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夏雨)
【정견망】
하늘 맞닿은 구름 파도 새벽안개 몰아오고
은하수 돌아가니 천 개의 돛 춤추네
꿈속의 넋은 상제(上帝) 계신 곳으로 돌아간 듯
하늘 말씀 들리는데
어디로 돌아가느냐 은근히 물으시네
갈 길은 멀고 날은 저무는데
시를 배워 한가로이 좋은 구절만 찾았습니다
구만리 바람이 대붕을 들어 올리니
바람이여! 멈추지 말고
불어와 제 배를 삼산(三山)으로 보내주세요!
天接雲濤連曉霧,星河欲轉千帆舞。
仿佛夢魂歸帝所。
聞天語,殷勤問我歸何處。
我報路長嗟日暮,學詩謾有驚人句。
九萬裏風鵬正舉。
風休住,蓬舟吹取三山去!
이 작품은 송조를 대표하는 여류 시인 이청조(李清照)의 《어가오(漁家傲)•천접운도연효무(天接雲濤連曉霧)》다.
이 작품은 이청조 시인이 선경(仙境)을 노래한 아주 드문 시에 속한다. 이청조의 시는 흔히 일상생활 속 평범한 것들을 소재로 삼지만 이 작품만은 예외다. 마치 시인 자신의 동경과 기대를 표현한 것 같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연결되고 흰 구름은 또 새벽 안개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온 하늘에 가득찬 별들은 마치 돛단배와 같다. 나도 그중에 있는데 마치 꿈속에 옥제(玉帝)의 거처로 날아간 것 같았다.
이때 문득 누군가 시인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디를 가려 하는가?“
시인은 이렇게 대답한다.
“제가 가려는 곳은 아주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데 지금은 이미 날이 저물려 합니다. 제가 시를 배운 이래 멋진 구절이 많았습니다. 9만 리 긴 바람이여, 부디 멈추지 말고 나를 봉래산으로 보내주세여.“
“구만리 바람이 대붕을 들어올리니”는 겉으로는 대붕(大鵬)과 전혀 관련이 없고 바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데 즉 대붕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바람을 가리킨다.
이 시의 경계는 설사 대당(大唐)이라 해도 오직 이백(李白)만이 이 정도 기백을 지녔을 뿐이다. 설사 송대(宋代)를 대표하는 소동파나 신기질(辛棄疾)과 같은 호방한 시인들도 이 정도 흉금을 보여주진 못했다. 아마도 이 사(詞)는 인간 세상에서 온갖 마난(魔難)을 겪은 후 시인이 쓴 일종의 희망 사항일 것이다. 시인은 일찍이 북송 시기 나라가 망하는 격변의 시기를 거치며, 남편과 가족을 잃는 찢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시인이 바란 것은 세상의 고난속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청조의 이 작품은 그야말로 전무후무다. 수천 년 역사를 통틀어 이청조의 이 작품만큼 진심을 담은 시는 거의 없었다. 이청조의 시사를 감상하는 것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거나 한 수의 노래를 듣는 것 같고 또는 가슴 아픈 한 편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언젠가 우리는 정말 일엽편주(一葉片舟)에 몸을 싣거나, 하늘을 나는 수레를 타고 천상(天上)에 있는 우리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시인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바로 오늘일 수도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1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