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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3 (10)

화본선생

【정견망】

모두 사마(邪魔)의 기세가 다하여 남은 잔당들도 도망쳤다고 여겨, 옥경산으로 돌아가 복명할 준비를 했다.

요진이 말했다.

“이제 이 전쟁이 마침내 끝났습니다. 우리 옥경산 형제자매들이 좀 고생하긴 했지만, 단 한 명도 잃지 않고 모두 무사합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와 함께 피 흘리며 싸웠던 십만 장사(將士) 중 남은 이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요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항은 이미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고, 커다란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요진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제가 무능해서 그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습니다…….”

옥정이 자항에게 말했다.

“아이고, 누님! 오는 내내 얼마나 눈물을 흘리는 겁니까! 백성이 다치면 울고, 우리가 다치면 울고, 천병이 다치면 울고, 지나가는 개나 고양이가 다쳐서 낑낑거려도 울고……. 모든 생명에는 각자의 운명과 겁수(劫數)가 있는 법인데 왜 그리 우십니까? 어찌하여 우리 도가(道家)의 소요(逍遙)하는 풍모라곤 눈곱만큼도 없으십니까?”

요진이 웃으며 말했다.

“자항 사저는 너무 선량해서 꼭 불문(佛門)의 보살 같습니다.”

자항이 말했다.

“내 어찌 보살의 자비심을 가졌겠니? 그저 생명이 고통받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할 뿐이란다.”

요진은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이 단우산의 땅과 술을 잠시 빌려, 수만 장사들의 망령(亡靈)을 제사 지내고 싶습니다.”

모두 일제히 동의했다. 사형들이 백성들에게 술을 빌리러 간 사이, 요진은 이 단우산 기슭에서 혼자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싶었다.

요진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두 눈을 감았다. 지난 수년간의 모든 전투를 떠올려 보니 매 순간이 정(正)과 사(邪)의 격렬한 대결이었다. 이 수십만 장사들을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의 얼굴에 서린 굳은 의지와 자신을 향한 신뢰를 요진은 평생 잊을 수 없다.

“요진 원수님(瑤帥)과 생사를 함께하겠습니다”라던 외침이 여전히 귀에 쟁쟁했다. 이제 남섬부주는 도탄에서 벗어나 평화로워졌으나 정작 ‘장수는 있으되 병사는 없는’ 상황이니, 장령(將領)으로서 말하자면 또 다른 애틋한 슬픔이 밀려왔다.

이 남주의 백성들은 요진이 누구인지 기억할 것이다. 그들은 내가 평남원수라는 것을 알고, 나의 음성과 미소를 기억하며 시를 지어 “웃는 얼굴은 복사꽃처럼 찬란하고”, “온화한 기품에는 영웅의 기개가 서려 있다”라고 칭송할 것이다. 하지만 누가 이 수만 장졸의 이름을 알며, 누가 그들의 얼굴을 기억해 주겠는가? 나 요진 역시 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에 역사라는 무대에서 얼굴을 내밀 수 있었을 뿐인데…….

요진이 수만 가지 상념에 잠겨 있을 때, 앞쪽에서 시커멓게 무리를 지은 백성들이 단우산 쪽으로 오는 것이 보였다.

사형들이 앞장서고 백성들이 뒤를 따랐다. 여인들은 바구니에 과일과 채소를 가득 담아 왔고, 남자들은 술항아리를 들고 왔는데 그 안에는 향기로운 술이 가득했다. 선량한 백성들은 장졸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품고 제사에 참여하러 온 것이었다.

백성들은 땅 위에 과일을 차려놓고 술을 뿌린 뒤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첫 번째 절은 장졸들의 망령을 위로함이요,

두 번째 절은 신명(神明)이 중생을 도탄에서 구해주심에 감사함이며,

세 번째 절은 상창(上蒼)의 인자한 자비에 감사드렸다.

요진과 여러 장수도 소매에서 향 세 대를 꺼내 손가락 끝의 진화(眞火)로 불을 붙였다. 모두 향을 들고 일제히 하늘을 향해 읍(揖)을 했다.

그 순간 단우산에 단비(甘霖)가 내렸다. 아마도 상계(上界)의 어느 진인이나 보살이 이 광경을 보고 눈물을 흘린 것이리라. 단비가 그친 뒤 하늘가에는 환상적이고 화려한 무지개가 나타났고, 이어 두 마리의 금룡(金龍)이 나타나 무지개 주변을 한참 동안 맴돌다 천천히 사라졌다.

제사를 마친 요진 일행은 남주 백성들과 작별하고 옥경산으로 복명하러 떠났다. 백성들은 모두 비 오듯 눈물을 흘리며 하늘가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는데, 그 눈빛에는 못내 아쉬운 이별의 정과 끝없는 감사가 담겨 있었다.

요진 일행이 옥경산으로 돌아오니, 원시천존은 제자들이 먼지투성이에 풍상을 겪은 얼굴을 보고 지난 수년간 고생이 많았음을 짐작했다.

이에 원시천존은 상청천(上淸泉)을 열어 제자들이 목욕하며 몸을 보양하고 몸에 밴 여기(戾氣 사나운 기)를 씻어내게 했다. 원시천존 자신은 천궁(天宮)으로 가서 천제께 남주의 난이 평정되었음을 보고했다.

천제는 이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사흘 뒤 천궁에서 잔치를 베풀어 장사(將士)들의 노고를 치하하기로 했다.

그런데 좋은 소식 뒤에 바로 나쁜 소식이 들려왔다. 원시천존이 떠나자마자 서주왕(西洲王)이 급히 천궁으로 달려왔다.

서주왕이 천제께 아뢰었다.

“폐하! 최근 어찌 된 영문인지 곤륜산에 엄청난 요마귀괴(妖魔鬼怪)들이 나타났습니다…….”

오늘따라 천궁이 무척 북적였다. 서주왕의 보고가 끝나기도 전에 통천교주가 천제를 알현하여, 제자들을 보내 곤륜산의 난을 평정하게 해달라고 청했다.

천제는 이 광경을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윽고 천제는 서주왕을 먼저 돌려보내며 조만간 신장(神將)을 보내 평정할 것이라 일렀다. 그리고 또 통천에게 말했다.

“아마도 마계(魔界)에서 우리 곤륜산에 보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보물을 탐내어 곤륜산에서 난동을 부리는 모양이오.”

통천은 이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곤륜산에 보물이 있다고? 왜 나는 몰랐지? 천제께서 보지 못한 보물이 어디 있겠는가? 천제께서 보물이라 칭하실 정도면 분명 대단한 물건일 텐데, 내가 그 보물을 얻을 수만 있다면…….’

천제는 통천의 미심쩍어하는 표정을 보고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띠더니, 다시 엄숙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이 보물은 요괴를 굴복시키고 마귀를 물리치는 이기(利器)로, 바로 저 곤륜산의 일지봉(一止峰) 금심곡(金心谷)에 있소. 통천아, 이번에 마를 제거하는 임무는 네게 맡기마. 잊지 마라, 이번에는 네 제자들이 반드시 이 보물을 잘 지켜야 하느니라.”

통천은 명을 받들고 구름을 타고 자운산으로 돌아가면서 내내 이 보물에 대해 생각했다.

자운산에 돌아온 통천은 옥두(玉斗)와 다보(多寶)에게 제자들을 이끌고 곤륜산으로 출정하게 했다. 통천은 본래 마왕 적우와 짠 계획대로 적당히 마귀를 물리치는 시늉만 하고, 슬쩍 곤륜산의 생령들을 죽여 질투심도 풀고 전공도 세울 생각이었다. 사형인 원시천존에게 있는 것을 통천교주인 자신이 뒤처질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천제가 곤륜산에 보물이 있다고 하니 계획을 바꾸고 싶어졌다. 만약 마족이 정말로 이 보물을 뺏으려 한다면 마족에게도 가차 없이 대할 작정이었다. 출정 직전 통천은 옥두와 다보를 따로 불러 특별히 당부했다.

“반드시 이 보물을 손에 넣어라. 보물을 가져온 뒤 천제께서 물으시면 마족에게 빼앗겼다고 보고해라. 사마(邪魔)들을 굳이 다 죽일 필요는 없으니 쫓아버리기만 하거라.”

이어 다보를 원수로 삼아 옥두(玉斗), 붕곡(鵬鵠), 애청(艾青), 강제(剛濟), 소보, 호치(浩鷙) 등을 데리고 떠났다. 통천교주는 제자를 가리지 않고 거두었기에 이번 대열에는 자운산에서 수행하던 들꿩, 들새, 흑곰, 개, 토끼 등 온갖 동물 무리도 섞여 기세등등하게 곤륜산으로 향했다.

한편, 그날 요진이 상청천에서 목욕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금빛 봉황 한 마리가 날아왔다. 요진이 자세히 보니 맹황이었다.

‘얘가 왜 이렇게 급하게 나를 찾아왔지? 분명 긴박한 일이 생긴 게야.’

요진이 서둘러 옷을 입자 맹황이 구름에서 내려와 본래 신의 모습으로 변하더니 초조하게 말했다.

“언니! 드디어 찾았네요! 곤륜산에 큰일이 났어요…….”

맹황의 설명을 듣고서야 요진은 며칠 전부터 곤륜산에 요마귀괴가 들이닥쳤음을 알게 되었다. 잠시 걱정이 앞섰으나 이내 생각했다.

‘우리 위대한 곤륜은 지형이 기이할 뿐만 아니라 생령들도 도력이 높아 제각기 재주가 있으니 쉽게 당하지는 않을 거야.’

요진이 물었다.

“곤륜산의 생령들이 다치기라도 했니?“

맹황이 말했다.

“지금까지는 거의 없어요. 하지만 막아내기가 무척 버거워요.”

요진이 말했다.

“사부님께서 지금 안 계셔서 보고드릴 수도 없는데 상황이 급하니 내가 너와 함께 가마!”

요진과 맹황이 막 떠나려 할 때 마침 풍잠이 요진에게 선과(仙果)를 전해주러 왔다. 요진이 풍잠에게 상황을 설명하자, 풍잠도 요진, 맹황과 함께 곤륜산으로 향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9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