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月光)
【정견망】
지난해 오늘 이 집 대문 안,
발그레한 그 얼굴 복사꽃과 아른댔지.
그 사람 어디 갔나 알 길이 없고,
복사꽃만 여전히 봄바람에 웃고 있네.
去年今日此門中
人面桃花相映紅
人面不知何處去
桃花依舊笑春風
최호의 《제도성남장(題都城南莊)-도성 남쪽 장원에서》는 아름다운 사람과의 만남을 묘사해, 천고(千古)에 사랑 이야기를 남겼다.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오히려 애뜻함이 느껴진다. 복사꽃은 여전히 피어 있지만 미인(美人)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 원래 인간 세상의 아름다움이란 늘 이처럼 짧고 덧없는 것이다.
시인은 과거 시험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한 옛 집을 다시 찾았고 과거의 인연을 잇고 싶어 한다. 하지만 복사꽃은 봄바람 속에 여전히 활짝 피어 있지만, 작년에 봤던 아름다운 사람은 간 곳을 알 수 없다. 남은 것은 그저 세월의 탄식뿐이다.
인생이란 본래 무상하다. 왕국유(王國維)는 “세상에서 가장 머물 수 없는 것은 거울 앞의 아름다운 얼굴과 나무에서 떨어지는 꽃이다”라고 탄식했다. 《홍루몽》에도 “거울 속 꽃과 물 속의 달”을 말한다. 꽃은 언젠가 지기 마련이고 달 역시 차고 기우는데, 이 세상에 무엇이 영원할 수 있는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역대 문인(文人)들은 인생의 의미는 대체 무엇인지 물었다. 설사 공명(功名)을 이뤘다 한들 결국에는 황토 더미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이것 때문에 슬퍼하고 방황한다.
이런 관점에서 다시 “그 사람 어디 갔나 알 길이 없고, 복사꽃만 여전히 봄바람에 웃고 있네.”라는 구절을 보면 의미가 더욱 깊다. 복사꽃은 여전히 활짝 피어 웃고 있지만, 사람은 이미 존재하지 않으니 이것이 가장 깊은 유감이다. 풍경은 오래 남지만, 사람 일은 무상하다. 인생의 아름다움은 늘 풍경은 여전한데 사람은 변화하는[物是人非] 데서 무력함을 드러낸다. 불가에서는 일체가 다 환상이고 오직 대도를 찾아야지만 생명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87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