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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玄木記) 시즌 2 (5)

화본선생

【정견망】

혜희는 돌아온 뒤로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슬펐으며, 벨라가 부른 그 노래가 자꾸만 뇌리에 맴돌았다.

“해주야, 이모가 널 보러 왔단다!”

사실 해주는 이미 다 나아서 침대에서 희운과 장난을 치고 있었으나, 이모가 오는 것을 보자 다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에고, 이모, 왜 이제야 오셨어요? 전 아직 배가 좀 아프단 말이에요!” (사실 해주와 희운은 겉모습이 십 대 소년 소녀 같고 혜희는 일고여덟 살 아이 같아 실제 나이도 그녀들보다 적었지만, 일진천에서는 항렬과 위아래 질서가 분명했기에 십 대의 조카딸이 예닐곱 살 이모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도 흔한 일이다.)

희운이 다시 그녀의 허점을 찔렀다. “배가 아픈 건 아까 밥을 적게 먹어서 그런 거 아니야? 설련자(雪蓮子) 세 대접을 나는 한 알도 못 먹었단 말이야.”

혜희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네 엄마 평소 식사량도 몇 알밖에 안 되잖아.”

해주는 두 사람을 보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희운은 그 모습을 보고 얼른 대놓고 웃던 것을 멈추고 낄낄거리며 말했다.

“언니는 다르지, 다쳤잖아? 많이 먹고 보충하는 게 당연하지!”

세 사람은 다시 한바탕 장난을 치며 웃고 떠들었다.

“내가 최근에 친구한테 노래를 한 곡 배웠는데, 너희한테 들려줄까?” 혜희가 두 사람에게 제안했다.

“좋아요, 좋아!”

…….

얼마 지나지 않아 비천이 와서 보고했다.

“혜희 전하, 군주님께서 전하를 대전에 들여 회의하라 하십니다.”

혜희는 생각했다. ‘어머니께서 이번에는 왜 이리 정식으로 나를 부르실까? 혹시 무슨 큰일이라도 생겼나?’

혜희가 대전에 가보니 혜교와 혜맹도 모두 모여 있었다.

“혜희야, 이리 오너라.” 정화군은 혜희의 손을 잡고 혜맹과 혜교의 손도 함께 끌어모아 포개었다. 그러고는 깊은 정을 담아 말했다. “어머니가 잠시 일진천을 떠나야겠구나.”

혜희와 혜맹은 매우 놀란 눈으로 어머니를 바라보았으나, 혜교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덤덤했다.

“일진천의 모든 사무는 당분간 혜교가 맡아 처리할 것이다. 내가 이미 안배를 해두었으니 너희 둘은 혜교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어머니, 어디로 가시는데요?” 혜맹과 혜희가 동시에 물었다. 눈빛에는 의혹이 가득했다.

정화군이 말했다.

“엄마는 삼계(三界)에 가야 한단다.”

“뭐라고요?! 그곳은 더럽기 짝이 없고 죄악으로 가득 차 있다고 들었어요!”

혜맹의 눈에 경악과 공포가 서렸다.

혜희는 멍해졌다. 벨라의 오빠가 간다는 곳과 비슷한 곳인 것 같은데, 왜 어머니까지 가시려는 걸까?

혜교는 동생들이 이토록 놀라는 것을 예상했다는 듯 말했다.

“걱정마라. 어머니께서는 오래 떠나 계시지 않을 거야. 한 차례 연극을 마치시면 바로 돌아오실 것이고, 구지신군과 여러 신군께서 이미 이 일을 빈틈없이 안배해 두셨단다.”

정화군 역시 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연극인데요, 어머니?” 혜맹이 물었다.

“자, 이걸 보면 너희들이 이해할 것이다.” 정화군은 아이들을 데리고 백옥(白玉) 석비(石碑) 앞으로 갔다.

그곳에는 은은하게 연노란색 빛을 내뿜는 거대한 백옥 석비가 있었고 그 위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혜교가 백옥 석비를 가리키며 동생들에게 말했다.

“이것이 바로 구신군께서 많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하신 것이란다. 여기에는 어머니께서 인간 세상에 가서 하실 일들이 하나하나 세밀한 안배 속에 기록되어 있단다.”

혜희가 옥석비를 보니 “복서국 왕자… 도를 전해 사람을 구한다… 성도(聖徒)… 로마… 배반… 3년 만에 끝남… 온갖 고통을 겪고 일진천으로 돌아와 우리 대일진천(大逸真天)의 위엄을 세우다”라는 글귀가 어렴풋이 적혀 있었다.

혜희는 대강 이해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인간 세상에 내려가 신도(信徒)의 역할을 하지만, 결국 자신의 주(主)를 배신한다는 내용이었다.

“어머니! 이건 분명히 반면(反面) 배역이잖아요!”

혜맹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머니! 어떻게 이런 역할을 하실 수 있나요? 이건 많은 업을 짓는 일이잖아요! 게다가 하늘의 위엄(天威)를 세운다니요? 구지 천군이 미친 게 아닐까요?”

혜희는 아예 눈썹과 입술을 한데 모으며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정화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에휴, 어머니도 그러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가 없구나.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단다.”

정화군은 창가로 걸어가 창밖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

“혜희야, 너는 아니? 네가 태어나기 직전 일진천은 이미 사방이 위기였고 안팎으로 우환이 겹쳐 있었단다. 이 찬란하게 빛나는 별이 언제든 대궁(大穹) 속에서 완전히 떨어져 영원히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지.

그런데 네가 태어나던 날, 무상왕 존자께서 우리 일진천에 강림하시어 일진천의 무량한 중생을 구해주셨단다.

그제야 우리는 이것이 전반 궁우의 겁(劫)임을 알게 되었지. 그래서 나중에 흑요가 생기고 청령만이 생겼으며 여러 가지 해결 방법이 나오게 된 것이란다.

이번에 인간 세상으로 가는 이는 어머니뿐만이 아니란다. 다른 머나먼 다른 천체의 신들도 아주 많이 간단다.

삼계는 무상왕(無上王)께서 만드신 것이고 인간 세상은 삼계의 무대란다. 우리는 각자(各自)의 천체를 대표해 배우가 되어 문화를 다지고 우리 천체의 위덕을 수립해야만 한단다. 그래야만 최후 순간 무상왕의 연을 맺을 수 있고, 그래야만 우리 중생들이 진정으로 천겁(天劫)을 넘겨 신우주로 동화되어 갱신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어머니, 그렇다면 인간 세상에 내려가서 왜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세요? 왜 은혜를 원수로 갚고 자기 신주(神主)를 배반하는 그런 사람이 되시려는 겁니까?” 혜맹이 물었다.

“이것도 마지막 명단이란다. 다른 방법이 없구나. 연극은 누군가 연기를 해야 하는 법이야. 좋은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나쁜 사람도 있어야 하는 법이지. 나쁜 사람의 악함이 없으면 어떻게 좋은 사람의 선함이 돋보이겠니?” 정화군이 답했다.

혜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 돼요, 어머니. 이번 행차는 너무 위험해요! 가시면 안 돼요!”

혜교가 권했다.

“동생아, 이건 이미 정해진 일이야. 어머니께서도 중생을 위해 결정하신 거란다.”

혜희가 고개를 들어 언니를 바라보며 말했다.

“누가 정했는데요? 언니 스승님이요? 비록 구지신군이 일진천의 사법 대천신으로 일신(一神) 아래 만신(萬神) 위라고는 하지만, 제 기억에 일진천의 법도부(法度薄)에 이런 조항이 있었어요. ‘군주의 신체(神體)를 상하게 할 우려가 있는 일은 중생의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요. 맞죠?”

혜맹이 얼른 거들었다.

“맞아요! 그런 조항이 있어요! 어머니께서 그런 험악한 곳에 가시는 것은 신체를 상하는 일보다 백 배는 더 위험한 일이에요! 반드시 중생의 투표로 결정해야 해요!”

정화군과 혜교는 둘을 설득할 수 없었고, 결국 그들이 각로(各路)의 신선들을 찾아가 시비를 가리게 두었다.

다음 날 아침 조례 때, 과연 여러 신이 상소했다.

“이토록 위험한 일은 역시 중생의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화군이 이를 윤허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8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