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림(佳臨)
【정견망】
이맘때 야외에서 봄의 첫 초록빛을 마주한다면 그 기분은 어떠할까? 흥분일까, 신기함일까, 아니면 환희와 고무일까? 그 신록은 봄이 온다는 소식을 담고 있으며 오랫동안 고대해 온 염원을 응축하고 있다.
이 한 줄기 초록은 고귀한 나무에서 온 것이 아니라 바로 평범하기 그지없는 작은 풀에서 왔다. 그렇다, 마당 한구석 벽 모퉁이 벽돌 틈새에서 자라난 풀 한 포기다. 한 치 정도 길이에 쌀알 만한 둥근 잎사귀들이 따스한 햇볕 아래 마치 깊은 잠에 빠진 작은 요정처럼 보인다. 붉은 벽돌 바닥을 배경으로 하니 더욱 눈에 띈다. 풀의 가장 바깥쪽 잎 두 장은 약간 검푸르게 변해 말라 비틀어져 있는데, 이는 아침저녁의 낮은 기온에 얼어 상한 것이다. 날씨가 아직 차가운데, 작은 풀아, 너는 왜 그리 서둘러 달려 나왔느냐?
내가 그것을 발견한 것은 어느 햇살 맑은 오전이었다. 풀 곁을 지나치는데 눈앞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어 무의식중에 ‘분명 풀이 돋아났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참으로 이상하게도 매년 이런 생각을 하면 어김없이 소원대로 풀을 보게 된다. 이것은 왜일까? 그것이 나에게 봄이 왔다는 소식을 서둘러 알려주려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것일까? 나는 몸을 굽혀 갓 태어난 아기의 작은 얼굴을 어루만지듯 부드러운 잎사귀를 손으로 살며시 만져보았다. 작은 풀은 몸집이 가냘프지만 초록빛이 가득하고 정신이 꿋꿋하여 경외심마저 불러일으킨다.
이 시절에 그것은 한매(寒梅)와 마찬가지로 매서운 초봄의 추위를 홀로 뚫고 나온다. 그러므로 단지 그것이 가져다주는 신선함과 신기함 때문에 호감을 느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것은 일종의 정신적인 아름다움이며 끈기, 용기, 무외(無畏)의 품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초상화다. 정신적인 자양분을 주는 생명은 모두 존경받아 마땅한데, 하물며 이 이른 봄의 첫 초록빛임에랴.
초록색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누가 있겠는가? 이 초봄의 첫 초록빛은 얼마나 많은 청춘의 몽환을 일깨우고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아름다운 동경을 가져다주는가. 그것은 추운 겨울을 걷는 방황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타락한 이가 새 생명을 얻게 하며, 모든 생명이 온 힘을 다해 자라나게 한다. 어떤 아름다움은 흔히 평범한 곳에 머무는데, 마치 이 벽돌 틈새의 풀처럼 이는 굴하지 않는 영혼이자 두려움 없는 전사다. 당초 눈보라 속의 굳게 지킴(堅守)과 피비린내 나는 도살 아래의 불굴은 본색을 드러냈으며, 마음속에 변치 않는 신념을 지키는 것은 영원하고 고귀한 생명이다. 나는 진선인(真善忍)의 실천자들을 떠올린다. 중공 사당의 숨 막히는 ‘명예를 더럽히고, 경제를 끊으며, 육체를 소멸하라’는 피비린내 나는 폭정 아래에서도 그들은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고 귀중한 중국 동포들에게 진상을 전하며 사람들이 사악함과 재앙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그들은 봄날의 작은 풀처럼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세상에 신선함과 아름다움을 가져다준다.
나는 이 점점의 초록이 끊임없이 쌓이고 쌓여 연하고 옅게 이어지다가 마침내 온 천하를 푸르게 덮는 것을 보는 듯하다. 대지가 푸르고 산이 푸르며 물 또한 푸르니, 우리의 마음도 초록빛이 완연한 천지로 물든다. 봄은 이 수많은 작고 선명한 생명들에 옹위되어 넓게 퍼져 나간다. 보라! 저 풀과 나무, 꽃들, 춤추는 벌과 나비, 그리고 꾀꼬리의 노랫소리까지. 모든 것이 신선하고 활발하며 힘이 넘친다. 한 차례 봄비가 내리면 또 다른 정경이 펼쳐진다. 풀은 물기를 머금어 맑고 순수하며, 무성하게 우거져 각별히 사람의 마음을 끈다.
풀은 봄과 함께 가고 꽃 또한 무리를 지으니, 하늘이 변하고 모든 것이 변하며 생명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진입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17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