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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5 (24)

화본선생

【정견망】

“큰일 났습니다! 절영덕의가 군대를 이끌고 왔습니다! 절영새와가 정문에서 싸움을 돋우고 있습니다!”

한 관리가 허둥지둥 보고했다.

“누가 나가서 싸우겠느냐?” 숭제(崇帝 북한 창업주 유숭)가 물었다.

“말장(末將) 조해(趙駭)가 출전을 원합니다!”

“좋다!”

조해가 진 앞에 이르러 절영새와를 보니 이러했다.

머리에는 공령장영관(孔靈長纓冠)을 쓰고, 몸에는 자린연금갑(紫麟軟金甲)을 입었으며, 발에는 칠성보운화(七星步雲靴)를 신고 있었다. 하얀 망토에 은빛 장창을 들고 작은 코끼리 같은 말을 탔는데, 입술에 연지를 바른 듯하여 한눈에 여장군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조해가 웃으며 말했다.

“절영새와! 이제 남장은 하지 않는 것이냐?”

새와가 말했다.

“나는 본래 진양으로 유람을 왔을 뿐인데 너희가 자객으로 몰았다! 잠시 후 네가 패해 돌아가거든 너희 주군에게 실정을 알리거라!”

조해가 말했다.

“어린 것이 입만 살았구나! 창을 받아라!”

조해가 말을 마치며 창으로 찔러오자, 새와는 몸을 피하면서도 창은 피하지 않았다. 창날이 정확하게 조해의 호구(虎口) 쪽 근맥을 끊어놓았다. 조해는 장창을 내던졌고 손에서 피가 멈추지 않자, 호구를 움켜쥔 채 패주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로 응전한 장수는 팔을 보호하는 긴 갑주를 대고 자신을 꽁꽁 싸맸다. 그들도 새와의 창법이 매우 정확하여 상대가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그녀의 창날이 가차 없이 상대의 취약한 곳을 찌른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남자의 전투는 힘(力)이 우선이지만, 여자의 전투는 자연히 기교(巧)에서 승패가 갈린다.

“온 자는 누구냐? 이름을 대라!” 새와가 말했다.

“장기(張旗)라 하오! 낭자의 높은 수를 배우고자 하오!”

새와가 말했다.

“제법 예의를 갖추니 내 너를 다치게 하진 않겠다!”

말을 마치고 다시 장기와 싸우기 시작했는데, 일곱 합이 채 되기 전에 장기가 패퇴했다. 새와의 창끝이 그의 목에 바짝 닿았으나 그를 상하게 하지는 않았다.

장기 역시 패하여 물러났다.

세 번째로 새와에게 도전하러 온 대장은 쌍검을 들고 있었다.

새와는 장창을 땅에 세워두고 말했다.

“내 검을 가져오너라!”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검은 짧고 창은 기니, 내가 유리함을 취하지 않겠다.”

말을 마친 두 장수는 모두 말에서 내려 땅에서 검으로 싸웠다.

뜻밖에도 새와의 검법 역시 매우 뛰어나, 채 일각이 지나지 않아 세 번째 장수도 패배했다.

……

연달아 나선 장수들 중 절영새와를 이길 수 있는 자가 없었다. 그들은 비록 패했지만, 새와가 자신들에게 사정을 두어 요해처를 상하게 하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멈추었다는 것을 알았다.

유숭은 마음이 몹시 급해졌다. 정녕 그녀를 당해낼 자가 없단 말인가!

이때 절영새와는 북한의 여러 대장을 연이어 물리치며 이미 저녁때까지 싸우고 있었다. 새와는 속으로 의아했다.

‘어찌하여 양계업은 나와서 싸우지 않는 걸까?’

그녀가 외쳤다.

“양계업을 나오게 하라! 나와 한판 붙자!”

이때 나청이 말했다.

“주군, 절영새와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양계업뿐일 것입니다.”

유숭은 갑자기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이 생각났다. 이에 말했다.

“어서 가라! 어서 가서 계업을 풀어주어라!”

잠시 후 양계업이 말을 타고 금도(金刀)를 든 채 문을 나서 절영새와를 맞이했다.

모두가 양계업에게 희망을 걸었기에 숭제와 함께 성루에 올라와 싸움을 구경했다.

절영새와는 그를 보자마자 말했다.

“양 지휘께서는 어찌하여 이제야 나오십니까?”

계업은 그녀의 화려한 차림새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오! 정말 예쁘구려!”

새와도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아셨오?”

말이 끝나자마자 두 사람은 진검승부를 벌였다.

그야말로 이러했다.

금도(金刀)와 은창(銀槍)이 맞붙으니
서슬 퍼런 불꽃이 튀고,
음과 양이 서로 맞서니
용과 호랑이가 각기 위엄을 떨치네.

金刀戰銀槍,鋒激火光飛
陰陽兩相抗,龍虎各顯威

“예학박응(睿鶴搏鷹)이다!” 성루에서 구경하던 한 장수가 경탄했다.

예학박응이라는 이 창법은 여장군을 위해 고안된 것으로, 강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상대도 창을 쓴다면 그는 ‘적룡두린(赤龍抖鱗)’으로 힘의 우위를 이용해 상대의 손에서 창을 떨궈내려 할 것이다.

여장군은 반드시 기교를 잘 써야 하며, 여장군의 장점 또한 기교에 있다. 상대가 내 창을 떨구려 하면 오히려 그 계책을 역이용해 창을 받지 않고 피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창을 위로 던진다. 상대가 초식을 거둘 때 몸이 가벼운 여자는 말등에서 훌쩍 뛰어올라 장창을 낚아채 공중에서 반격을 가한다.

이 예학박응이라는 초식을 펼치면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학은 독수리의 힘이 없으니 계책을 역이용해 영교(靈巧 영리한 기교)로 승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예학박응을 양계업은 어떻게 받았을까?

그는 한 손으로 새와의 창자루를 움켜쥐어 새와를 공중에 가로로 매달리게 했다. 기교가 상대의 장점이라면 힘은 여전히 내 장점이니, 나는 여전히 강한 악력으로 네 초식을 받겠다는 것이다.

곧이어 새와가 위로 비틀었는데, 이는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힘이 세다고? 그렇다면 지렛대의 힘을 빌려 정면으로 힘을 겨루지 않고 위로 비틀며 창날을 아래로 찌르니, 그의 손은 자연히 풀리게 된다.

새와는 창을 쥐고 다시 말등으로 내려앉았다.

춘추대도(春秋大刀)와 장창은 모두 긴 병기지만, 도의 장점은 베는 것이고 창의 장점은 찌르는 것이다.

계업은 도의 장점을 아주 잘 활용했다. 상대가 어떤 초식을 내든 그는 ‘쪼개고(劈), 베며(砍), 운(雲 머리위로 돌리기), 말(抹 스치듯 베기)’을 위주로 했는데, 이것이 바로 창에는 없는 장점이다.

그가 ‘역벽화산(力劈華山 힘으로 화산을 쪼개기)’을 하면 그녀는 ‘유룡파미(遊龍擺尾)’를 했고, 그녀가 ‘풍류무쌍(風流無雙)’을 하면 그는 ‘정해수일(定海守一)’을 했다. 그가 ‘연환말후(連環抹喉)’를 하면 그녀는 ‘도자천심(倒刺穿心)’을 했고, 그녀가 ‘회마창(回馬槍)’을 쓰면 그는 ‘반추주(反推舟)’로 응수했다.

두 사람은 어두컴컴해질 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싸웠다.

이때 이미 날이 저물어 양측에서 횃불을 밝혔다.

갑자기 계업이 거짓으로 패한 척하며 말을 몰아 성 외곽으로 달려갔다.

새와는 생각했다.

‘나를 저쪽으로 유인하려는 건가?’

새와가 막 계업을 쫓아가려 하자 절영호가 외쳤다.

“아매(阿妹), 속임수가 있을지 모르니 조심해라!”

새와가 외쳤다.

“뭐가 두렵습니까!”

말을 마치고 계업을 뒤쫓아갔다.

절영덕의가 절영호에게 말했다.

“너는 정예병과 궁수들을 데리고 몰래 따라가서 반드시 네 누이를 무사히 보호해라!”

“예! 부수(父帥)님!”

유숭 쪽에서도 말했다.

“어서! 사람을 보내 뒤를 쫓아라!”

……

두 사람이 쫓고 쫓기는 와중에 뒤편에는 두 부대가 바짝 뒤따르고 있었다.

갑자기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더니 소나기가 쏟아졌다.

비가 워낙 거세고 급하게 내려 길이 몹시 진흙탕이 되었고, 뒤따르던 두 부대는 길을 놓치고 말았다.

장수들의 말은 모두 명마라 비바람을 가리지 않았기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도 새와는 여전히 끈질기게 뒤를 쫓았다.

그녀가 쫓아가다 보니 어느 묘우(廟宇) 앞에 이르렀는데, 그 묘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호천대제(昊天大帝)

호천대제를 모시는 사당이었다.

그녀는 양계업의 말이 사당 옆에 매여 있고 대도 역시 사당 곁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

옛사람들은 묘우나 도관 같은 곳에 경외심을 품고 있었다. 문관이든 무관이든 혹은 황제나 왕손이든 신명 앞에서는 반드시 공경해야 한다는 관념이 있었다.

대도나 장창을 들고 사당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기에 살상용 무기는 사당 곁에 두어야 했다.

그래서 새와도 장창을 사당 곁에 세워두고 홀몸으로 사당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고대에는 아무리 혼란스러운 시대나 격렬한 전쟁 중에도 예(禮), 의(義), 경천외신(敬天畏神 하늘을 공경하고 신을 두려워함)이 기초가 되었다는 점이다. 지금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사람들은 역사서에 기록된 결과만을 볼 뿐, 그 과정에서 일을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기초적인 예의는 중점적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당시 옛사람들은 그러한 도덕 수준이 생활화되어 있었기에 스스로를 특별히 고상하다고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와는 칠흑같이 어두운 사당 안으로 들어가 외쳤다.

“양계업! 양계업! 또 무슨 수작을 부리는 것이냐?”

갑자기 사당 문이 휙 하고 닫혔다.

사당 안의 등잔불이 순식간에 모두 켜졌다.

새와는 매우 기이하다고 느꼈으나 딱히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바로 이때, 갑자기 구리로 만든 호천대제 상이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 동상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절영새와!”

새와는 깜짝 놀라 멍하니 서 있었다.

호천대제가 다시 말했다.

“절영새와! 어찌하여 나를 보고 절하지 않느냐?”

새와는 겁에 질려 급히 무릎을 꿇고 엎드려 절했다.

“하하하하하하하……”

우렁찬 웃음소리가 새와의 공포를 깨뜨렸다.

새와가 고개를 들어보니 양계업이 젖은 겉옷을 벗고 하얀 속적삼 차림으로 두 손을 허리에 얹은 채 그녀를 크게 비웃고 있었다.

새와는 문득 깨닫고 말했다.

“원래 술법을 할 줄 아는구나!”

양계업이 말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도를 닦았으니 약간의 신통력은 당연히 있소.”

새와가 다시 그를 살피며 말했다.

“어쩐지 그날 밤 네가 내 손의 검을 창으로 변하게 했더구나! 나는 밤이 어두워 내 눈이 흐려진 줄로만 알았다!”

양계업도 그녀를 살피며 말했다.

“내가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어떻게 갚을 것이냐?”

새와가 물었다.

“그런데 너는 왜 나를 성 밖으로 내보내 주었느냐? 말까지 준비해주고 말이다.”

계업이 말했다.

“네가 울고불고 떼를 쓰며 악을 써대니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지!”

새와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녀석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구나.’

다시 물었다.

“그럼 오늘 왜 나를 이 사당으로 유인했느냐?”

계업은 기지개를 켜고 하품을 하더니 바닥에 반쯤 누워 말했다.

“누가 유인했다고 그러느냐? 네가 굳이 쫓아온 것 아니냐? 나는 싸우다 지쳐 집에 와서 좀 쉬려는데 누가 끈질기게 쫓아올 줄 알았겠느냐?”

새와가 말했다.

“거짓말 마라, 이 호천대제 사당이 어찌 네 집이란 말이냐?”

계업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휴, 네가 집을 말하니 나도 이미 스무 살이 넘었는데 아직 가정을 이루지 못했구나, 에휴!”

새와는 그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어머나, 공교롭구나, 나는~”

그녀가 ‘나는’이라고 하며 일부러 말끝을 길게 끌자 계업이 금세 진지해졌다. 그러나 그녀는 즉시 말을 돌려 말했다.

“내~ 사촌 언니 탁발미아는 미모가 꽃처럼 아름답고 무예가 뛰어나며 힘은 호랑이 같고 식성은 소 같으니, 네게 시집보내면 어떻겠느냐?”

계업이 웃으며 말했다.

“허허, 식성이 소 같다면 감당하기 어렵겠소.”

새와는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남자가 속이 좁기는, 아내를 맞이하면서 밥 많이 먹는 걸 겁내다니! 누가 네게 시집가려 하겠느냐?”

계업이 다시 물었다.

“새와, 그대는 올해 나이가 몇이오?”

새와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

“양 지휘가 그렇게 묻는 것은 혹 내게 장가들려는 것이 아니오?”

양계업의 얼굴이 붉어졌다. 채 대답도 하기 전에 갑자기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이 서둘러 사당 문을 나서니 어느덧 날이 밝아 있었다. 뒤쫓아오던 두 부대가 서로 맞닥뜨려 싸움이 벌어진 것이었다.

새와는 오라버니 절영호를 보고 급히 창을 들고 중앙으로 나가 제지했다.

“싸우지 마세요!”

절영호가 의아한 듯 새와를 바라보자 새와가 외쳤다.

“싸우지 마세요, 오빠, 양계업이 나에게 장가든대요!”

절영호는 그 말을 듣고 양계업이 속적삼만 입고 있는 것을 보자 안색이 크게 변했다. 양계업 역시 그 소리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절영호가 크게 노하며 말했다.

“무도한 놈! 감히 내 아매를 기만하다니! 궁수들은 저놈을 쏘아 죽여라!”

새와가 보니 큰일이었다. 궁수들이 화살을 쏘려는데 양계업은 갑옷을 입지 않은 상태였다.

다급해진 그녀는 다시 장창을 휘두르며 양계업 앞으로 달려나가 절영화창을 펼쳐 계업을 위해 화살비를 막아냈다.

이 절영화창은 우리가 평소 연희에서 보는 ‘화창 부리기’가 아니다. 평소 말하는 화창은 2미터가 안 되는 짧은 창이지만, 절영화창에서의 화창은 3미터 길이의 장창을 높이 치켜들고 돌리는 것이다. 돌아가기 시작하면 날아오는 화살이 은창과 부딪쳐 불꽃을 튀기는데 그 모습이 마치 불꽃놀이 같아서 화창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창이 길어서 두 손으로 휘둘러 돌릴 수가 없기에 한 손으로 높이 들어 돌려야만 한다. 그것은 매우 무거운 병기라 단지 손목과 손가락의 힘만으로는 돌릴 수 없다. 게다가 이 절영화창 초식은 날아오는 화살에 대응하는 것이라 회전 속도가 화살의 속도보다 빨라야 한다.

지금 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하늘을 공경하고 신을 받들며 수련 문화가 가득했던 고대에는, 무술이 높은 경지에 이르면 비교하는 것이 육신이 아니라 무술 기공이었고 기가 더 위로 닦이면 에너지막, 즉 영성(靈性)이 있는 에너지 덩어리가 되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전장에서 화살을 막아낼 수 있는 화창은 바로 이런 영성 있는 에너지 덩어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녀가 ‘절영화창으로 싸우겠다’는 생각만 하면 손바닥에 순식간에 에너지가 모이고, 창을 위로 던져 손바닥과 창의 중심이 합쳐지면 창이 저절로 돌아간다. 이 에너지의 흐름이 창을 돌리는 것이기에 그 회전 속도가 매우 빨라 화살보다 빠르게 되고, 그래서 진정으로 화살을 막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양계업은 화살이 땅에 가득한 것을 보며, 또 새와의 화창이 신묘하게 펼쳐지는 것을 보며 기쁘게 말했다.

“정말로, ‘화살비와 화창이 신부를 보내주는구나(箭雨花槍送紅妝)’! 화살비와 화창이 신부를 보내주는구나!”

절영호는 그 모습을 보고 서둘러 궁수들에게 멈추라고 소리쳤다.

양계업이 황급히 절영호에게 말했다.

“저와 영매(令妹)는 서로 마음이 통했습니다! 부디 형님께서 허락해 주십시오!”

절영호가 놀랍고 의혹스러운 눈빛으로 새와를 바라보자, 새와는 즐거운 듯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고 혀를 내밀며 오라버니에게 장난을 쳤다.

절영호는 골치 아프다는 듯 새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고뭉치야, 하룻밤 사이에 적국의 대장에게 자신을 허락하다니, 이를 어찌 아버님께 알린단 말이냐! 에휴!”

“형님께서는 너무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제가 절영 노장군님을 뵙겠습니다.” 양계업이 말했다.

양계업은 절영덕의를 만나 품 안에서 누렇게 빛바랜 오래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그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화살비와 화창이 신부를 보내주고
수토(水土)가 만나 연리(連理)가 창성하리라
여덟 마리 호랑이와 일곱 아들이 목조(木朝 송)와 인연 있으니
중원을 보전하며 법광(法光)을 기다리노라

箭雨花槍送紅妝
水土相逢連理昌
八虎七郎緣木朝
保定中原待法光

계업이 말했다.

“이것은 제가 어릴 적 사부님께서 남겨주신 쪽지인데, 제가 스물한 살이 되면 열어보라고 하셨습니다.”

절영덕의는 그것을 본 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늘의 뜻(天意)이로구나, 하늘의 뜻이야.”

새와의 거듭된 간청도 있어 절영덕의는 새와를 양계업에게 시집보내는 것에 동의했다.

이 일은 북한 입장에서도 큰 이득이었기에 유숭은 매우 기뻐하며 사흘 뒤에 혼례를 올리도록 해주었다.

하지만 절영덕의는 적국인 후주(後周)의 대장이었기에 돌아간 뒤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장계를 올렸다.

“군사를 일으켜 유 씨를 쳤으나 패하였고, 절영새와는 전사했습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7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