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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 여우와 늑대

글/ 무명(無名)

【정견망】

어느 숲속에 여우 한 마리와 늑대 두 마리가 함께 살았다. 여우가 상당히 교활했기 때문에 오래지 않아 두 늑대는 여우를 자신들의 지도자라 믿게 되었다. 근래에 여우는 사냥꾼 집에서 키우는 전서구(傳書鳩 편지를 전달하는 비둘기)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지만 줄곧 손에 넣지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비둘기가 새장 밖에서 활동할 때면 꽤 똑똑하고 또 날 수 있었기 때문에 여우가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밤에 새장을 몰래 습격하고 싶었지만 그러자니 사냥꾼의 총이 무서웠다.

여우는 정말로 악을 저지르고는 싶었지만 모험을 하기는 두려웠다. 이에 두 ‘부하’를 찾아가 그들에게 밤에 몰래 사냥꾼 집에 들어가 비둘기 몇 마리만 잡아오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두 늑대 역시 사냥꾼의 총이 대단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임무에 대해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자 여우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구사했다. 이것은 상부에서 맡긴 임무이니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면서 위협하는 한편 만약 비둘기를 잡게 되면 자신은 아주 조금만 먹고 나머지 대부분은 늑대들에게 주겠노라고 유혹했다. 또 비둘기를 많이 잡아오면 나중에 소대장으로 승진시켜준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늑대들도 여우의 협박과 유혹에 넘어가 마침내 ‘사냥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마지막에 소리가 나는 바람에 사냥꾼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사냥꾼이 늑대들에게 총을 겨누자 그것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여우가 하라고 시켰기 때문이며 저희에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라며 연신 용서를 청했다.

사냥꾼이 대답했다.

“너희들은 여우가 시켜서 한 거라고 말하지만 어떤 증거가 있느냐? 여우가 이곳에 와서 너희를 도울 거 같으냐?”

두 늑대가 생각해보니 여우가 자신들더러 목숨을 걸게 이번 일은 전부 구두로 전달했을 뿐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은 게 떠올랐다. 또 여우가 자신들에게 했던 이익과 약속 역시 모두 공수표에 불과한 게 아닐까? 이에 두 늑대는 책임을 미룰 수 없게 된 것을 알고는 곧 ‘동정 카드’를 사용했다. 여우가 자신들의 지도자이기 때문에 여우의 핍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명령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자 사냥꾼이 비웃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아무리 교활한 말을 해도 너희가 내 비둘기를 잡는 것을 내가 직접 목격했다. 이는 너희들이 잡아뗄 수 없는 범죄이다. 너희가 여우의 말을 따른다고 하지만 그것이 누구를 살생하라고 지시하면 살생을 한단 말이냐? 그것이 너희더러 죽으라고 하면 죽을 수 있겠느냐? 아니면 그것이 약속한 그런 이익을 얻으려던 게 아니냐! 너희가 악행을 처음 저지르던 그 순간부터 지금과 같은 결말이 결정된 것이다.”

말을 마친 후 사냥꾼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두 늑대에게 총을 쏘았다. 이와 동시에 숲속에 숨어서 이 장면을 훔쳐보던 여우는 속으로 말했다.

“내가 직접 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여기서 볼 수 있다시피 전력을 다해 악행을 저지르는 자들에게 좋은 결말이란 없으며 종종 남에게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67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