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함(真涵)
【정견망】
보름 전 동수의 집 부엌에서 동수의 찻주전자가 내게 “저에 대해 좀 써주세요”라고 했다. 나는 그때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날, 내가 동수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동수는 웃으며 말했다. “정말 재미있네요.” 동수는 작은 찻주전자를 잘 싸서 내 가방에 넣어주었고, 나는 그것을 집으로 가져갔다.
나는 컴퓨터를 켜고 찻주전자를 컴퓨터 오른쪽에 놓았다. 이것은 아름답고 가벼운 찻주전자로, 격조가 있고 우아했다. 나는 ‘그것이 어떤 윤회를 거쳤을까?’라고 생각했다. 직감적으로 그것은 범상치 않은 경험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작은 찻주전자는 간결하고 조리있게 나에게 세 번의 윤회를 말해주었다.
(1) 몽념(蒙恬, 진시황 때 북방을 지키던 장수)이 쓰던 삽
찻주전자 : 저는 몽념이 사용한 삽으로 환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 : 아, 그때는 대단한 시대였지. 대진 제국이 왕성하게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사라졌지. 너도 증인이니, 네가 보고 들은 것을 말해 보렴!
찻주전자 : 몽념이 30만 군대를 이끌고 만리장성을 지키며 흉노를 방비했습니다. 저는 그가 가장 편하게 사용하는 삽이었어요.
나 : 진시황제가 대통일의 정권을 세웠는데 후에 “망진자, 호야(亡秦者,胡也)”라는 참언이 등장했지. 그러자 진시황제는 흉노가 진나라에 위협을 줄 것으로 생각해 몽념을 보내 만리장성을 쌓고 동시에 많은 이민을 보내 변방을 충실히 했지만, 오히려 진나라를 망하게 한 것은 그의 아들 호해(胡亥)였어.
찻주전자 : 몽념은 대단한 장수로 고생을 겪을 줄 알고 병사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공사를 했습니다.
나 : 그럼, 부소(扶蘇, 진시황의 첫째 아들) 공자를 만나보았니?
찻주전자 : 저는 그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가 변방에 갔을 때, 저는 몽념이 사용하다 날이 무뎌져서 쓸 수 없게 되어버렸고 다시 전생했습니다.
나: 아, 그러면 다음 생이 시작되겠네. 색다른 경험을 했겠군!
찻주전자 : 그래요.
나 : 아, 그럼 또 다른 윤회 이야기로 들어가지
(2) 장초제왕의 상감 그릇
찻주전자 : 곧이어 저는 호화로운 그릇으로 전생했고, 저는 그릇 중 가장 예쁜 그릇이었는데 누가 골라서 장초왕에게 보냈습니다.
나 : 네가 말하는 것은 진승과 오광의 봉기 후에 세운 ‘장초’ 정권이군. 진나라 말기에 농민들이 봉기하고 나서 진승이 왕이 되었는데 아쉽게도 오래되지 않아 죽임을 당했지. 네가 본 것을 좀 말해 봐!
찻주전자 : 진승이야, 용기는 남음이 있지만 모략이 부족하고 도량이 넓지 않았습니다.
나 : 너의 평가는 좀 의아하구나. 하지만 너는 증인이기 때문에 그 평가에 정확한 점이 있겠지. <사기-진섭세가>를 보면 진승은 큰 뜻하고 있어서 후세들에게 ‘참새가 어찌 기러기의 뜻을 알겠는가’라는 당찬 말을 남겼지. 진승, 오광이 봉기했을 때, 모략 상으로 보아도 조치가 적절했어.
찻주전자 : 제가 그에 의해 사용되고 있을 때 그는 이미 왕이 되었습니다. 그의 행동을 보면 멀리 보는 식견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 : 진승이 봉기하여 후에 왕이 되었고 남에게 살해되기까지 6개월이 걸렸지.
찻주전자 : 저는 5개월 동안 그와 접촉했는데, 그는 명성과 이익에 집착하고 색욕에 사로잡혀 지혜가 흐려졌습니다.
나 : 사서에는 그런 것이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아. 그러나 사마천은 그에 대해 말하길 ‘그는 철저히 조사함을 충성으로 삼는다’, ‘여러 장수가 그 까닭에 가까이하지 않으니 패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금 말로 하면 사람을 대하는 것이 가혹하고 친화력이 없는 것이지. 가의(賈誼)는 그를 재능은 중인(中人)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지.
찻주전자 : 재능과 견해는 평범했고, 뛰어난 곳이 없었습니다. 여인 얘기만 나오면 무조건 흥미진진하게 얘기했지요.
나 : 예로부터 영웅은 미인 관을 넘기기 어렵다고 하지 않니. 하물며 진승인데, 그에게 너무 엄격히 요구하지 않아도 되지.
찻주전자 : 정확해요. 미색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진승은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출세한 후 갈수록 점점 더 추구하면서, 감동해서 “원래 이렇게 살 수 있었구나.”라고 했습니다. 사치스러움을 중시하면 근본을 잊게 되고, 덕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으면 오래가지 않게 되지요.
곧 찻주전자는 그의 다른 윤회를 말하겠다고 했다.
그것이 어떤 경험을 했을까? 조금 기대가 되었다.
(3) 진아교의 황금보요(金步摇)
찻주전자 : 저는 진아교[陳阿嬌, 한무제(漢武帝) 유철(劉徹)의 황후]의 황금보요(여성의 흔들리는 머리 장식)로 환생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의아한 미소를 지으며 “이같이 말하니 너는 한나라 무제 때 궁정의 은혜와 원한을 목격했고, 아교의 총애와 냉대를 목격했으며, 너는 위자부(衛子夫, 한무제의 둘째 황후)도 만났겠네?”라고 말했다.
찻주전자 : 어찌 이런 것뿐이겠습니까? 저는 두태후(竇太后), 유매, 평양 공주, 위청, 초복 등도 본 적이 있습니다.
나는 문장의 지면이 좀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런 풍운의 시대의 인물을 어찌 생략할 수 있겠는가? 나는 찻주전자에게 겪은 이야기를 잘 말해달라고 하기로 했다.
찻주전자 : 제가 한 생명체에 주입되었을 때, 저는 제가 고귀한 물건인 황금보요(여성의 흔들리는 머리 장식)임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진아교의 머리에 얹혔습니다, 진아교는 제 덕택에 더욱 온화하고 점잖고 귀티가 났습니다. 하지만, 진아교는 매우 억지스럽고 때로는 횡포했습니다.
나 : 일찍이 지극한 사랑을 받은 여인, 어린 천자의 눈에 든 여인은 하늘이 그녀에게 준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태황태후는 그녀의 외할머니이고 황태후는 그녀의 외숙모이며 어머니도 매우 권세가 대단해. 어떻게 그 좋은 배경을 뭉개고 결국 폐기되었을까? 개성(個性), 이것은 고치기 힘든 것 같아.
찻주전자 : 아교가 너무 교만해서 두(竇)태후의 총애를 믿고 어머니의 지지를 받아 왕도 존중하지 않고 호승심이 강해 천자를 불쾌하게 했습니다. 그녀가 천자와 이야기할 때 저는 말이 모두 너무 딱딱하다고 느꼈습니다. 총애받은 후궁이지만 오랫동안 아들이 없었고 질투심도 강하고 천자도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서 폐위되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나 : 네가 위자부를 보았으니 그녀에 대한 너의 느낌을 말해봐.
찻주전자 : 제가 이 여자를 보았을 때 이 여자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녀를 아교와 자주 비교했습니다. 아교는 위자부만큼 예쁘지 않습니다. 아교의 후천적인 인맥과 배경은 매우 단단하지만, 여자의 우아함이 부족합니다. 위자부의 부드러움과 순종성은 아교에게 없었지요. 위자부는 인내심도 강합니다. 황제에 대한 위자부의 관심은 진심이었으나 아교는 부군을 진심으로 마음에 두지 않았고, 부군이 그녀의 감정을 중시하기를 갈망했습니다. 게다가, 때때로 진아교의 생각이 너무 나빴어요. 저는 그녀의 머리 위에 있으므로, 그녀가 나쁜 생각을 내뿜는 것을 보면서 이 여자가 너무 일을 만든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자부는 달라 그녀는 참을 줄 알고 복을 아낍니다. 천자가 그녀를 총애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위자부의 몸에 빛이 나날이 자라면서도 매우 겸손한 것을 보았습니다. 진아교는 교만했지만 나날이 총애를 잃었고, 마침내 아교는 무당의 술법을 아는 초복과 함께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초복은 온몸에 요사한 기운이 가득 차서 그녀가 나타나자마자 저는 어두운 기운을 보았고, 초복은 아교에게 혼미술을 가르쳐 군왕을 홀려 천자의 눈에 띄려고 했습니다. 초복은 또 주술로 위자부를 해쳤지요. 결국 천자는 요사스러운 초복을 죽이고 후궁을 숙청했습니다. 불쌍한 진아교가 폐위된 것도 벌을 받아 마땅한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나 : 아교는 폐위되어 감옥에 갇혔는데 너는?
찻주전자 : 저는 녹여져서 그녀가 활동하는 자재로 되어 쓸만한 곳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어쨌든, 이 여자에 속하는 영광은 지나갔습니다. 제가 녹은 후 생명이 풀려났을 때, 저는 위자부의 마음가짐을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위자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아이를 안고 놀고 있었고, 천자가 다가오자 위자부는 황자를 내려놓고 무릎을 꿇어 남편을 맞이했는데 겸손하고 온순했습니다, 제왕이 위자부를 일으켰으며 두 사람은 정을 품고 있었습니다. 천자는 그녀를 잘 보살펴 주었고 그녀는 천자를 살뜰히 보살펴 주었습니다. 이것은 부부다운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나 : 사람의 인연은 깊고 얕은 것이 있고 은혜와 정도 두텁고 옅은 것이 있는데 어떤 것은 헤프게 하면 안 돼. 사람은 역시 복을 아낄 줄 알아야 해. 아교는 질투심도 너무 강해서 황제는 사실 줄곧 그녀를 용서하고 참았지만, 그녀는 부부의 도리를 몰랐어. 만약 그녀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황제는 여전히 가족을 돌보고 부부의 정을 소중히 여겼을 것인데.
찻주전자 : 제가 온 지 사흘이 지났는데, 당신과 당신 남편이 함께 지내는 것이 부부의 도리에 맞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 : 네가 윤회를 더 말하면 내가 적어둘게.
찻주전자 : 아, 저는 또한 대당 기왕(岐王)부의 꽃병으로 환생했습니다.
나 : 그것은 두보의 시 구절 “기왕부에서 늘 보고 최구당 앞에서 몇 번 들은”에서 말한 기왕 말이야? 그는 현종의 동생인데.
찻주전자 : 네, 그렇죠. 저는 현종 황제를 만난 적이 있는데 저는 나중에 기왕의 왕비에 의해 깨졌습니다.
나 : 기왕이 다른 이에게 정을 옮겼기 때문이니? 왕비 마음속에 원한이 있어서?
찻주전자 : 바로 그렇습니다. 일을 일으킨 주인은 무사했지만 저는 재수가 없었습니다.
찻주전자 : 저는 송나라 태종 시기에 제왕이 쓰던 호미로 환생한 적이 있습니다.
나 : 그럼 너는 제왕에 의해 가끔 쓰이고 더 많은 시간 동안은 방치되어 있었구나. 역사적으로 천자는 농사를 중시하고 후비는 누에를 친히 하여 경작과 직물에 대한 중시를 나타내기 위해서 모범을 보였지.
찻주전자 : 그래요. 나중에 저는 녹슬고 폐기 되었습니다. 청나라 태평천국의 난이 일어났을 때, 저는 천왕부의 모란 한 그루로 환생했습니다.
나 : 모란꽃은 부귀하게 피는데, 의미는 매우 좋은 뜻이지. 그 후 또 무엇으로 전생했니?
찻주전자 : 이중당(李中堂, 리훙장, 청조 말기 한족계 중신으로 부국강병을 위하여 양무운동 등을 주도한 인물) 대인을 알고 계시죠, 말하려니 쑥스러운데 저는 이중당 댁의 작은 강아지로 환생한 적이 있습니다. 작은 주인의 총애를 받아 맛있는 거, 매운 것도 먹고 마시고, 잘 자고, 아무도 감히 저를 때리지 못했어요.
나는 속으로 웃었다. 리훙장, 이중당, 나는 표정을 억제하며 관리했고 찻주전자도 웃었다.
찻주전자 : 이것이 제가 한때 환생했던 거예요. 이번 생에는 찻주전자로 환생했습니다. 저는 당신이 ‘만물은 영이 있다 :찻주전자와의 대화’를 썼다고 제 주인과 한 수련인이 말하는 것을 듣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나에 대해 쓸 수 있을까?’ 제가 비록 말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저도 일을 분명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당신이 주인집에 나타났을 때 무례한 부탁을 했습니다. 당신은 주저하지 않고 들어주었습니다. 저는 행복해서 기절할 뻔했습니다. 큰 용기를 모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부탁을 하러 갔는데 쉽게 성사되어 격차가 생겼습니다.
나 : (웃으며) 이렇게 해도 너를 놀라게 할 텐데, 보아하니 내가 자세를 취해야 할 것 같아.
찻주전자 : 싫어요. 주인이 이러니 좋네요. 주인집도 재미있었고 다들 상냥했습니다. 저는 주인이 글을 쓰는 것을 보았을 때, 한마디가 떠올랐습니다. ‘주전자가 평생을 말하다’에 대해 다음 한마디 말을 생각해 냈습니다.
나 : (정신이 들어 찻주전자에게) 말해봐!
찻주전자 : 주전자가 주전자의 생애를 말하네(壺言壺語壺生平), 거리낌 없이 여러 생을 말하네(漫言漫語漫數生)
나 : 정말 좋구나. 횡축[横批 역주: 대련을 쓸 때 중앙에 가로로 들어가는 구절]도 한 번 만들어보렴?
찻주전자 : 이건 저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아니면 ‘나의 생애(我的生平)’라고 쓰세요.
나는 웃었다. 한 생명이 겪은 세세생생의 경험은 정말 재미있구나.
나는 마지막으로 하나를 질문했다 : 상계에서의 기억은, 어떤 생명 상태인지 기억하니?
찻주전자 : 하늘나라에서 사승(沙僧, 사오정)이 유리잔을 깨뜨린 것을 알고 계시죠? 저는 구경을 하던 옥쟁반이었습니다.
나 : 첫 마디에 나는 깜짝 놀랐어. 유리잔이 내려온 것은 사오정을 찾아 장부를 결산하러 온 것인 줄 알았어!?
찻주전자 : 저는 물건을 관리하는 동자를 따라 내려왔으나, 후에 흩어져서 만나지 못하게 되었죠. —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나 : 너 역시 생명의 참뜻을 알고 있구나, 네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길 바라. 그리고 이 속세에 환생한 역정이 헛되지 않게 하길 바라.
찻주전자 : 감사합니다. 제가 집에 돌아가면 당신이 생각날 거예요. 당신은 매우 착하고 관대합니다. 저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나 : 생명에 정이 있고 삼계는 미혹에 빠져 있으니, 너는 항상 선함을 유지하고 깨어 있어야 해. 돌아갈 때를 기다려.
내가 글을 다 쓴 줄 알고 내보낸 다음 날 가부좌 중에서, 나는 찻주전자의 정령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나에게 중요한 윤회가 하나 더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 나는 계속해서 글을 썼다.
찻주전자 : 제가 자는 동안 흐릿하게 하나의 윤회가 생각났는데 중요한 것 같아요. 당나라 초기에 저는 황궁에 환생했는데, 궁문에 있는 문고리였고, 진왕의 옥대를 걸었던 적이 있었어요.
나 : 그때 아마 태자 건성(建成)이 후궁과 추잡한 짓을 했을 때지. 그는 아버지의 비와 음주를 하고 음행하다가 진왕에게 들켰고 진왕이 옥대를 남겨 태자가 깨닫기를 기대했는데 뜻밖에, 태자와 비가 의논한 후에 그 비가 고조 이연에게 가서 울며 진왕이 그녀에게 옳지 못한 행동을 하려 했다고 하여 고조가 매우 화나게 했지.
찻주전자 : 태자 건성(建成)은 확실히 음탕한 사람이었고, 나는 그가 색욕에 사로잡힌 것을 직접 보았죠. 불쌍한 것은 진왕(이세민)이었죠. 공로가 높고 고생을 많이 했는데 하마터면 죽을 뻔했죠. 그래서 현무문의 변 이후 궁중의 많은 생명들이 매우 기뻐했고, 우리는 모두 밝은 주인이 천하를 장악하면 사직의 복이 오래 지속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나와 찻주전자의 대화이다. 내 생각에 생명의 과정은 모두 평범하지 않다. 그것들은 다른 시대를 목격했다. 그것들은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고요함 속에서 생명의 이치를 깨닫고, 미혹되지 않고, 기다림에 능하니 기회가 항상 온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3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