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본선생
【정견망】
부신이 물러간 후, 장우인은 급히 전아의 몸 위로 쓰러진 양회(楊回)를 부축하러 갔다.
“부인! 부인! 괜찮소! 어떠하오……”
평소 분홍빛이던 옥 같은 뺨도 겁에 질려 창백해졌고, 초롱초롱하던 아몬드 모양의 눈도 연기와 먼지, 뇌화에 그을려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장우인이 서둘러 아내의 눈을 닦아주자 양회는 그제야 사물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하늘을 보았다가, 누워 있는 멀쩡한 전아를 보았다가, 다시 장우인을 보며 물었다.
“이것은 무슨 공(功)입니까?”
“이것은……”
장우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옥정, 천유, 강자아 등이 모두 동굴에서 나와 황급히 그들을 부축했다. 강자아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양전(楊戩)! 양전!”
옥정도 말했다.
“양전! 양전! 어떠냐? 네 가족들이 너를 보러 왔다!”
양회는 듣다 보니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이때 전아가 깨어났고, 양회는 기쁜 기색으로 장우인과 함께 급히 아들을 살폈다.
잠이 덜 깬 듯한 그가 일어나 양회와 장우인을 보고 말했다.
“외숙모, 외삼촌, 어찌 오셨습니까?”
양회의 막 올라가던 입꼬리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네 외삼촌과 외숙모가 네가 다친 것을 알고 보러 오셨다.” 강자아가 말했다.
그는 머리를 만지며 통증을 느끼고 물었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여기는 네 사부님이 계시는 금하동(金霞洞)이 아니냐?” 강자아가 말했다.
“사부님이라고요? 제게 사부님이 계시나요?” 그는 힘들게 기억을 더듬었다.
“그래, 너는 부모도 없이 어릴 때부터 이곳에 있었고, 네 사부님이 네게 무예를 가르치셨다…… 전아, 상처를 잘 돌보거라. 이번에 중상을 입어 기억이 손상되었을 수도 있지만 괜찮다. 천천히 회복될 것이다……” 강자아가 말했다.
사람들은 강자아의 말을 듣고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는데, 마치 이것이 그의 진실한 과거인 듯했다.
양회가 장우인을 바라보자 장우인은 묵묵히 고개를 떨구었고, 두 줄기 짠 눈물이 떨어졌다.
“외삼촌, 왜 우십니까?”
“외숙모께선 왜 또 우십니까?”
“전 괜찮습니다. 다 나았어요! 두 분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양회는 눈앞의 아이를 보며 눈물을 거두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무사하면 되었다.”
장우인도 웃으며 전아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전아가 무사하면 되었다.”
양전이 서서히 일어서더니 공력이 줄어들지 않았고 몸의 회복도 빠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말했다.
“이 화혈도(化血刀)도 그리 대단하지 않군요! 여러 숙부님과 백부님들, 서기(西岐)의 전황이 긴박하니 양전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여러 숙부와 백부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다.”
옥정도 말했다.
“제자야, 몸조심하거라!”
양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사부님, 외삼촌 외숙모, 다녀오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강자아를 데리고 서기로 돌아갔다……
장우인과 양회의 마음은 비교적 복잡하여 옥천산을 좀 걸었다.
양회가 물었다.
“이것은 무슨 공입니까?”
장우인이 말했다
“이것은 ‘경억술(更憶術 기억을 고치는 술법)’이오.”
이것은 도가의 상승 신통인 경억술로, 사람의 기억을 고칠 수 있으며 공력이 높을수록 고치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 부신(負神)들이 말하기를 세상 사람들이 장전(張戩)이 장우인의 아들임을 다 안다고 했다. 그래서 장전을 구하기 위해 장우인은 많은 신의 기억과 이 일을 아는 모든 속인의 기억을 고쳐버린 것이다.
고쳐지지 않았으면서 이 일을 아는 신들도 있었는데, 그 신들의 심성(心性) 때문에 그들은 세상 사람들에게 조금도 누설하지 않을 것이며 이런 일에 전혀 관여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정말로 세상에 더 이상 장전은 없고 양전만 있게 되었다.
세상 사람들은 양전이 양이랑(楊二郎)이며, 그의 어머니는 옥제의 여동생인 요희(瑤姬)라고 말한다.
‘희(姬)’는 고대에 아름다운 여인을 일컫는 칭호였으니, 즉 양전의 생모는 ‘요(瑤)’라는 이름의 여인으로 도산(桃山)에 거주하며 옥제의 여동생이라는 뜻이다. 이것들은 단지 신들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일 뿐이며, 신들이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세상 사람들도 알지 못한다.
양전은 ‘이랑(二郎)’이 아니라 ‘이왕(二王 왕 다음 두 번째라는 의미)’이며, 지금 그를 모시는 묘우(廟宇)도 ‘이왕묘(二王廟)’라 불린다. 그의 아버지가 왕이니 그가 곧 이왕인 것이다!
하지만 그 자신도 모르고 세상 사람들도 모르며 어떤 신선들도 모른다.
나중에 사람들은 그를 위해 출생의 비밀을 지어내어, 그의 어머니가 범인(凡人)과 결합하여 천조(天條)를 어겼기에 도산에 갇혔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그 자신도 부모님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명확히 알지 못하게 되었다.
세상 사람들은 그가 명은 받들되 부름에는 응하지 않으며(聽調不聽宣), 신통력을 가졌으면서도 하늘로 올라가지 않고 천가(天家) 친권들과 사이가 매우 나쁘다고 말한다. 그것 또한 그의 진실한 신분 때문에 그를 하늘에 올리지 않으려 의도적으로 갈등을 일으킨 것이다.
“도산을 도끼로 쪼개 어머니를 구하니
……
마음이 높아 천가의 친권을 인정하지 않고,
성품이 오만하여 신으로 돌아가 관강(灌江)에 머무네.”
斧劈桃山曾救母
……
心高不認天家眷,
性傲歸神住灌江
실제로 쪼갠 적이 있었는데, 쪼갠 후에 아무것도 없음을 발견하자 하늘로 올라가 왕모와 논쟁을 벌였다.
다른 이야기를 하나 해보겠다.
양전은 나중에 신직(神職)을 맡았으나 관직이 높지 않아 관강구(灌江口)에 상주하며 청원묘도진군(清源妙道真君)이라는 존호를 받았다.
하지만 천정의 크고 작은 연회나 업무 등으로 그도 자주 하늘에 올라갔으며, 그 역시 천가 친권에 속했기에 하늘에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외숙모 외삼촌’과 사이가 매우 좋았으며, 자주 “외숙모님은 어머니와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중에 위의 부신들이 좀 불쾌해했다. ‘혈연’이라는 것이 있어서 뼈를 깎아내도 힘줄은 이어져 있는 법이다. 이 양전이 자꾸 하늘에 올라와 천정과 가깝게 지내니, 만약 어느 날 그가 무엇을 알게 된다면 어찌하겠는가? 만약 그의 진실한 출생을 아는 신이 입단속을 못 하고 무슨 말이라도 한다면 어찌하겠는가?
그러므로 그는 반드시 이 천정과 갈등이 생기거나 혹은 스스로 죄를 지어 더 이상 천정과 인연이 없게 만들어야 했다. 만약 그가 계속 하늘에 오르려 고집한다면 아마도 그에게 또 뜻밖의 재앙이 닥칠 것이었다.
그리하여 한동안 양전의 귓가에는 이간질하는 말이 많아졌는데, 바로 그의 어머니가 옥제와 왕모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어떤 이들은 ‘증거’까지 내놓아 마치 정말 그런 것 같아 보이게 했다. 그의 어머니가 지금 산 아래 갇혀 생사를 알 수 없으며 그 처지가 참혹하다는 식이었다……
본래 소요산선(逍遙散仙)은 친정(親情)을 따지지 않지만, 목적을 가진 이 ‘사악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막아내지 못했다.
양전은 며칠 동안 매우 괴로웠다. 그는 본래 매우 침착하고 영민한 성격이었으나 자꾸 이름 모를 불길이 마음속을 휩쓰는 것을 느꼈다.
마침내 어느 날, 그는 참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도산(桃山)’을 찾아 나섰다.
도산이라 불리는 산이 많으니 그가 어찌 어머니가 어느 도산 아래 갇혔는지 알겠는가?
그래서 그는 하나하나 산을 쪼개며 찾았으나 안타깝게도 찾지 못했다.
이 무명의 불길은 갈수록 거세졌고, 마침내 그는 참지 못하고 하늘로 소란을 피우러 올라갔다.
천규(天規)도 돌아보지 않고 예법도 상관치 않으며 여러 신의 가로막음을 단숨에 밀쳐내고 기어이 옥제와 왕모에게 ‘시비’를 따지려 했다.
어느덧 그는 요지(瑤池)에 이르렀다. 한 선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듣기로 마마께서 처음 반도원을 만드셨을 때 사법천신(司法天神)을 지내시며 온종일 곤륜산의 도원에서 이 복숭아나무들을 돌보시느라 산을 내려가는 것도 잊으셨다는데……”
왜 이런 말이 그에게 들렸겠는가, 그것은 그로 하여금 선녀의 말속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려는 것이었다. 왜 마마의 연못을 ‘요지’라 부르는가? 왜 마마가 쉬는 곳을 ‘요대(瑤台)’라 하는가? 마마가 사법천신을 하실 때 이름은 무엇이었는가? 그녀는 어디에 살았는가? 이 도산은 어느 산인가……
그러나 사람이 몹시 화가 나고 격동할 때는 지혜가 가려지는 법이다. 아무리 총명한 사람이라도 화를 내면 지능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왜 고층 생명은 무정(無情)해야 하는가? 정이 없어야 화를 내지 않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비로소 대지혜를 갖춘 고등 생명이자 진정한 신이 되기 때문이다.
양전은 깨닫지 못하고 계속 소란을 피웠다.
마침 서왕모 마마의 봉련(鳳輦) 가마가 요지 상공에 떠 올랐다.
봉련은 계속 앞으로 날아가지 않고 양전의 머리 위에 멈추었다.
순식간에 가마의 휘장이 사라지고 왕모가 금봉(金鳳) 위에 단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양전이 고개를 들고 분노하여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당신과 외삼촌이 내 어머니를 해쳤다더군요! 그렇습니까, 아닙니까?!”
왕모는 말하지 않았고, 담담한 기색 속에서도 과연 그러한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마마! 당신은 왜 말이 없으십니까?”
왕모는 여전히 아무 말 없이 혜안(慧眼)으로 지켜볼 뿐이었다
“마마! 왜 제가 도산을 쪼개도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까?!”
“양전! 네가 이미 산을 쪼갰음에도 마마와 폐하께서는 네 죄를 묻지 않으셨다! 만약 계속 소란을 피운다면 천정이 어찌 네 방자함을 용납하겠느냐! 천병천장이 즉각 너를 잡을 것이다!” 왕모 곁의 한 신장(神將)이 말했다.
양전이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어머니를 해친 원수를 갚지 못한다면 그것은 불효입니다! 제가 도산을 쪼개고 천궁에 난입한 것은 모두 어머니의 원수를 갚아 효심을 다하기 위함입니다!”
말을 마치고 천장과 싸우려 했다.
만약 그가 정말로 싸웠다면 아마 우리는 이랑신(二郎神)이라는 인물을 알지 못했을 것이고, 그는 죄를 저질러 선적(仙籍)에서 삭제되었을 것이다. 누구나 손오공 같은 기연을 가진 것은 아니지 않은가. 설령 손오공 같은 기연이 있다 해도 몇 백 년은 갇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풀려난 뒤에도 어떤 심성일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가 막 싸우려던 찰나, 왕모가 문득 입을 열어 천천히 말했다.
“전아, 네가 입으로 효를 말하며 왔거늘 네 어머니의 가르침은 어찌하여 마음속에 기억하지 않느냐?”
양전은 갑자기 오래전의 그 장면이 떠올랐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전아, 반드시 기억하거라. 만약 간절히 하고 싶지만 해서는 안 될 일을 마주한다면 반드시 참아내야 한다! 만사는 진(眞)으로 잘 시작할 수는 있으나, 참아야만(忍) 끝을 잘 맺는[善終] 법이다.
큰일에서 성공하려면 오직 진(眞)만 있어서는 안 되고 또한 반드시 인(忍)이 있어야 한다.
무릇 큰일을 이루는 자는 반드시 참아내야 한다! 잊지 마라! 참아내거라!”
그도 엄숙하게 대답했었다.
“어머니의 가르침, 전아가 명심하겠습니다!”
…………
양전은 원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모두 잃었지만, 갑자기 이 장면이 생각났다! 비록 지금의 그는 어머니의 얼굴을 또렷이 볼 수 없었으나, 어머니의 간곡한 가르침은 마치 천둥처럼 귓가와 마음속에 울려 퍼졌다……
양전은 즉시 사화(邪火)가 모두 가라앉았고, 삼첨양인창을 내려놓고 왕모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갑자기 그는 눈물 한 방울이 하계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는 믿기지 않았다.
‘마마께서 눈물을 흘리셨는가? 마마는 높이 계신 분인데 어찌 나를 위해 눈물을 흘리신단 말인가?’
고개를 들어보니 위엄 있는 얼굴에 분명 눈물 자국이 스친 듯했으나 순식간에 다시 사라졌고, 여전히 평온하고 자애로운 모습뿐이었다.
그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왕모를 바라보았고, 내면에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이때 왕모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직 가지 않고 무엇 하느냐!”
그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 영영 떠나지 못할 수도 있음을 깨닫고 서둘러 일어나 관강구로 날아갔다……
양전의 사화가 흩어지자 이지를 회복했다. 이지가 돌아오자 비로소 뒷일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조금 뒤 조서가 날아와 자신과 형제들에게 죄를 물을까 겁이 났다.
그는 후회하는 마음이 생겼다.
‘나는 두려울 것이 없으나 생사를 함께한 형제들까지 연루되게 생겼으니, 아아, 정말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양전이 집에서 조바심을 내고 있을 때, 태백금성(太白金星)이 조서 한 장을 들고 천천히 날아왔다.
그는 생각했다.
‘왔구나, 죄를 물으러 왔어……’
그가 밖으로 나가 태백에게 읍하며 말했다.
“이 일은 모두 저 혼자 저지른 일이니 다른 이들과는 상관없습니다.”
태백금성이 조서를 들고 성지를 선포했다.
“관강구 청원묘도진군 양전은 성지를 받으라!”
양전이 무릎을 꿇고 성지를 받들었다.
“양전은 부름 없이 천정에 들어와 예규를 어겼으니 3년치 봉록을 삭감한다. 다만 양전이 소요산선으로서 성품이 본래 구속됨이 없고, 효심이 지극하여 하늘을 감동시켜 산을 쪼개 어머니를 찾았음을 감안하여, 이에 명은 받들되 부름에는 응하지 않아도 됨(聽調無聽宣)을 허락하노라. 흠차.”
양전의 마음속에는 의혹이 적지 않았다. 우선 처벌이 너무 가벼웠는데, 그가 생각지도 못했을 만큼 가벼웠다.
다음으로 ‘명은 받들되 부름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진군(真君)! 이왕(二王)! 성지를 받으시지요!” 태백금성이 일깨워주었다.
그리하여 양전은 의아해하며 성지를 받았다.
태백금성이 구름에서 내려와 양전을 보며 말했다.
“진군, 의혹이 있다면 무엇이든 내게 물으시오.”
“부름에는 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태백은 웃으며 아무 말 없이 양전과 방으로 들어가 말했다.
“진군, 당신은 태을산선(太乙散仙)이오. 폐하께서는 당신의 개성이 자유롭고 구속 없는 것이 적합하다고 여기셨소. 법도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이런 번거로운 예절과 규정은 필요 없으니, 반도회 같은 천정의 이런저런 연회들에 구속받지 말고 앞으로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오. 굳이 늘 하늘에 올라올 필요 없소.
하지만 부르고 부르지 않고는 폐하의 일이니, 폐하께서도 때로는 부르지 않을 수 없겠지만 당신은 앞으로 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오. 긴요한 일이 없다면 항상 하늘에 올 필요 없소.”
양전은 조금 이해했지만, 여전히 이 조서가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어디가 이상한지는 알 수 없었다. 요컨대 자꾸 하늘에 올라오지 말라는 뜻이었다.
양전이 다시 물었다.
“제 어머님이 도대체 어떻게 되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태백이 단호하게 말했다.
“이 지난 과거는 진군께서 다시는 생각하지 마시오. 당신은 신관(神官)의 몸으로 마땅히 한 지방의 백성을 수호해야 하니, 만약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마음을 쓴다면 참으로 이왕(二王)의 신분에 어긋나는 일이오.”
양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다. 마마께서 내게 물건을 하나 전하라 하셨소.” 태백이 말했다.
양전이 물었다.
“무엇입니까?”
태백이 손바닥을 펼치니 ‘연씨[蓮子]’ 하나가 있었다.
태백이 말했다.
“삼계의 생령(生靈)은 모두 왕모를 어머니로 받드오. 마마는 만민(萬民)의 어머니이시니, 때로는 어떤 아이를 구석구석 보살피지 못하실 수도 있소.
연씨의 마음은 쓰디쓰구려[蓮子之心, 苦也].
자식을 가여워하는 마음도 괴롭구려[憐子之心, 苦噫]!
진군께서 마마의 간절한 연자지심(蓮子之心)을 헤아려 주기 바라오.”
아마도 양전의 명백한 일면이 이 일의 전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이 연씨에 감동하였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양전은 이 연씨를 보고 그만 눈물을 비 오듯 흘렸다……
그 후로 양전은 다시는 하늘로 올라가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 그의 출생, 그의 어머니, 그 사악한 바람과 화기, 그 모든 지난 과거와 억울함은 그가 이 연꽃 씨앗을 본 후로 모두 씻은 듯이 사라졌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69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