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본선생
【정견망】
“콜록 콜록……”
양회는 자신이 금방이라도 타버릴 것만 같았다. 마치 화로 깊숙한 곳에 있는 듯 온몸에 불꽃이 가득했지만, 이불을 들추기만 하면 다시 오한이 들었다.
“콜록 콜록…… 장우인! 장우인! 나 고뿔에 걸렸어!”
그러나 장우인은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
옥경산의 옥정, 천유, 자항, 후돈 등 여러 제자들이 동굴 안에서 자아와 함께 무릎을 꿇고 원시천존이 입을 열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원시천존이 천천히 눈을 뜨며 탄식했다.
“아……”
사부님이 이토록 근심하시는 것을 보자 모두가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
원시천존이 대법제자들에게 말했다.
“곤륜산에 가서 정곤유리검(淨坤琉璃劍)을 가져와 쓰도록 하거라.”
천유가 말했다.
“사부님, 그 검은 주인을 알아보니 오직 사매만이 쓸 수 있습니다.”
원시천존이 다시 말했다.
“자항은 경주도(輕舟渡)를 가지고 청룡관 장가만으로 가서 사매를 데려와 서기로 한 걸음 다녀오게 하거라.”
“제자 명을 받들겠습니다.” 자항이 말했다.
“그녀는 지금 수련의 관건적인 시기에 와 있다. 내가 그녀의 기억을 봉해 두었으니, 너희는 절대 발설하여 그녀의 수련 길을 망쳐서는 안 된다. 꼭 명심하거라!”
그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제자들이 명을 받들겠습니다!”
원시천존은 단약 한 알을 꺼내 자항에게 주며 말했다.
“그녀의 말은 창목이라 하는데, 사법신장(司法神杖)의 전세(轉世)이니 그 말도 함께 데려오거라. 이 단약을 먹이면 스스로 본래의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다시 곤륜에 가서 그녀의 옛 옷 몇 벌을 가져오너라. 만요진(萬妖陣) 때 그녀를 주수(主帥)로 삼을 것이다.”
그들이 다시 일제히 대답했다.
“제자들이 삼가 명을 받들겠습니다!”
후돈이 물었다.
“사부님, 만요진을 깨뜨린 후에 사매가 서기에 남아 우리와 함께 상나라를 정벌할 수 있습니까?”
원시천존은 고개를 저으며 다시 단약 한 알을 꺼내더니 손가락으로 비벼 네 조각으로 나누어 말했다.
“자항, 천유, 후돈, 옥정아. 만요진을 깰 때 인간 세상에 지진이 일어날까 염려되는구나. 너희 넷이 각자 정진단(定震丹) 한 조각씩을 들고 세상의 사방 모퉁이에 위치하여, 땅이 떨리면 단을 쓰도록 하거라.”
“제자들이 삼가 명을 받들겠습니다!” 네 사람이 일제히 대답했다.
이번에 원시천존은 강자아에게 단 한 마디 당부도 하지 않았다. 도가 사부님은 정말 호락호락한 분이 아니시다. 내가 당부한 것을 듣지 않았으니 더는 당부할 필요가 없으며,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라는 뜻이었다……
천유는 사부님의 뜻을 받들어 곤륜산에 가서 양회의 옛 옷 몇 벌을 챙기다가 갑자기 복숭아꽃 향기를 맡았다. 천유가 향기를 따라 남쪽으로 가보니, 이곳은 예전에 폐쇄되었던 반도원(蟠桃園)이 아닌가?
그가 반도원에 들어서니 늙은 나무에서 뜻밖에도 새순이 돋아나고 있었고, 어떤 것은 이미 크게 자라 나무 가득 복숭아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는 의아해했지만 서기의 전쟁 상황이 급박했기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서둘러 돌아와야 했다.
……
양회는 이미 오장육부가 다 타버릴 것 같은 열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녀는 코로 숨쉬기를 포기했는데, 코로 숨을 쉴 때마다 뜨거운 공기가 인중을 화끈거리게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입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이대로 타 죽을 것 같다고 느꼈다.
마침 장우인이 밤중에 물을 마시러 일어났다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양회는 장우인을 보자 구세주를 만난 듯 서둘러 말했다.
“장우인, 나 죽을 것 같아요. 온몸이 타버릴 것 같으니 어서 의원을 불러줘요……”
장우인은 그녀가 벽 모퉁이에 기대어 몹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그의 ‘동지규(同知竅)’가 닫혀 있었기에 동정심이라곤 전혀 없었다. 또한 선한 마음도 봉인되어 있었기에 타인이 고통받는 것을 보아도 매우 냉혹했다.
장우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최근 그녀가 징원도법을 수련하는 것을 아는데, 이것은 명백한 병업관이 아닌가? 병업관을 넘기는데 어찌 의원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그리하여 장우인은 차갑게 말했다.
“이 밤중에 의원이 어디 있소.”
“콜록…… 콜록…… 의원이 없으면 약방이라도 찾아봐요. 나 정말 타 죽을 것 같아요!”
그러나 장우인은 다시 냉정하게 말했다.
“이 밤중에 약방도 문을 닫았소.”
말을 마치고는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양회는 정말 타 죽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침대에서 기어 내려와 비틀거리며 마당 우물가로 갔다. 우물가에는 찬물 세 양동이가 있었다.
그녀는 간신히 벽을 짚고 일어나 온 힘을 다해 찬물 한 양동이를 들어 머리 위로 들이부었다.
그러자 양회의 몸에서 ‘쉿’ 하며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물이 열을 만나 증기가 된 것인데, 몸이 어느 정도로 뜨거워야 수증기가 일어난단 말인가? 아마 거의 익어버릴 지경이었을 것이다.
양회는 다시 두 번째 찬물 양동이를 들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끼얹었고, 이때도 몸에서는 여전히 증기가 올라왔다.
세 번째 양동이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붓고 나서야 증기가 멈췄다.
그러나 이 극심한 온도 차는 신체를 격렬하게 떨리게 했고, 윗니와 아랫니가 부딪히며 멈추지 않았다. 체온이 뜨거웠다 차가워졌다 하는 정도가 극에 달하면, 기절하지 않은 이상 파킨슨병보다 더 심하게 몸을 떨게 된다. 입을 다물지 못하고 윗니와 아랫니가 계속 부딪히는데, 이때 말을 하려 하면 혀를 깨물게 되니 그 고통은 말로 다 하기 어려웠다……
양회는 온몸을 격렬하게 떨었다. 방금 전까지 화염산에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남극에 온 듯했다. 양회의 윗니와 아랫니가 끊임없이 부딪히다 혀를 깨물어 입가로 선혈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장우인을 생각하니 위장까지 아파왔다. 그녀는 떨면서 흐느끼며 생각했다.
‘내가 전생에 분명 천인공노할 죄를 지었기에, 이번 생에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났나 보구나, 장우인.’
……
이른 아침, 자항은 경주도를 타고 장가만에 도착했다. 그녀가 장부(張府) 별원에 도착하자마자 양회가 문 입구에 쓰러져 있고 입가에 핏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항은 서둘러 양회를 안아 올렸고, 눈물방울이 양회의 얼굴 위로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울며 외쳤다.
“아가씨! 아가씨! 아가씨……”
양회가 천천히 눈을 떴을 때, 뜻밖에도 자광 이모를 보게 되었다!
그녀는 눈을 비비며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느꼈다.
자항이 울며 말했다.
“아가씨,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양회는 그제야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자항의 품에 안겨 서럽게 통곡했다……
자항은 양회에게 원시도인의 부탁을 받고 서기에 볼일이 있어 데리러 왔다고만 말했다. 양회는 정아를 위해 편지 한 통을 남기고 창목을 데리고 장가만을 떠났다.
자항이 양회와 창목을 태우고 경주도를 몰아 구름 위로 솟아오르자, 양회는 말 등에 엎드려 비몽사몽간에 꿈결처럼 느꼈다.
……
양회의 병이 아직 낫지 않아 열이 있었기에 자항은 젖은 머리띠를 그녀의 머리에 둘러주었다. 또한 그녀가 계속 기침을 했기에, 기침할 때 침이 튀지 않도록 비단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려주었다.
그래서 양회가 서기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얼굴은 얇은 비단으로 가려져 있었다.
서기에 도착하자 자항은 양회를 말에서 부축해 내렸다.
강자아가 맞이하러 나왔다가 자항 사저(師姐)가 웬 아가씨를 부축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아가씨는 걷는 것조차 비틀거릴 정도로 몹시 허약해 보였다.
강자아가 서둘러 말했다.
“이분은 어느 댁 아픈 처자입니까? 어서 방 안으로 모시지요! 사저(師姐)께서 오시는 길에 가엾어 데려오신 모양입니다!”
강자아의 사형들이 이 말을 듣고 모두 웃었다. 천유가 자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자아야, 이분이 바로 사부님께서 장가만에서 찾아오라고 하신 분이자, 만요진을 깨뜨릴 주수(主帥)란다.”
강자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서리에 맞은 가지처럼 풀이 죽어 우울해졌다.
자항이 양회를 방 안으로 부축해 들어가 편히 쉬게 하니, 양회는 안쪽 방에서 잠이 들었다.
자항이 밖으로 나오자 자아가 의자에 앉아 수심 가득한 얼굴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사부님께서 아직 저를 용서하지 않으셨나 봅니다……”
자항이 물었다.
“자아, 어찌 그런 말을 하느냐?”
옆에서 지켜보던 옥정이 상황을 꿰뚫어 보고 말했다.
“자아는 사매가 육신을 가진 범태(凡胎)인 데다 병까지 들어 허약한 것을 보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모양이구나.”
자항이 말했다.
“자아, 사부님을 믿어야 한다! 사부님을 믿지 않으면서 어찌 사부님의 당부를 확고히 지킬 수 있겠느냐? 믿음이 확고하지 않으면 어찌 봉신의 대업을 이룰 수 있겠느냐!”
자아가 말했다.
“에휴, 저 처자는 병이 들어 걷는 것조차 비틀거리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자항이 말했다.
“이것은 병이 아니라 그녀가 수련하는 관(關)이다. 사부님께서 안배하신 것이니 올 때가 되어 온 것이고, 나을 때가 되면 나을 것이다. 사부님께 계획이 있으시니 네 일을 그르치지는 않을 것이다!”
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 사부님을 믿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그러고는 다시 물었다.
“이 처자는 매우 가냘퍼 보이는데, 전생에 옥경산 동수였다면 그 요괴를 베고 마귀를 물리치는 도술이 자항 사저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이 질문에 사형들이 모두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렸다. 천유가 웃으며 말했다.
“옥정아, 하하하, 자아가 사매를 ‘가냘프다’고 하는구나! 하하하!”
자항도 미소를 지었고, 후돈은 아예 숨이 넘어갈 듯 웃으며 자아에게 말했다.
“하하, 자아, 너는 자항 사저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요괴를 잡는 일이라면 옥경산 동수들이 다 합쳐도 사매 한 명을 당해낼 수 있는지 물어야 할 것이다! 하하하!”
강자아는 이 말을 듣고 이 처자가 그렇게 대단한지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이때 양회는 침상 위에서 반쯤 잠든 채 여전히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며 오늘 일어난 일을 회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자광 이모가 나를 구하러 오시며 원시도인의 부탁이라 하셨으니, 비록 나에게는 책 한 권뿐이지만 사부님께서는 줄곧 나를 돌보고 지켜주고 계셨구나. 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이 병도 그저 나의 업을 소멸시켜 주시는 것일 뿐이다. 장우인이 어젯밤 나를 위해 의원을 불러주었다면 나는 업을 소멸하지 못했을 것이니 장우인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 수련이란 고생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생은 내가 빨리 수련 원만(圓滿)에 이르게 하기 위함이다.’
양회가 이렇게 생각하자 갑자기 병 증세가 씻은 듯이 사라졌고, 열도 기침도 전혀 나지 않았다!
양회가 침상에서 일어나 곁에 있는 구리거울을 비추어 보니, 병색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얼굴색이 붉고 윤기가 돌며 눈은 맑고 머릿결은 더욱 매끄러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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