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거봉진: 정절의 거지(精絕乞丐)
작자: 소련
【정견망 2009년 12월 27일】 “정절국(精絕國)의 국왕은 정절성에 살며 장안에서 8천8백2십리 떨어져 있고 인구는 1180호, 3360인이다. 이중 전투 능력이 있는 사람은 5백명이다. 정절도위(精絕都尉), 좌장군과 우장군, 역장(譯長)이 각 한명이다. 북으로 서역도호부에서 2723리, 남으로 융로국(戎盧國)에서 4일 여정이다. 이곳은 지형이 험준하다. 서쪽으로는 우미(扜彌)로 통하는데 460리이다.”
이것은 “한서(漢書)”에 기록된 정절이란 작은 나라에 대한 기록이다.
이 나라가 언제 흥기했고 왜 멸망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역사 자료 중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이 비단길 남쪽에서 성장한 작은 나라는 당시 가장 번화한 도시였던 “니아(尼雅)”성을 건설했고 번화와 부귀의 대명사로 불렸다.
이 나라는 당초 비단길 부근에 있었기 때문에 자연히 동서 양쪽 문명의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 신상 등 서양문명의 유물도 발견된다.
과학자와 고고학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에 이 정절국이 역사에서 사라졌는가 하는 것이다. 발굴된 니아 유적으로 보면 부러진 창이나 검이 없고 불에 탄 흔적도 없으며 성내에는 마치 사람의 시신도 전혀 없는 듯하다. 이는 전쟁과 전염병의 가능성을 배제한다. 게다가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당시 자연 환경이 정절국 사람들이 떠나게 한 것 같지도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슨 연고로 정절국 사람이 그들의 땅을 떠나게 했을까. 이것이 바로 본문에서 말하려고 하는 문제이다. 사실 나의 이 시리즈의 문장은 바로 수련자의 각도에서 이런 것을 대답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 고사를 통하여 이런 일을 설명해보자.
서역의 이 작은 나라가 전성기로 발전했을 때 어느 날 다 떨어진 옷을 입은 독서인(讀書人)이 니아 성의 매우 번화한 거리에서 밥을 구걸하고 있었다. 매우 불쌍해보였다. 그러나 그는 매우 젊고 멋지게 생겼다. 오랫동안 세수를 하지 않아 더러울 뿐이었다. 그러나 성에서는 누구도 그에게 밥을 주지 않았다.
그는 좀 피곤한 듯 어느 비단가게 앞에 서서 쉬었다. 잠시 후 한 소저가 계집종을 다리고 비단 가게에서 웃으면서 걸어 나왔다. 그가 얼굴을 들어보니 그 소저는 정말 이러했다.
鳳眼有神水汪汪
小嘴含笑不張揚
粉面桃花柔情意
元寶小耳有福相
봉의 눈에 신의 눈물 가득 괴었고
작은 입은 미소를 머금어 조심하네
분바른 얼굴 복사꽃 같은 정을 품어
동그란 작은 귀는 복상이 있구나
눈을 돌려 그 계집종을 보았다.
淩波微步金蓮心
機智妙語論古今
秀口一吐盛世出
兵戈戰陣頓鳴釿
수선화 같은 조심스런 발걸음 연꽃같은 마음에
기지가 넘쳐 고금을 논하네
빼어난 말주변 성세를 토하고
창으로 전진하니 도끼 소리 울리누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좀 사색에 빠졌다. 그는 아름다운 여인에 대해 흥미가 인 것이 아니었다. 자신은 비록 재주가 있음에도 불우하지만 여전히 재능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한번보자 이 계집종이 비록 소저에겐 미치지 못하지만 여자 아이로서 대장의 풍모와 담력, 식견이 있었고 독특한 지혜가 있음을 알아보았다.
그가 자신들을 보고 있는 것을 느꼈는지 소저가 말했다. “빙아(冰兒)야, 저 분이 식사를 자셨는지 여쭤보거라.” 그는 손에 깨진 그릇을 들고 있었고 의복이 남루해 첫눈에 거지임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빙아는 이미 시를 읊는데 습관이 되었는지 바로 입을 열어 시처럼 읊었다.
勿用眼睛直直看
是否等我一碗飯
눈으로 똑바로 보지 마세요
밥 한 그릇을 기다리고 있나요.
그는 그제야 정신이 돌아와 말했다:
懷才不遇此落難
爲母要飯真可憐
재능이 있어도 불우하여 이같이 되어
모친을 위해 밥을 구걸하는 불쌍한 신세요.
그는 이렇게 말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소저와 빙아는 이런 모습을 보고 견딜 수 없어 그에게 스무 냥의 은자를 주었다. 그는 소저의 발아래 엎드려 몇 차례 절을 하고 감격하며 말했다. “소생은 중원 사람인데 이름은 홍곡(鴻鵠-백조라는 뜻)이라 합니다. 전란 때문에 전전하다가 이곳까지 왔습니다. 모친이 갑자기 중병에 들었고 몸에 지니고 있던 돈은 이미 다 써버려 어쩔 수 없이 구걸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운 좋게 두분을 만났으니 제가 만약 운이 풀린다면 당신들의 은덕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혹시 아가씨의 존함을 알 수 있을까요?”
“아가씨는 완녕(婉寧)이라고 하세요. 저는 빙아라고 하면 되요.” 계집종이 시원스럽게 말했다.
“그럼 소생은 이만 작별하겠습니다. 집에 돌아가 노모를 돌봐야 합니다.”
그는 완녕, 빙아와 작별하고 모친이 임시로 머물던 어느 부서진 절간으로 돌아왔다. 이때 그의 모친은 병이 너무 깊어 거의 목숨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는 얼른 의원을 불러 치료를 시켰으나 모친은 병이 너무 깊어 이틀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임종 전에 모친은 그에게 말했다. “아들아, 내가 떠난 후 너는 언제라도 의연해야 한다. 절대 밥을 먹기 위해 굽신 거려서는 안 된다. 또 한 가지 희망은 우리 집에 향이 꺼지지 않는 것이다. 집에 향불이 꺼지지 않아야 내가 죽은 후에도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겠구나.”
모친은 이렇게 세상을 떠났다. 어려서부터 의지하던 모친을 잃었으니 당시 그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 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해가 지도록 울었고 또 며칠 내내 울었다. 몸이 상할 정도였으며 울다가 몇 번이나 까무라쳤는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울다가 쓰러졌을 때 마치 꿈속에서 어느 몸에는 푸른 옷을 입고 허리에 검을 찬 신선 같은 사람이 그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네가 이왕 이 나라로 왔으니 이후에 이 나라를 위해서 일을 좀 해야 하지 않겠느냐? 네가 이처럼 울기만 하면 자네 모친도 구천에서 마음이 편안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 전에 만났던 그 주인과 하인 두 사람이 장래 이 나라를 다스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바탕의 말을 하는데 그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어쨌든 그는 죽은 사람이 돌아 올 수 없으며 자기가 모친을 따라가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다.
점점 그는 생각이 열렸다. 모친을 장사지내고 나니 그의 몸에는 또 돈이 한푼도 없었다. 그는 밥한 그릇을 위해 허리를 굽히지 말라고 하던 모친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거리에서 사람을 쫓아다니며 필요한 일이 있느냐고 물었으며 돈은 필요 없으니 먹여주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가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을 무렵 하녀처럼 생긴 한 사람이 몇 명의 식구와 함께 비단을 가득 실은 수레를 끌고 지나가는데 하녀가 눈썰미가 있어 그를 알아보고는 모친의 병이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그가 쳐다보니 바로 빙아인지라, 마음속의 정말 온갖 감회가 다 떠올랐다.
눈물을 머금고 모친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제는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사람의 일을 좀 해주고 밥이나 얻어먹을 수 있을까 하고 있다고 했다. 빙아는 듣더니 이 사람이 보통 사람이 아님을 느꼈고 불우한 사람임을 알았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했다. 마침 자기 집 하인이 급한 일이 있어서 떠났으니 홍곡 공자가 일을 좀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먹는 것은 실컷 먹을 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 그는 물론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렇게 그는 완녕 소저의 부중에 머물렀다. 저택에 도착하여 한동안 지난 이후 알게 된 것은 완녕 소저와 빙아는 원래 중원 사람이었으며 조정에서 이곳에 통상관계로 파견된 관원의 소저와 하인이었다. 빙아는 아주 좋은 재주가 있었다. 그가 이곳에 온 후 한동안 요양을 하자 몸은 깨끗해 졌고 얼굴에도 광택이 났다. 그는 글재주도 출중했으므로 점점 완녕 부친의 막료가 되었고 함께 어떻게 하면 조정에서 시킨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상의하기 시작했다.
빙아는 모든 면에서 그를 돌보아주었다. 또 그는 늘 빙아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대구를 맞추며 시를 읊으며 매우 즐겁게 지냈다. 완녕이 이런 모습을 보고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으나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당시 정절국의 국왕은 중원 조정과 서역의 무역에 대해 통제가 심했다. 모든 화물이 그의 이곳을 지나가면 그는 높은 세금을 거두었고 더 심한 경우 화물을 몰수하거나 상인을 죽이기도 했다.
한번은 완녕의 부친이 병으로 쓰러졌는데 또 한패의 중원 낙타무리가 이곳을 지나가다가 정절국왕에게 구금되어 사람들이 역에 잡혀 있었다.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조급했다. 그래서 완녕의 부친과 상의했다. 부친은 유일한 방법은 바로 역에서 사람을 구해낸 후 정절국왕을 죽여야 비로소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건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누가 이렇게 큰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빙아가 할 수 있을 것이야. 자네는 근래에 그녀에게서 재주를 좀 배우지 않았는가? 이 일이 끝나면 내가 빙아를 자네에게 시집보내주겠네. 자네가 빙아를 좋아하는 것은 내가 잘 알고 있네.”
그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저도 빙아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우리 중원 사람의 이익을 위해 빙아를 저에게 시집보내지 않더라도 반드시 잘할 겁니다!” 그래서 그와 빙아는 밤을 틈타서 역 부근에 머물러 있다가 그곳을 지키는 장정들이 식사를 하려고 할 때 취사실로 달려갔다. 빙아는 붉고 검은 분말을 솥에 쏟아 붓고는 국자로 몇 번 젓고 자리를 떠났다.
얼마 안 되어 우리가 가보니 사람들이 모두 쓰러져 인사불성이 되어 있었다. 그는 물었다. “빙아야, 이게 어찌된 일이냐?” 그녀가 말했다. “이것은 우리 사부님께서 가르쳐주신 건데 사람이 먹으면 잠이 드는 약이예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두 시진만 지나면 모두 깨어날 거에요.”
우리는 밧줄로 그들을 모두 묶어놓고 중원 사람들을 다 구출해냈다. 우리는 함께 병기를 들고 정절국 왕의 저택으로 달려갔다. 이때 절정 국왕은 마침 부중으로 들어가려는 중이었는데 빙아가 큰 소리로 외쳤다. “국왕은 걸음을 멈추시오!” 하며 나는 듯이 달려갔다. 국왕이 어찌된 일인지도 모르는 사이에 빙아는 비수로 국왕의 심장을 찔렀다.
국왕이 죽자 나라는 혼란에 빠졌다. 이 나라의 중원 사람들이 함께 그곳 사람들의 반항을 곧 평정했고 그는 새로운 정절국 국왕으로 추대되었다.
그가 빙아와 결혼했을 때 완녕의 부친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임종 전에 완녕의 부친은 그의 손을 잡고 딸을 잘 돌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눈물을 머금고 노인의 청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방아의 동의 아래 완녕을 또 아내로 맞았다. 그녀들은 자매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빙아가 언니가 되었고 완녕이 동생이 되었다.
빙아는 그가 군대를 다스리는 것을 도왔고 완녕은 그가 법도와 예의, 규범과 사람들의 사상을 바꾸는 것을 도왔다. 그리하여 이 나라에 전에 없던 번영이 오게 되었다. 나중에 빙아가 아들을 낳았고 이 부근에 서역의 유명한 특산품인 화전 옥기(和田玉器)가 있었으므로 그들은 이 아들의 이름을 취옥(翠玉)이라 불렀다. 이는 아들에게 부모처럼 순정하고 옥같이 고결한 품격을 갖추라는 뜻이었다. 당연히 완녕도 이 아이를 매우 좋아했고 사람들은 모두 그를 보배처럼 아꼈다. 이런 것은 더 말하지 않겠다.
그가 임종할 때가 되어 그는 취옥에게 왕위를 물려주었고 취옥은 국가를 다스리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나중에 취옥은 어느 보석상의 딸인 영아(靈兒)를 아내로 맞아 아들을 낳았는데 이름을 진금(真金)이라고 했다. 또 우항(宇恒)이란 딸이 있었다. 물론 이런 것들은 모두 금생의 가명이다. 바로 이런 뜻을 설명하는데 취옥은 나중에 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었고 자신은 출가했다.
정절국은 몇 대의 번영을 거친 후에 부근의 선선(鄯善)이란 나라에게 점령당했고 이때부터 정절국이 정절주로 불리게 되었다. 마지막에 이 주를 관할하던 관원이 순시를 나갔을 때 몸이 좀 불편하여 집으로 돌아와 휴식했다. 그의 부인이 많은 의사를 불러왔으나 소용이 없었다. 나중에 중원에서 온 어느 도사가 찾아와서 그를 보고는 말했다. 당신은 본래 한인(漢人)의 핏줄이오. 이렇게 오랜 세월을 지냈으니 당연히 중원으로 돌아가야 하오. 그곳에 아주 오랜 세월 후에 천지개벽할 큰 일이 발생할 텐데 당신들은 인연을 맞이해야 하며 때가 되면 중요한 책임을 맡아야 합니다!”
그가 물었다. “우리 이곳 사람들이 전부 한인은 아니니 다른 민족의 후예는 어떻게 합니까?”
“그럼 당신들은 이 성을 다 떠나시오! 이곳은 곧 텅빈 성이 될 것이오. 설사 당신들이 떠나지 않는다 해도 신이 사람의 음성을 지울 것이오(이곳에 사람을 남겨두지 않는다는 뜻).”
“그럼 어디로 가야합니까?”
“백성들을 데리고 중원으로 돌아가시오. 중원에 한번 더 태어나면 장래에 만고에 만나기 어려운 좋은 일을 만날 희망이 한 번 더 있소. 본래 당신들은 모두 이 일을 위해서 온 것이오!”
그가 모든 사람들을 불러 모은 후 도사가 한 말을 전해주었을 때 사람들은 모두 찬성하며 중원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어느 날 해가 떠오르자 이 무리의 사람들은 호탕하게 동토로 향해 떠났다.
바로 이러했다.
曆盡輪回爲法來
迷蒙之中苦等待
今朝聞法了前願
撣去封塵謎底開!
온갖 윤회를 겪음은 법을 위해서이고
어둠 속에서 고되게 기다렸다네
금조에 법을 얻어 숙원을 이루고
쌓인 먼지 걷어내어 미혹을 풀어헤치리
다음 편 탄거봉진: 역사미무(歷史迷霧)를 기대하세요.
발표시간:2009년 12월 27일
정견문장 : http://www.zhengjian.org/zj/articles/2009/12/27/633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