 보인 까닭은 현상을 뚫고 본질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불면증의 병기 문제와 마찬가지로, 모두 위기(胃氣)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여 인체 경맥이라는 전체 세트가 마치 ‘인체 회로’에 고장이 난 것처럼 전력 공급에 장애를 받은 탓이다.

위부(胃部)의 기기(氣機)가 거꾸로 치솟으니 음식물이 자연히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위에 머물게 된다. 그렇다면 구토와 메스꺼움, 식욕 부진이 생기거나, 혹은 어떤 이들은 위산이 위로 치솟아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는 것은 모두 위기가 위로 거슬러 내려가지 않는 이 한 가지 원인 때문에 초래된 것이다. 심각한 변비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장은 위부의 아래에 있는데 위기가 위로 거스르면 대장의 기기가 막혀 아래로 향하는 추진력을 잃게 되므로 이로 인해 변비가 나타나는 것이다. 설령 억지로 변비약을 먹는다고 해도 기기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고 위기는 여전히 위로 올라가므로 변비는 계속 존재할 것이다.

이렇게 위기를 내리는 치료 사상에 따라 장석순은 마음속에 뚜렷한 셈법이 있었다. 경맥이 이로 인해 전부 소통될 것이므로 이 병은 매우 쉽게 치료될 수 있고 모든 증상이 저절로 사라질 것이며, 다만 며칠 빠르고 늦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처방을 내렸다.

생대자석(生赭石細末): 1량

생회산약(生懷山藥)·초회산약(炒懷山藥): 각 7돈

전당귀(全當歸): 3돈

생계내금(生鷄內金): 2돈

후박(濃朴)과 시호(柴胡): 각 1돈

환자에게 당부하기를, “이 약을 달여서 하루에 1제씩 복용하고, 대변이 하루에 한 번씩 나오게 될 때까지 복용한 후 다시 처방을 바꾸러 오세요”라고 했다.

나중에 그 사람이 이 약을 연이어 8제 복용하자, 8일 만에 정상으로 회복되어 매일 대변을 한 번씩 볼 수 있게 되었다. 가슴속의 답답함도 따라서 크게 줄어들었고, 음식 섭취량도 많이 늘어났다. 이것으로 일단 기본적으로 근치된 것이다.

장석순은 마무리를 위해 대자석을 1량에서 6돈으로 줄이고, 시호는 5푼으로 줄였으며, 백출 1돈 반을 추가해서 처방했다. 환자에게 계속해서 10제를 복용하게 하여 완전히 근치시켰다.

오직 복부팽만과 통변(通便)에만 매달릴 때의 문제

장석순은 의안에서 의사들에게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환자가 흉부와 위부의 팽만과 답답함을 느끼면 팽만을 없애는 약을 처방하고, 변비가 생기면 설사약 등 변비약을 처방하는 것은 병을 치료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 아래로 전송되어 내려가지 못하면, 위로는 팽만이 되고 아래로는 변결(便結)이 되니, 이는 필연적인 형세이다. 그런데 이를 치료하는 자들이 그 병인이 위부(胃部)의 기기가 위로 거슬러 내려가지 않는 데 있음을 알지 못하고, 도리어 팽만을 없애는 약을 투여하니, 약력이 떨어지면 팽만은 여전하다. 변을 통하게 하는 약으로 치료하면 오늘은 통하지만 내일은 예전과 같다.”

이것은 바로 오늘날 서양의학의 사고방식과 같다. 오직 경맥에 고장이 난 후 나타난 결과만을 없애려 할 뿐 고장 차제는 제거되지 않았으므로, 위장 기능은 복원되지 못하고 늘 제 역할을 잃어버린다. 그리하여 결국 늘 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매일 팽만을 없애고 변을 통하게 해야 하니,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병에 걸리면 쉽게 약을 끊지 못하는 까닭이다. 적지 않은 병은 심지어 평생 약을 복용해야만 한다.

그 결과에 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각종 합병증이 나타나니, 흔히 보는 구토, 소화관 기능 장애, 역류성 식도염 외에도 어떤 이들은 토혈, 코피, 흉격번열(胸膈煩熱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남), 현기증, 폐에 담액이 울체됨, 기침과 천식, 경계(驚悸)와 불면증 등 복잡다단한 증상들을 겪게 되어 의사들로 하여금 갈피를 잡지 못하게 만들고, 고치려 하면 매우 곤란해진다.”

병이 이 단계에 이르러 어떤 이들은 발병 근원이 위기가 거꾸로 치솟아 내려가지 않는 데 있음을 알게 되어 비록 반하, 소자(蘇子), 과루인, 죽여(竹茹), 후박, 지실(枳實) 등 일반적인 위기를 내리는 약들을 쓰기 시작하더라도 “쓰나마나 한” 결과를 낳게 되며, 어떻게 치료하든 뚜렷한 효과가 없게 된다.

이로써 장석순은 수많은 의사들이 약을 쓰는 사유가 잘못되었거나, 혹은 생각은 옳아도 효과가 없었던 원인을 매우 투철하게 설명했다. 목적은 모두에게 한의학의 올바른 병치료 사고를 가르쳐 주는 것이다. 즉, 경락이라는 이 에너지 기기(氣機)를 바로잡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이러한 난제를 만났을 때 대자석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다음 회차에서 대자석의 약리 및 처방 전체의 배오(配置) 이유에 대해 다시 상세히 해설하고자 한다.

[주] : 본문의 의안과 처방은 장석순의 《의학중중참서록》에 근거한 것으로 한의학의 고차원적인 용약 사유를 이해하기 위한 자료일 뿐이다. 실제 질병을 치료 시에는 반드시 전문 한의사의 진맥과 진단을 거쳐야 하며, 임의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7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