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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여름비

창이(蒼爾)

【정견망】

여름 내내 비는 초록과 벗하며 줄곧 동행한다. 빗소리가 울려 퍼지면 세계는 숨을 죽이고, 천지간에는 비의 교향곡이 연주된다.

비는 지붕 기와 위에서 뛰어놀고, 마당의 벽돌과 돌 위에서 부딪히며 튀어 오른다. 급하게 치닫는 비는 밭의 콩 받침대에서, 넓고 큰 옥수수 잎사귀 위에서 포효한다. 연못은 북면과 같아서 비의 완만하고도 격정적인 리듬을 반향하고, 산림에는 비의 발자국이 찍힌다…… 그 소리는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진다. 그것은 정교한 손가락이 거문고 줄을 가볍게 퉁기는 것이자, 천군만마가 돌격하는 급박함이며, 달빛 아래의 속삭임이다…… 비는 때로 굵어지고 때로 가늘어지며, 소리 역시 때로 커지고 때로 작아진다. 비는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존재하며, 당신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당신의 혼을 휘감는다. 그것은 당신을 순간적으로 침묵하게 만들었다가도, 또 한순간에 사색이 날아오르게 만든다. 침착함, 깊은 생각, 의구심, 격동……

비 속에서는 연약함과 강인함, 피어남과 지는 것을 가장 잘 알아볼 수 있다…… 생명의 양극단이 찰나에 펼쳐지지만, 이 또한 영원이 된다…… 오르내리던 비는 구름과 안개가 되어 멀지 않은 산꼭대기에서 떠돌고, 세차게 흐르던 도랑의 물은 평온해지며, 채소밭의 물도 가라앉는다. 땅은 축축하게 젖어 있고, 들판은 더없이 고요하다. 하늘은 아직 흐린데,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모를 새들이 은밀한 곳에서 날아오르고, 산등성이에서는 어떤 새의 맑고 깨끗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오늘 술 받아 마시자! 오늘 술 받아 마시자!” 경쾌하고 즐겁다. 이것은 날이 갤 징조이다. 술 받아 마시자는 새가 울면 하늘이 개려고 한다. 빗소리 속에서는 음울한 날들이 길게 느껴졌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새 한 마리의 울음소리로 끝나 버렸다. 조물주의 안배는 얼마나 신묘한가!

비가 내린 후, 교외의 초록은 잔물결처럼 번져 나가며 끝이 없다. 풀과 나무는 더욱 무성해지고, 실개천은 초록색의 그림자를 품속으로 끌어안는다. 비는 만물을 적시면서도 단 하나의 발자국도 남기지 않는다. 그것의 모든 흔적은 시간의 강 속으로 사라진다. 열정 혹은 냉담, 기쁨 혹은 슬픔, 만남 혹은 이별, 원만함 혹은 부서짐이…… 모두 빗소리 속에서 차분해지고, 선명해지며, 풍성해지고, 변환된다……

비는 초록의 꿈이자, 빛의 그림자이며, 용솟음치는 영혼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3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