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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3 (35)

화본선생

【정견망】

요진(瑤眞)이 마계에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두 신선이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는데, 어떤 새에 관한 이야기인 듯했다. 처음에는 별 관심이 없었으나, 그 신선이 그 새의 수컷은 ‘운일(運日)’, 암컷은 ‘음해(陰諧)’라 부른다는 말을 듣자 요진은 번뜩 정신이 들었다.

‘운일과 음해라면 바로 음(陰)과 양(陽)이 아닌가? 혹시 징음(澄陰)과 징양(澄陽)의 기운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호기심이 생겼다.

요진이 다가가 물었다.

“그 새들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 신선이 대답했다.

“여기서 머지 않은 은무산(隱霧山)에 있소.”

요진이 다시 물었다.

“그 새의 수컷을 운일, 암컷을 음해라 한다면 혹시 음양의 기운과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두 신선은 고개를 저었다. 요진이 보기에 그들도 아는 바가 없는 듯하여 더 묻지 않고 직접 산에 가서 확인해보기로 했다.

요진이 은무산에 날아오니, 그곳은 음기(陰氣)가 매우 짙었다. 갑자기 새 떼가 날아올랐는데 검은 깃털에 붉은 눈, 온몸이 자흑색이었다. 요진이 자세히 보니 그것은 운일이나 음해가 아니라 ‘짐새(鴆鳥)’가 아닌가! 음양은커녕 삼계의 맹독을 가진 짐새였던 것이다.

이런 극독의 새들과 굳이 얽히고 싶지 않았으나, 짐새들이 요진을 발견하고 공격을 시작했다. 요진은 짐새의 깃털에 독이 있음을 알고 즉시 신장(神杖)을 거두어 자신을 방어막으로 감싼 뒤, 손바닥의 공력으로 그들과 싸웠다.

머지않아 짐새들이 패해 물러갔고 요진은 방어막을 거두었다. 그런데 방어막을 거두는 찰나, 공중에 흩날리던 짐새의 깃털 조각 몇 개가 요진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의 치맛자락과 신발에 내려앉았다.

곤륜으로 돌아오자 시녀들은 요진의 모습이 먼지투성이인 것을 보고 옷을 세탁하기 위해 벗어달라고 했다. 요진은 옷을 벗을 때도 깃털 조각을 발견하지 못한 채 시녀에게 건넸고, 시녀들은 그것을 곧장 가져가 씻으려 했다.

요진이 침상에서 좀 쉬려는데, 신발을 벗기던 어린 시녀가 말했다.

“이게 무슨 새 깃털이죠? 보랏빛이 도는 검은색이네요.”

그 말을 들은 요진은 소스라치게 놀라 침상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손대지 마라! 독이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그 어린 시녀는 선혈을 내뿜으며 쓰러져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요진은 시녀를 품에 안고 다급하게 말했다. “두려워 말거라, 내가 곧 해독해주마!”

요진은 손바닥의 기운으로 그 깃털을 완전히 소멸시킨 뒤 시녀를 치료하려다 문득 깨달았다. ‘아차! 내 옷에도 분명 묻어있었을 텐데…!’

요진은 시녀를 안고 화급히 영규계(靈竅溪)로 달려갔다. 그곳은 곤륜산에서 빨래를 하는 곳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요진의 옷은 이미 물속에 들어가 있었고, 빨래하던 시녀들과 시냇물에 닿았던 수많은 이가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있었다. 그중에는 청란(靑鸞)과 희화(曦和)도 있었다. 요진은 급히 영규계를 봉쇄했다.

청란이 기운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찌 된… 일이죠? 우리 모두 중독된 것 같아요!”

요진은 자책하며 말했다.

“내 탓이야! 다들 괜찮은가?”

한 시녀가 가픈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옷을 물에 넣자마자… 피를 토하며 쓰러졌어요. 청란 언니와 희화 언니가 도와주러 왔다가… 같이 중독됐고… 다른 사람들도 다 이렇게…“

요진은 이 짐독의 해독약이 곤륜산에는 없다는 것을 알았으나,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과거 ‘아택(阿澤)’에게 배웠던 ‘전업술(轉業術)’을 펼쳐 중독된 이들의 독기를 자신의 몸으로 옮겨왔다. 하지만 요진은 아직 이 술법을 완벽히 다루지 못했기에, 사람들의 체내에도 여전히 독기가 일부 남아 있었다.

다행히 사람들은 피를 토하는 것은 멈추었으나 가슴이 답답하고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반면 독기를 뒤집어쓴 요진은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가슴이 조여오고 사지가 쑤시며 오장육부가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으나 그녀는 억지로 참아냈다. 요진은 신장을 보내 창룡으로 변해 해치(獬豸)를 태워 오게 했다.

해치는 참상을 보고 경악하며 물었다.

“다들 어찌 된 일입니까?“

요진이 입가의 피를 닦으며 말했다.

“짐독에 중독되었소.”

해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요진이 이어 말했다.

“돌아오는 길에 짐새의 깃털이 묻은 줄 모르고 곤륜에 독을 들여왔소. 영규계 전체가 오염되어 짐새 깃털은 처리하고 계곡은 봉쇄했소만, 해독은 어찌해야 하오?”

해치가 다급히 말했다.

“어서 천제(天帝)께 보고하거나 원시천존님을 찾아가십시오! 곤륜에는 짐독의 해약이 없고, 그 해약은 멀리 동주(東洲)에 있습니다!“

요진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머뭇거렸다.

해치가 그 기색을 보고 물었다.

“어쩌다 짐새와 마주친 것입니까?”

요진이 대답했다.

“어휴, 징음징양의 기운을 찾으려다가 그리 되었네.”

모두가 그제야 요진이 왜 난색을 표하는지 이해했다. 정신(正神)은 하기 싫은 말은 안 할지언정 거짓말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천제나 원시천존이 경위를 물으시면 요진은 사실대로 말해야 하고, 그러면 복숭아 숲의 존재가 탄로 날 것이다. 본래 직분 밖의 일인 복숭아 숲 때문에 중생을 중독시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애써 가꾼 숲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었다.

희화는 그 숲에 요진의 온 심혈이 기울여졌음을 알기에 제안했다.

“그러면 우리끼리 동주에 사람을 보내 해독약을 구해옵시다. 위에는 보고하지 말고요. 당장 생명이 위독한 상태는 아니니까요. 다만 요진이 버틸 수 있을까?“

요진이 서둘러 말했다.

“나는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다만 모두 나 때문에 고생하게 되어 미안할 뿐이야.”

모두가 한마디씩 거들었다.

“그저 좀 기운이 없을 뿐이니 걱정 마세요.”

요진은 사람들의 선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해치가 말했다.

“짐독은 본래 약이 없으나, 동주의 ‘여심천(如心泉)’만은 삼계내의 모든 독을 풀 수 있습니다. 저 상고 시대 호천대제(昊天大帝)께서 만드신 것으로, 지금은 동주왕 청허(青虛)가 직접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가 우리가 여심천의 물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한 주(洲)의 왕을 움직여야 하니 누구를 보내야 할까요?“

요진이 말했다.

“내가 가겠소.”

해치가 걱정스레 물었다.

“중독이 이렇게 심한데 갈 수 있겠습니까?”

요진이 말했다.

“괜찮소, 구름은 탈 수 있네. 듣기로 동주왕은 은거하며 수행하기를 즐겨 늘 동궁(東宮)에 있지는 않다더군. 일반인은 그를 움직이기는커녕 찾기도 힘들 것이오. 내가 사법천신이 되었을 때 동주왕이 노인(路引 길잡이)을 보내준 적이 있네. 그것이 있으면 언제든 그를 찾을 수 있으니 내가 가는 게 맞소.”

요진은 걱정하는 이들을 안심시키듯 입가의 피를 닦고 일어났다.

“모두 걱정 마시오. 곧 해독약을 구해 돌아올 테니 조금만 더 견뎌주시오…“

말을 마친 그녀는 저장실에서 먼지 쌓인 ‘노인’를 꺼내 구름 위로 날아올랐다. 구름 위에서 요진은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아래의 기운 없는 동료들을 내려다보았고, 참아왔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요진은 노인의 안내를 따라 전력으로 질주했다. 하지만 동주에 가까워질 무렵 참지 못하고 피를 한 움큼 토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동주와 인접한 북주(北洲)의 어느 산에 짐새 무리가 살고 있었는데, 요진이 토한 짐독의 피 냄새를 맡고 떼를 지어 날아와 그녀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피를 토한 요진은 몸이 더욱 쇠약해져 속도가 느려졌고, 금세 짐새 무리에게 포위당했다.

요진은 다시 짐새들과 한바탕 사투를 벌여 그들을 물리쳤으나, 기력이 다해 숨을 헐떡이며 간신히 동주 경계에 들어섰다.

몸이 너무 약해져 더 이상 구름 높이 날지 못하고 낮게 기어가듯 비행하던 요진은 품속을 확인하고 아차 싶었다. 노인 잃어버린 것이다!

‘짐새들과 싸울 때 북주에 떨어뜨린 모양이구나. 다시 찾으러 가기엔 무리다. 노인이 나를 여기까지 인도했으니 청허왕은 분명 동궁에 있을 것이다.’

동주는 워낙 태평한 곳이라 요진도 이번이 첫 방문이었다. 천목(天目)으로 동궁의 위치를 보려 했으나 신체(神體)가 쇠약해진 탓인지 앞이 뿌예서 보이지 않았다.

요진은 어쩔 수 없이 길을 물어 동궁을 찾기로 했다. 동주를 둘러보니 과연 듣던 대로 평화로운 풍경이었고, 사람들의 인상은 선했으며 생령들은 사랑스러웠다. 우연히 들리는 이름들도 ‘유유(悠悠)’, ‘염염(冉冉)’, ‘념념(恬恬)’ 같은 정겨운 이름뿐이었고, 덩치 크고 사나워 보이는 생령(生靈)조차 ‘비비(狒狒)’ 같은 귀여운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요진은 미소 지으며 생각했다.

‘동주는 정말 사랑스러운 곳이구나.’

그녀는 한 노인을 만나 길을 물었다.

“어르신, 왕궁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왕궁이 무얼 하는 곳이오?”

요진이 대답했다.

“당신들 동주왕께서 거처하시는 곳 말입니다!“

노인은 더욱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동주에 언제부터 왕이 있었소? 처음 듣는 말이구려.”

요진은 노인이 노망이 들어 자신의 왕도 모르는 것이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물었다.

“아주머니, 왕궁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왕궁이 어떤 곳이오?”

“여러분들의 왕께서 머무시는 곳 말이에요!“

“우리 왕이라고?… 동승신주(東勝神洲)에 왕이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소만…”

요진은 만나는 사람마다 물었으나 아무도 왕궁이 어디인지, 동주에 왕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요진은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 경외심이 일어 감탄했다.

‘동주왕이 이 땅을 이토록 평화롭고 번영하게 다스리면서도, 백성들은 왕의 존재조차 모른다니…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무위의 다스림(無爲而治)이요, 도(道)의 상승(上乘)이로구나. 보아하니 이 청허의 경지는 참으로 범상치 않구나.’

요진은 한참 생각하다 방법을 바꿔 다시 물었다.

“어르신, 혹시 동주에 입정(入定)해서 책을 보는데, 한 번 보면 수십 년 동안 미동도 하지 않는 청년이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그 말을 듣자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 알다마다. 청허(青虛)를 말하는 게지!”

요진이 반가워하며 물었다.

“네, 맞습니다! 그분이 어디 사시는지 아십니까?“

노인이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알고말고. 저 앞바다 속이 바로 그의 집이라오.”

요진은 노인에게 감사를 표하고 서둘러 그 해역으로 향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