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우겁》제3장
사탄이 내려올 때 (1): 폭풍전야
유성우를 보며 소원을 빌다
일월은 바퀴와 같아 하루하루 세월이 흘러갔다. 어느 새 계절이 바뀌어 1999년 4월 초 늦봄이 되었다. 대법이 널리 전해지는 역사상 중대한 전환점이 가까워질수록 구 우주의 뭇신들이 정법의 바퀴에 중대한 천상이 나타나도록 정해 놓았는데 인간세상에 널리 전해진 대법과 대법제자들에 대해 전면적이며 누락 없는 와해식의 대 검증이 있을 예정이었다.
육청과 소성의 대법제자들은 장차 다가올 이 겁난을 전혀 모른 채 여전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직장에 다니면서 수련하고 있었다.
육청의 수련생활은 평범했지만 빡빡해서 빈틈이 없었다. 매일 아침 네시 반에 일어나 연공했고 아침 7시 반이면 자전거를 타고 공장d 출근했다. 저녁에는 간단히 밥을 먹고 법공부하며 주말이 되면 홍법했는데 정상적으로 일하는 외에 법공부, 연공, 홍법뿐이었다. 육청이 운이 좋았던 것은 눈깜짝할 새에 금새 지나가버릴 이 시간 동안 매우 용맹정진했다는 점이다. 그는 많은 시간 법에 용해되어 <전법륜>을 수 없이 많이 봤으며 장차 닥쳐올 큰 고험에 대한 착실한 기초를 다져놓았다.
육청의 인격 수양은 대법수련 중에 갈수록 더 우수해졌다. 기계공장 상사와 동료들은 모두 이 후덕하고 선량한 젊은이를 좋아했다. 일을 하는데 가리지 않고 상사가 분부한 일이거나 동료들이 도와달라는 일을 모두 부지런히 성실하게 잘하며 훌륭한 모범이 되었다. 사람들을 더 기쁘게 한 것은 육청이 지금껏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다른 사람의 장단점을 이야기 하지 않으며 마치 영원히 인자하고 선량한 보살처럼 그 주변에 온 생명을 즐겁게 대했다는 점이다.
지금 시대에 이렇게 좋은 청년을 보기란 실로 매우 드물었다. 기계공장 단(團) 위원회에서는 육청을 우수청년의 모범으로 세워 매년 그를 공장의 우수단원으로 뽑았다. 육청의 서랍에는 공장에서 반포한 각종 상장으로 가득했다. 듣자하니 올해 공장 위원회에서는 현(縣)에 신청해 올해 “5.4청년절”에 육청에게 “소성 10인 우수 청년”이란 칭호를 주기로 했다. 육청 역시 이 말을 듣고 아주 기뻐했으며 공장에서는 모두들 그가 파룬따파를 수련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육청 개인의 영광이자 대법의 영광이었다.
공장 아주머니들은 앞을 다퉈 육청에게 결혼 상대를 소개해주었다. 육청은 젊고 인품이 좋았기 때문에 공장에서는 일시에 혼담이 들어왔다. 육청의 직속 상관인 유북안(劉北雁) 과장만 해도 다섯 명의 친척을 소개해줬는데 모두 공장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의 자녀로 꽃같이 아름다운 처녀들이었다. 하지만 육청은 응답이 없었다. 육청의 마음속에는 수련이 제일이라 결혼은 정말 생각지도 않았다.
세속적인 인간이 동경하는 것은 사랑을 논하고 결혼하여 아이 낳고…, 그것들은 모두 시간낭비이며 정신을 상하게 하고 번거롭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육청은 다 골치 아픈 일이라고 생각했으며 하물며 자기의 명에는 혼인이 없다고 생각했다. 전에 많은 점쟁이들이 그의 상을 보아주었는데 육청의 손금에는 의외로 혼인선이 없었다. 육청은 천생 출가 수행할 명이라고 했으며 만약 출가수행하면 반드시 고인(高人)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육청은 속으로, 만약 대법을 만나지 못했다면 자신은 이미 절에 가서 스님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까지 생각하면서 육청은 동료들의 혼담을 모두 거절했다. 하필이면 이런데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다니.
그러나 육청은 친지들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이 날 유검봉이 백비, 홍릉을 함께 데리고 사무실로 와서 <전법륜>을 뒤적이며 잠시 나무랐다. 모두 육청이 극단적이라고 했으며 파룬따파는 속인사회에서 수련하니 최대한도로 속인과 같이 유지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수련 환경이 있어야 한다며 의견이 일치했다. 책에 똑똑히 씌어있다시피 젊은 제자들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
만약 사람들이 모두 육청과 같이 승려가 아닌 승려가 되고 비구니가 아닌 비구니가 된다면 장래 법을 배우러 오는 사람이 많을 텐데 인류사회는 대가 끊어지는 것이 아닌가? 네가 결혼하지 않으면 전 공장의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보겠으며 대법을 어떻게 보겠느냐? 너는 대법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가? 유검봉, 백비, 홍릉 이 세 사람은 육청의 가장 좋은 친구이므로 너도 나도 한마디 하며 <전법륜>중의 말을 열거하며 육청에게 울그락불그락하며 나무랐다.
육청은 스스로 도리에 어긋남을 알았다. 확실히 극단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손을 들어 용서를 구하고 다음에 다시 혼담이 들어오면 거절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유검봉은 대소하며 말했다. 어디 다른 사람을 소개할 것이 있는가, 우리 마누라가 이미 네 마음에 드는 사람을 구해놓았지. 네가 결혼하지 않겠다고 해서 말을 꺼내지 못했지만 오늘 네가 마음을 바꾸었으니 이 유검봉이 중매쟁이가 되지!
원래 유검봉은 재주가 출중하고 능력이 있었는데 단지 법을 얻기 전에 가정이 빈궁하여 치우치고 과격한 성격이 형성되어 일 하는 중에 상사와 어울리지 못했다. 그러나 법을 얻어 수련한 후 심성을 착실히 수련하여 사람의 정신 상태가 완전히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 동료나 상사와 매우 잘 어울렸고 그는 능력을 발휘하여 갑자기 두드러졌다.
기계공장의 모든 이들이 새로운 눈으로 그를 보았다. 마침 공장에서는 개혁을 실시하는데 간부의 지식화, 젊음, 능력화하기로 하여 공장의 간부들은 유검봉의 예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그래서 유검봉은 작년 초 공장에서 프레싱 조의 부주임으로 뽑혔고 공장에서 가장 젊은 중견간부가 되어 갑자기 혼담을 꺼내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유검봉은 수련을 시작한 이래 마음에 맺힌 것을 열고 대학시절 음울했던 개성을 고쳐 반대로 밝고 호탕한 성격이 되었다. 게다가 일도 성공하여 바로 득의만만하고 의기분발했다. 또한 유검봉의 전세 인연이며 숙명이 정한 바여서 모 중매인의 소개로 유검봉은 위세등등하게 본지의 농촌 처녀 마계화(馬桂花)와 연애하다가 일년 전 번개처럼 결혼해 활발하고 예쁜 딸을 낳았다. 현재 그 아이는 곧 한 살이 되어 가는데 이는 육청으로 하여금 깜짝 놀라게 하는 일로서 매우 의외였다.
유검봉이 내내 옛 동료 육청의 결혼을 걱정하여 진작부터 마계화에게 육청의 배우자가 될만한 처녀가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했다. 그러나 좋은 처녀가 나타나도 고결한 육청이 결혼할 뜻이 없으니 유검봉으로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유검봉이 백비, 홍릉을 이끌고 육청을 찾아가 사상 교육을 좀 하여 대법수련의 원칙에 위배하여 극단적이라고 모자를 씌우며 몇 사람이 속사포같이 밀어붙이자 육청은 마침내 투항을 하였고 결혼에 대해 동의하고 말았던 것이다. 유검봉, 백비, 홍릉은 매우 기뻤다. 사람들은 모두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을 것이고 그럼 장래 정말 시끌벅적 하겠군 하며 모두들 즐거워했다.
유검봉이 육청에게 소개한 사람은 바로 소성 제4중학의 타자수 진령령(陳玲玲)이었는데 바로 마계화의 중학교 동창이었다.
유검봉이 말했다. 그 진령령이란 아가씨는 키가 크고 갸름한 얼굴에 피부가 희고 산뜻하게 생겼다. 다만 유년시절 큰 병을 앓아 병원에 가서 치료했는데 때는 마침 문화혁명 때여서 도처에 무장투쟁이었고 사회 인심이 혼란하여 병원의 의사도 사람을 잘 고쳐줄 마음이 없어 실수로 진령령에게 용량을 초과하는 주사를 놓아 두 귀가 들리지 않을 뿐이다.
그녀의 부모는 고급지식인인데다가 해외에 친척이 있어서 당시 “냄새 나는 지식분자”, “적과 내통해 나라를 팔아먹는 간첩”이라고 비판을 받았는데 병원의 과실을 따질 겨를이 있겠는가. 그저 울음을 삼키며 진령령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문화혁명이 끝난 후 진령령의 부모는 명예, 신분과 지위를 회복했다. 경제적으로도 부유해져 큰 병원에 가서 진령령의 귀를 치료하기 위해 많은 돈을 썼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고 미국에서 수입해 온 보청기로 겨우 바깥 세상의 소리를 조금 들을 수 있었다.
때문에 진령령은 어린 시절부터 친구를 사귀는데 장애가 있었고 거의 자기 혼자만의 세상에서 생활했다. 선량하고 단순한 영령이 점점 성장함에 따라 부모는 걱정이 커져만 갔다. 늙은 부부에겐 딸 둘밖에 없는데 영령이 장녀였다. 그동안 부모의 보호 하에 다른 사람들의 괴롭힘을 받지 않도록 해왔는데 두 사람이 떠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딸을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가 ? 진령령의 혼사는 두 노인의 가장 큰 일이 되었다.
계화는 영령과 친해 늘 그녀의 집에 가서 놀았으며 두 노인도 계화에게 적당한 청년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반드시 선량하고 정직하며 자상하고 온유해야 한다. 어쨌든 하늘아래 가장 성실하고 믿을 수 있고 가장 충직하며 착실한 사람이라야 된다. 게다가 필수적으로 데릴 사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실 영령이 시집가서 남편에게 괴롭힘을 당할 까 두려워 아예 사위를 자기 집에 들여 설사 무슨 일이 있더라도 딸이 해를 입지 않도록 하려고 했다.
계화가 응답하고 돌아와 유검봉에게 이런 말을 꺼내자 검봉은 크게 웃으면서 완벽한 사람이라야 할 텐데 그러자면 천하에 내 친구 육청만이 적합하다. 내 당연히 두 사람의 인연을 알선해야 한다고 했다.
오늘 유검봉이 육청과 이 일을 말하자 육청은 흔쾌히 동의했다. 이런 가벼운 질병은 별로 큰 장애가 아니다, 단지 마음이 선량하고 성실하고 사랑스러우면 된다. 옛말에도 인연이 있으면 천리에서도 오고 인연이 없으면 만나보아도 알아보지 못한다는데, 인연지사는 전생에 정해진 것이라 만약 자기와 영령이 부부의 인연이 있다면 하루빨리 인연을 맺어야 한다고 했다.
육청은 다년간 수련했으므로 이런 이치를 알았고 영령의 집에 찾아가 부모님을 만나뵙기로 했다. 그래서 유검봉과 계화는 육청을 데리고 그녀의 집을 찾아갔다. 영령의 부모는 진작부터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최근 며칠간 두 노인은 계화가 육청을 소개한 후 공장에 아는 사람들을 통해 그의 사람됨을 알아보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육청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공장에서 이름 난 이 우수한 청년은 천하에 얻기 힘든 호인이었다. 만약 영령이 이런 사람을 남편으로 맞을 수 있다면 절대 안심하고 기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노인은 크게 기뻐 이번에 좋은 사위를 얻기 위해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두 노인은 육청, 유검봉, 계화 세 사람을 극진히 대접했다. 대화 도중 육청을 자세히 관찰해보니 과연 지식이 있고 예의가 바르며 온순하고 성실했다. 노인은 이미 산전수전을 다 겪어 세상의 온갖 경험이 많은데 어찌 육청이 사람 중에 보기 드문 성실한 군자임을 모르겠는가. 자기 딸을 그에게 부탁하여 걱정을 덜어버리자! 문득 미소를 지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육청이 영령을 보니 청순하고 고상했다. 두 눈썹은 가늘었고 양 볼에는 붉은 보조개가 들어가 잡티가 없었다. 눈을 떨어뜨리고 감히 육청을 바라보지 못하는데 비록 말은 없었지만 수줍어하는 모습이 분명했다. 육청은 마음속으로 갈채를 부르며 그녀에 대해 호감을 나타냈다. 이리하여 쌍방이 서로 사귀기로 마음을 정했다.
이때부터 육청은 일하고 수련하는 외에 또 하나의 일이 더해졌다. 주말마다 홍법시간 외에 영령의 집을 찾아가 그녀의 일가와 함께 식사하고 그녀를 데리고 만풍산에 놀러 갔다. 당시는 바로 춘 삼월이라 잔잔한 금사강물이 좔좔 흐르고 만풍산 나무들이 푸르렀으며 꽃이 바다처럼 만발해 물빛과 산색이 서로 잘 어울렸다. 육청과 영령은 손을 잡고 달빛 아래 나무 사잇길로 천천히 걸으며 말은 많지 않았으나 대개 서로 조용히 바라보는 눈빛에 애모하는 마음이 통했다. 바로 청춘 남녀에게 존재하는 낭만적인 온유함이었다.
어느 날 밤, 육청이 영령과 함께 손을 잡고 금사강변을 걷고 있었다. 하늘의 별은 소성의 불빛만큼이나 다망했고, 소성의 전등불은 하늘의 별같이 반짝이는데 별과 전깃불이 서로 비추어 금사강에 비췄다.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대체 어느 것이 전깃불이고 어느 것이 별빛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육청과 영령은 별과 전깃불을 바라보며 황홀지경에 빠져있었다. 이때 갑자기 동쪽 하늘가에서 유성이 창궁을 크게 그리며 비처럼 쏟아져 내려왔다.
이 장관은 정말 휘황했고 두 사람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유성우였다. 영령이 황급히 합장하며 하늘에 대고 소원을 빌었다. 사람들은 흔히 유성우가 내릴 때 소원을 빌면 하늘이 그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지 않았는가? 묵묵히 경건하게 기도드릴 때 그녀의 눈이 별처럼 빛났다. 이 조용하고 말없는 여자는 하늘에서 이런 아름다운 애정을 내려준 것에 감사하며 혼인의 인연을 이루어주기를 기도했다.
이 순간 그녀를 바라보는 육청은 좀 바보같았다.
저녁 바람이 스치는 가운데 육청은 갑자기 중국 옛날의 점성술에서 혜성은 재난을 의미하고 불길한 징조를 나타낸다는 것을 상기했다. 눈앞에 이처럼 보기 드문 유성우가 쏟아져 내리니 이는 결코 행복과 길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재난과 겁난일 것이다.
찰라간 육청의 마음속에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눈앞 유성우의 장관은 돌연 신비한 야릇함으로 변해 거대한 천상으로 인간에게 어떤 겁난을 가져다 주긴 않을까?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겁난에 비한다면 눈앞의 꿈처럼 아름다운 애정은 오히려 저 강물속 등불과 같지 않은가? 떨어지는 유성은 잠시 아름다운 불빛을 그을 뿐 순간적으로 암흑 속으로 그림자조차 없이 사라지지 않는가?
별빛 아래에서 육청은 마치 이 꿈이 가져온 순간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아 자신도 모르게 영령의 손을 꽉 잡았다.
발표시간:2007년 4월 10일
정견문장 : http://zhengjian.org/zj/articles/2007/4/10/4323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