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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3 (30)

화본선생

【정견망】

지난번 공공(共工)이 “통천”을 만난 후, 마계(魔界)로 돌아와 이 단약의 진위를 반복해서 심사숙고했다.

한편 곤륜산 쪽 분위기도 매우 긴박했다. 요진(瑤眞)은 곤륜산의 모든 생령에게 떠날 수 있는 자들은 잠시 동안 모두 떠나 있으라고 명했다. 사주(四洲)가 이토록 넓으니 사방을 유람해도 좋다고 했다.

요진은 이미 사형인 옥정진인(玉鼎眞人)에게 밤을 새워 아주 커다란 투명 그물을 만들게 하여 곤륜 상공에 씌워 두었다. 동시에 요진은 그 위에 약수(弱水)를 뿌려 두었는데, 약수는 삼계(三界) 내에서 가장 부드러운 물질이자 부력이 매우 강해서 어떤 물체라도 약수에 떨어지면 하락하는 저항력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여러 신수(神獸)와 천군(天將)들은 곤륜의 구름 끝에서 사흘 밤낮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지켰다. 셋째 날 밤, 요진이 구름 끝으로 와서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모든 신장(神將)의 표정이 엄숙해졌으며 그물도 더욱 팽팽하게 당겨졌다.

이때는 깊은 밤이라 곤륜산은 무서울 정도로 고요했다. 그때 멀리서 사람 얼굴에 뱀의 몸을 한 그림자가 날아왔는데 바로 공공이었다. 공공은 품속에서 그 작단(炸丹)을 꺼내 보고 또 보며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모든 신장은 일촉즉발의 상황을 기다리고 있었고, 요진은 공공의 머리 위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그를 주시했다. 공공이 폭탄을 던지는 순간이 바로 그가 목숨을 잃는 날이 될 것이며, 설령 그 단(丹)이 떨어진다 해도 약수에 휩싸여 신령한 그물에 걸릴 것이니 곤륜은 폭파되지 않을 터였다.

공공은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살피고 또 살피더니, 결국 이 단을 던지지 않고 다시 조심스럽게 품에 넣고 떠나갔다.

모든 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요진은 손을 흔들어 모두를 물러나게 했다.

이튿날 밤, 공공은 다시 몰래 자운산(紫雲山)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다시 구름 끝에 있는 통천을 보았는데, 이번에는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칼을 닦고 있었다.

공공은 통천이 여기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소탈하게 통천을 배알하며 말했다.

“공공이 교주님을 뵙습니다. 교주님 만수무강하시고 천지와 수명을 함께하십시오!”

통천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칼을 닦으며 말했다.

“요즘 도둑놈은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 모양이군.”

공공이 웃으며 말했다.

“허허, 소인이 어찌 교주님을 속일 수 있겠습니까? 모든 것이 교주님의 손바닥 안에 있겠지요!”

통천도 웃으며 말했다.

“허허, 안다면 다행이로군.” 그러면서 무심코 칼을 공공의 목 옆으로 살짝 스쳐 지나가게 하니 공공은 식은땀을 흘렸다.

공공이 벌덜 떨며 말했다.

“교… 교주님, 하실 말씀이 있으면 얼마든지 분부하십시오. 굳이… 굳이 강압적으로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통천이 호탕하게 웃자 공공이 움찔했다. 통천이 웃으며 공공에게 말했다.

“현제(賢弟, 네가 가진 그 단은 가짜다.”

공공이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짜면 어떻습니까? 요진이 진짜라고 믿기만 하면 그만이지요.”

통천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렇다면 좋구나. 내 내일 요진에게 이 단약이 가짜라고 말해주마.”

공공이 서둘러 말했다.

“아니 아니… 아니 됩니다. 교주님, 하실 말씀이 있으면 무엇이든 분부하십시오!”

통천이 엄숙한 얼굴로 공공에게 말했다.

“좋다! 정직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이지.”

그러더니 품속에서 금빛 찬란한 단약 하나를 꺼내며 말했다.

“진짜 단이 여기 있다!”

공공이 자기 손에 있는 것보다 더 밝고 큰 단을 보자마자 손을 뻗어 잡으려 했다.

통천은 손을 거두며 공공에게 말했다.

“아직은 줄 수 없네. 나를 위해 한 가지 일을 해주어야겠다.”

공공은 생각에 잠겨 머뭇거리며 말을 하지 않았다.

통천이 다시 말했다.

“이 일은 네가 꿈속에서도 바라던 일이다.”

공공이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통천이 또 말했다.

“네 손을 빌려 요진을 죽이려 한다!”

공공이 관심을 보이며 다급하게 물었다.

“제가 어찌 하면 됩니까?”

통천이 말했다.

“자네가 먼저 소문을 퍼뜨려 일부러 이 가짜 단약을 숨긴 곳을 요진에게 흘리게. 그러면 요진은 스스로 단약을 훔치러 올 것이야. 그때 자네가 할 일은 내 손에 있는 이 보검으로 단칼에 그녀를 죽이는 것이다! 이 칼은 위력이 무쌍하니, 요진의 뒤에서 방비가 없는 틈을 타 단칼에 내리치면 요진은 반드시 머리가 몸에서 분리될 것이다.”

공공은 듣고 놀랍고도 기뻤으나 여전히 다소 망설였다.

통천은 그가 주저하는 것을 보고 품속의 금단(金丹)을 법력으로 보검 위에 박아 넣으며 웃으며 공공에게 말했다.

“아우는 걱정할 것 없다. 이 칼로 요진을 베고 나면 이 진짜 단은 저절로 아우의 손으로 떨어질 것이다. 네가 비록 요진을 죽였을지라도 위력이 무쌍한 폭탄을 손에 쥐고 있으니 천제(天帝)라 해도 너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요진이 죽으면 내 자운산 제자가 반드시 사법천신(司法天神) 자리를 이어받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아우여, 남주(南洲)니 서주(西洲)니 따질 것 없이 모두 우리 세상이 아니겠느냐…”

공공은 그 말에 도취되었다. 방금 전까지 의구심이 있었으나 요진을 죽인다는 사실은 그에게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공공은 요진을 뼈에 사무치도록 미워했고 일찍부터 남주와 서주를 차지하고 싶어 했기에, 통천이 지금 그에게 정말로 큰 떡을 그려준 셈이었다.

그리하여 공공은 “통천”과 합의하고 두 사람의 계획을 실행하기로 했다.

과연 공공은 그 “가짜 단”을 한 곳에 두고 일부러 소문을 내어 요진이 훔쳐 가게 유도했다.

요진은 과연 “말을 잘 들어” 어느 날 밤 마족에 잠입해 단을 훔치려 했다.

요진은 조심스럽게 마족으로 들어갔다. 그날 밤 마계(魔界)는 유독 조용했다. 요진이 자세히 찾기도 전에 그 “가짜 단”이 환하게 놓여 있었는데, 마치 미끼처럼 요진이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이때 공공은 “통천”이 준 “보검”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요진이 단을 집느라 정신이 팔리는 순간 공공은 단칼에 내리칠 작정이었다. 그러면 요진은 반드시 목이 잘릴 것이니 공공은 생각만 해도 흥분되었다.

이 장면이 막 펼쳐지려 할 때 요진이 손을 뻗어 단을 잡으려 했다. 갑자기 요진의 뒤에서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칼을 들어 요진을 내리쳤다!

“쫙” 하는 소리가 났는데 마치 채찍 소리 같았다. 이 보검이 어째서 순식간에 “채찍”으로 변했단 말인가? 찰나의 순간에 요진이 몸을 돌려 그 채찍을 움켜잡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공공에게 웃으며 말했다.

“공공아, 본사(本司 본 사법천신)의 꼬리를 잡고 무엇 하느냐?”

공공이 보니 속은 것이었다! 이 보검은 바로 요진의 호랑이 꼬리가 변화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때 요진은 이미 그 “가짜 단약”, 즉 진짜 홍추단(紅貙丹)을 손에 넣은 상태였다.

공공은 형세가 불리함을 보고 도망치려 했으나, 요진이 허리에서 신장(神杖)을 뽑아 단번에 공공을 쳐서 땅바닥에 거꾸러뜨렸다. 이어 요진이 신장으로 땅을 두드리자 순식간에 수많은 천병(天兵)과 신수(神獸)들이 나타나 마족을 겹겹이 에워쌌다. 이때 마계 상공에는 신령한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위엄이 서렸으며 뇌전(雷電)이 일제히 울렸다.

요진은 공공을 손에 거머쥐고 마계의 꼭대기에 세워두었다. 공공이 울부짖었다.

“매년 기러기를 잡더니 오늘 기러기에게 눈을 쪼였구나! 요진! 이 비겁한 소인배야! 네가 감히 나를 속이다니! 심지어 통천교주까지 사칭하다니 군자(君子)라 할 수 없구나…”

요진이 허허 웃으며 공공에게 말했다.

“공공아, 누가 너에게 내가 군자라고 하더냐? 나는 여자(女子)다! 하하하하!”

공공이 계속 욕설을 퍼부었다.

“이 염치없는 여편네야! 내 반드시 너를 갈갈이 찢어 죽이고 저 곤륜산을 깨끗이 도륙하리라…”

요진은 그것에 대꾸하지 않고 모든 요마귀괴들에게 말했다.

“공공은 온갖 나쁜 짓을 다 저질렀다! 중생을 잔혹하게 해쳤을 뿐만 아니라 우리 곤륜을 폭파하려 했으니 그 죄를 용서할 수 없다! 오늘 내가 생령을 해치는 너희 마자마손(魔子魔孫)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마! 공공을 즉결 처형하겠다!”

말을 마친 요진이 신장을 들어 집행하려 할 때, 갑자기 하늘 저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사(瑤司)는 잠시 멈추시오!”

하늘에서 신관(神官) 한 명이 날아와 요진 앞에 내려앉더니 성지를 꺼내 선포했다.

“요진은 명을 받들라!”

요진이 서둘러 무릎을 꿇고 명을 받들었다.

“공공은 삼계를 위태롭게 하여 죄악이 극심하니, 천궁(天宮)으로 압송하여 하나하나 죄를 정해 삼계에 알린 뒤 처형하라. 이상!”

요진은 성지를 받들고 공공을 포박하여 그를 데리고 천궁으로 향했다.

공공은 기회가 왔음을 알고 가는 내내 쉼 없이 떠들어댔다.

“요진! 내가 말해주지, 네 손에 있는 그 작단은 가짜다! 진짜는 아직 내게 있다, 하하하하!”

요진은 속으로 생각했다.

‘흥, 진짜가 아직 네게 있다면 아까 왜 터뜨리지 않았겠느냐?’

그래서 요진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공이 또 말했다.

“그 신관이 일찍 왔구나! 한 발만, 딱 한 발만 늦었어도 너와 동귀어진했을 텐데! 이것도 괜찮지, 천궁에 가서 저 천제 영감탱이를 날려버리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지!”

요진은 여전히 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공은 여전히 입을 쉬지 않았다.

“요진아 요진아, 좀 빨리 날아라! 하하하, 곧 너희는 모두 지옥의 귀신이 될 테니까 하하하! 네가 나를 천궁으로 데려가 저 천제 영감과 함께 폭파하면 하하하, 우리 모두 만고에 이름을 남길 것이다…”

요진은 참다못해 말했다.

“닥쳐라!”

공공은 말할수록 신이 났다.

“하하하, 이번 생은 헛살지 않았구나. 천제를 폭파할 수 있다면 밑지지 않지 하하하… 요진아, 이것도 다 네 덕분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천궁에 거의 다다르자 공공이 기회를 엿보는 기색을 보였다. 요진은 긴장하여 생각했다. ‘역시 공공을 천궁으로 데려갈 수는 없다. 그런 위험을 무릅쓸 수는 없다.’

이에 요진은 발걸음을 멈추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희들은 여기서 그를 잘 감시해라! 반드시 잘 감시해야 한다! 알겠느냐?”

장수들이 명을 받들자 요진은 혼자서 천궁으로 들어갔다.

요진이 천제를 뵙자 천제가 말했다.

“사법천신이 고생이 많았소. 이리 오시오, 자리에 앉으시오! 짐의 이 바둑을 어떻게 두어야 할지 좀 봐주시오…”

요진은 천제와 바둑을 몇 수 보고 대화를 나누었다. 요진은 천제가 공공에 대해 언급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참지 못하고 물었다.

“폐하, 저 공공은…”

요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천제가 다시 말을 돌렸다.

“과인이 보니 천신이 요 몇 년 새 비단옷에 보석관을 쓰고 얼굴이 복숭아꽃 같구려. 짐이 보내준 수천 명의 여종들이 보살핌을 잘하고 있는 모양이오, 하하.”

요진이 급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폐하, 그 수천 명의 선녀가 제각기 재능을 발휘하여 곤륜산을 잘 돌보고 있습니다. 신이 아직 폐하의 은혜에 감사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천제가 말했다.

“사양할 것 없소, 자 자, 바둑이나 두시오.”

요진은 여전히 성미를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폐하, 공공은 어찌 처분해야 합니까?”

천제가 진지하게 바둑판을 보며 말했다.

“공적인 일은 나중에 이야기합시다.”

요진은 명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대략 몇 시진이 지났을 때 문밖의 시위가 갑자기 달려와 보고했다.

“폐하! 큰일 났습니다! 공공이 도망쳤습니다!”

천제가 듣고 놀라며 말했다.

“무엇이라? 어서 추격하여 잡아 오라!”

요진이 급히 말했다.

“폐하, 신(臣)이 가겠습니다!”

천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 공공은 세 치 혀로 신장들을 속여 포박을 느슨하게 풀게 한 뒤, 공력을 좀 써서 품속의 “취몽단(醉夢蛋)”을 열었던 것이다. 그 취몽단이 열리자 로즈마리 향이 퍼져 나와 신들을 취하게 했고 공공은 그 틈을 타 탈출할 수 있었다.

신장들이 깨어났을 때 공공은 이미 도망친 지 한참 되었기에 요진이 나와서 사방으로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요진은 계속 찾지 않고 옥경산(玉京山)으로 가서 원시천존을 찾아뵈었다.

요진이 품속에서 홍추단을 꺼내 원시천존께 진위를 확인해달라고 했다. 원시천존이 보니 이 단약은 홍추의 강렬한 여기(戾氣)를 띠고 있으며 또한 한가닥 혼원진력(混元眞力)이 그 속에서 어지럽게 요동치고 있었다. 이로써 이 단이 진정한 홍추단임을 확인했다.

요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 단이 진짜라면 공공을 찾는 것은 그리 급하지 않습니다.”

원시천존이 물었다.

“공공을 찾다니? 그것이 도망쳤느냐?”

요진이 속수무책이라는 듯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천제께서 굳이 저와 바둑을 보자고 하셔서 끝도 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공공이 도망쳤습니다!”

원시천존은 웃으며 말하지 않고 요진에게 말했다.

“이 단을 은밀한 곳에 두고 잘 보관하거라. 다른 사람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

요진은 명을 받들고 곤륜으로 돌아갔다.

요진은 돌아오는 길에 은밀한 장소 한 곳을 생각해냈는데, 바로 서주의 동남쪽 모퉁이인 주봉(周峰)이었다.

주봉은 지형이 기이하고 괴석이 즐비했다. 요진은 이 홍추단을 어느 거대한 괴석 속에 봉인했다.

그 후 요진은 사방으로 공공의 행방을 쫓으며 몇 번이나 죽이려 했으나, 그때마다 천제의 성지가 내려와 돌아가야만 했다.

요진은 의구심을 풀지 못해 원시천존에게 여쭤보러 갔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0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