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林雨)
【정견망】
이십여 년 장안을 떠나 있다
다시 궁중 음악 들으니 그 감회를 이길 길 없네.
옛사람 중에는 오직 ‘하감’만이 남아 있어
나를 위해 더욱 정성스레 위성곡(송별가)을 노래하누나.
二十餘年別帝京
重聞天樂不勝情
舊人唯有何戡在
更與殷勤唱渭城
유우석(劉禹錫), 자는 몽득(夢得)이며 가계는 하남 낙양이고 하남 정주 형양에서 태어났다. 스스로 한(漢) 중산정왕의 후예라고 칭했다.
당대의 문학가이자 철학가로 ‘시호(詩豪)’라 불린다. 그의 가정은 대대로 유학을 전해온 서향(書香) 가문이었다. 정치상으로는 혁신을 주장하여 왕숙문(王叔文)파 정치 혁신 활동의 중심 인물 중 한 명이었다. 후에 영정혁신(永貞革新)이 실패하면서 낭주사마(朗州司馬 지금의 호남 상덕)로 하천되었다.
시인이 쓴 이 시 《여가자하감(與歌者何戡)》은 지방에서 관직 생활을 한 지 20년 만에 다시 제경(帝京 장안)으로 돌아와 옛 친구 하감을 만났을 때의 정경을 읊은 것이다.
“이십여 년 장안을 떠나 있다
다시 궁중 음악 들으니 그 감회를 이길 길 없네.”
20년은 한 세대의 시간으로 전체 환경을 바꾸기에 충분하다. 만약 우리가 계속 그 환경에 있었다면 옛 친구가 떠나는 동시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을 것이므로, 그런 낯섦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한 환경을 20년 동안 떠나 있었다면 원래 알고 지내던 사람이 거의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이는 세상을 떠나고 어떤 이는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요컨대 이미 익숙한 사람을 거의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시인이 외지에서 20년 동안 관직 생활을 하다가 제경으로 돌아와 느낀 감정은 자연히 ‘환경을 그대로지만 사람은 바뀐’ 감회였다. 마음속에 만감이 교차하지 않을 수 없다.
“옛사람 중에는 오직 ‘하감’만이 남아 있어
나를 위해 더욱 정성스레 위성곡(송별가)을 노래하누나.”
유일하게 여전히 면식이 있는 사람은 당시 명성이 높았던 가수 하감이었다. 친구를 만나자 가수는 매우 열정적으로 궁중 음악을 연주하며 익숙한 왕유의 송별시 《위성곡(渭城曲)》을 노래했다.
하감의 열정은 시인에게 약간의 위안을 주었다. 익숙한 곡조는 시인으로 하여금 당시의 정경을 다시 떠올리게 했으며, 예전 그 호기롭던 자신을 회상하게 했다.
시인이 ‘시호(詩豪)’라는 칭호를 얻은 것으로 보아 당시 시인의 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제 20년이 지났고 시인은 아마도 당시의 예리한 기세가 사라졌을지 모른다. 낯선 인간관계(친구가 없음)는 그를 유독 생소하게 만들었으나, 오직 익숙한 음악과 유일한 친구만이 예전의 자신을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 역시 그렇지 않은가? 우리가 한곳을 수십 년간 떠났다가 다시 옛 땅으로 돌아오면, 예전의 친구는 없어지고 익숙했던 환경도 변했음을 발견하게 된다. 모든 것이 마치 자신에게 속하지 않는 듯하다. 과거는 이미 돌아갈 수 없다.
짧은 인생에 몇십년이면 누구나 사물은 그대로지만 사람이 바뀐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사람으로 하여금 세상의 영화, 장안, 천악(天樂), 벗, 옛정이 20여 년이 지나 돌아보면 모두 ‘공(空)’에 가깝다는 것을 명확히 보게 한다. 이 한 곡의 《위성》 속에서 인생무상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홍진(紅塵)을 간파하는 한층의 의미를 갖게 된다.
오늘날 대법(大法)이 널리 전해지고 있으니, 창세주께서는 우리를 진정한 천상 집으로 데려가고자 하신다. 그런데 어찌하여 아직도 짧은 순간에 사라질 그런 것들에 미련을 두는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2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