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계항
【정견망】
마락은 탑 건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라에서 800명의 품행이 단정하고 힘이 세며 키가 5미터 20cm 정도의 미혼 남자들을 뽑았다. 당시 장사에 대한 호칭은 위니달(威尼達 대지의 용사, 용맹하다는 뜻)이었다. 마채는 또 용모가 단정한 100명의 소녀들을 선발해 돌 닦는 것을 돕도록 했다. 당시 이들에 대한 호칭은 미니가(美尼佳 순정하고 정결하다는 뜻)였다.
탑을 세우는 서쪽에 나무 집을 지어 위니달과 미니가들이 쉬도록 했는데 위니달이 쉬는 왼쪽 집은 소박했고 미니가들이 쉬는 오른쪽 집에는 꽃으로 장식한 문이 있었다. 그 사이에 또 두 칸의 집이 있어서 마락 마채가 휴식하며 사람들은 모두 한송이 피려는 꽃봉오리가 마음속에 있는 듯이 기대감과 희열로 가득 차 있었다.
마천국 동남쪽에 한 노인이 있었는데 마희(摩希)라고 했다. 89세인데 신체 건장하며 정신도 또렷하며 덕망이 높았다. 마희는 80세 때부터 열흘에 한번 잠을 자며 한 끼만 먹었다. 평소 “거희락불(巨喜樂佛)”이라는 부처님을 염불했다. 온 밤 내내 가부좌 하여 염불했으며 늘 무아의 경지에 들었다. 신체가 매우 커짐을 느꼈으며 가끔 수시로 입에서 진액이 솟아나는데 매우 달콤했다. 무릎에 따뜻하고 유연한 느낌이 있어 매우 편안히 앉아 있었다. 그래서 마희는 가끔 만면에 미소를 띠고 가부좌하면 마음속에서 무한한 희열이 솟아올랐다.
어느 날 밤 그가 잠을 자는데 꿈에서 도성에서 건축을 하려 했고 짓는 곳에서 금광이 뿜어져 나왔다. 깨어나 부처님께 향을 올릴 때 또 꿈속에서의 장면을 보았다. 그는 이 인연을 놓칠 수 없다고 생각되어 건축하는 것을 보기로 했다. 그래서 얼른 움직여 밤낮 없이 걸었고 신발 두 켤레가 다 닳아서 도성에 도착했다. 도착한 날 마침 아침이었다. 마희는 얼굴을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입고 건축하는 곳으로 갔다. 부근에 앉아 잠시 염불을 외었다. 얼마 안 되어 그는 황금색 옷을 입은 국왕과 진홍색 옷을 입은 제사장이 여러 사람의 호위와 함께 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얼른 일어섰다.
마락은 동남서북과 중앙에 각기 다섯 삽 흙을 파내었다(대형 건물을 건축할 때는 국왕이 먼저 각 방위로 땅을 파놓는데 이를 터를 다진다고 한다). 매번 흙을 팔 때마다 노인은 엎드려 절을 했다. 마락이 중간 위치의 땅을 판 후 어떤 사람이 이 일을 알렸다. 국왕과 사제는 그 노인에게 걸어갔고 노인은 국왕이 오는 것을 보자 또 꿇어 엎드렸다. (꿇어 엎드리는 것은 큰 예절이며 일반적으로 신이나 부처님을 모실 때, 제사장이나 덕망 높은 노인에게 한다.
당시 국민들은 국왕을 볼 때도 큰 절을 하지 않았다. 남자들은 왼손을 오른팔 앞에 두며 손바닥을 안으로 하며 오른 손을 몸 뒤로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몸을 굽힌다. 여자들은 국왕을 보면 왼손을 바깥에 오른 손이 안쪽이 되도록 두 손을 겹쳐 배 앞에 붙이며 역시 몸을 굽힌다.)
마락은 노인을 부축하여 엎드려 절한 이유를 물었다. 노인은 “왕께서 동쪽에 첫 삽을 뜨실 때 붉은 배두렁이를 입은 어린이가 나타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의 머리가 하늘로 향하는 두 쪽 상투를 틀고 붉은 목도리를 했으며 손과 발에는 붉은 색 빛나는 방울을 달았고 맨발에 붉은 비단 띠를 들고 팔짝팔짝 뛰었습니다. 왕께서 남쪽 흙을 뜨실 때 남색 배두렁이를 입은 아이가 나왔는데 역시 머리에 두 쪽 상투를 틀었고 남색 목도리를 했으며 발에는 남색의 빛나는 방울을 달고 맨발에 남색 비단 띠를 둘렀습니다. 붉은색 아이가 그를 보고서 매우 기뻐하며 다가가서 두 사람은 함께 놀았습니다. 왕께서 서쪽편 땅을 팔 때에 자색 배두렁이를 한 어린이를 보았는데 그도 상투를 틀고 자색 목도리를 하고 손발에 자색 빛나는 방울을 달았는데 맨발에 자색 비단을 흔들며 팔짝 팔짝 뛰었습니다.
왕께서 북쪽편 땅을 팔 때에 저는 녹색 배두렁이를 한 어린이를 보았는데, 역시 상투를 틀고 녹색 목도리를 하고 손발에 녹색 빛나는 방울을 달았는데 맨발에 자색 비단을 들고 있었습니다. 자색 옷 아이가 그를 보자 기뻐하며 다가가 함께 놀았습니다. 중간 방위를 파실 때에는 황색 배두렁이를 한 아이가 매우 기쁘게 앉았으며 머리에 상투를 틀었고 황색 목도리를 했으며 손목발목에 황색의 빛나는 방울을 달고 맨발에 두 팔에는 황색 비단을 감았습니다. 네 아이들은 그를 보자 몇 마디 말을 하더니 그의 곁에 둘러앉았습니다. 그들 각자 돌며 또 동시에 한덩어리로 이루어 돌았으며 똑똑히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돌았는데 문득 알록달록한 꽃이 피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왕께서 큰 위덕이 있어서 이런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몽강은 이 말을 듣고 감격해서 말했다. “이는 오방동자(五方童子)가 나타난 것이 아니오?” 마락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몽강이 말했다. “내가 옛 서적에서 기록을 보았는데 이전에 대건축을 하는 중에 자색 동자와 녹색동자가 각각 자색 비단과 녹색비단을 들고 휘두르며 춤을 추었는데 이 비단은 한송이 꽃이 되어 꽃이 도는 중에 두 동자는 꽃을 둘러싸고 돌고 있었다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을 붉은색 동자와 남색 동자가 비단을 들고 춤으로 꽃을 이루었으며 돌면서 동자는 꽃의 움직임에 따라 나는 듯이 도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이런 건축물은 다 유명하며 일정한 시기동안 보존되어왔습니다. 옛 전설에 또 한 가지 일이 내려오는데 어느 때가 되면 하늘의 선초(仙草)가 인간에 강림하는데 사흘 후 선초의 영혼을 신성한 새가 데리고 가며 선초가 기다린 곳에 오방동자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 말을 하자 몽강의 몸이 진동하는 것을 느꼈고 한 가닥 뜨거운 기운이 전신을 통하는 것을 느꼈다. 그는 마락에게 말했다. “얼마 전 도성에서 사흘간 하얀 안개를 기억하시지요.” 마락이 고개를 끄덕였다.
몽강이 말했다. “공주가 말하길 하얀 안개가 있는 곳에 깃털같은 장막이 있다고 했는데 내가 본 것은 한 마리 하얀 귀한 새입니다. 이것이 전설에 나오는 성조가 아닐까 합니다.” 몽강은 잠시 멈췄다가 감동되어 눈물을 글썽이며 오른 손을 가슴 앞에 대고 말했다. “저는 매우 격동되고 행운임을 느낍니다. 저는 신이 제가 살아있는 동안 이 오랜 전설이 실현되는 시대에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방동자의 출현은 불후의 건축물이 후세에 남을 것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건축물에 성자를 모시면 그는 모든 사람을 고난에서 벗어나게 구도할 수 있습니다.” 몽강의 말에 주변 사람들이 진동을 일으켜 모두 불탑의 건축에 진력해야 함을 느꼈다.
마락은 위니달을 지휘하여 터를 파게했다. 몽강은 늘 일의 진전을 지켜보았다. 기초를 삼분의 일 정도 팠을 때 홍황적람자 5가지 색의 연꽃이 그 속에서 돌면서 빛을 내뿜는 것을 보았다. 이때 마락과 마채가 그에게 왔으며 몽강은 그들에게 내려가 보라고 권했다. 두 사람이 잠시 보더니 마채는 매우 기뻐하는 표정을 드러냈다. 마락이 미소를 지으며 마채에게 물었다. “동생, 무엇을 보았기에 그리 기뻐해?”
마채는 눈을 껌뻑하며 말했다. “5동자가 동남서북중의 위치에 나타나는 것을 봤는데 바로 오방동자예요!” 몽강이 말했다. “다시 보세요.” 마채가 잘 보고 놀라며 말했다. “방금 본 5개 방위에서 5송이 연꽃이 돌고 있는데 매우 아름다워요. 홍황록남자 세상에 꽃이 날기 시작하며 빛을 뿌리네요.” 몽강이 마채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마락이 몽강에게 물었다. “사제, 무얼 보았습니까?” 몽강은 “제가 본 것은 5송이 연꽃이 날며 빛을 산발하는 것입니다. 신이 다시 기이한 일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저는 책임이 더욱 중함을 느낍니다. 진력을 다해 이 탑을 지어야 합니다.” 마락이 고개를 끄덕했다.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2016/08/06/15405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