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견 문화교재 편집소조
【정견망】
bà xiàng zuò
罷相作(파상작)
lǐ shì zhī
李適之(이적지)
bì xián chū bà xiàng,lè shèng qiě xián bēi。
避賢初罷相(피현초파상),樂聖且銜杯(낙성차함배)。
wèi wèn mén qián kè, jīn zhāo jǐ gè lái?
為問門前客(위문문전객), 今朝幾個來(금조기개래)?
【작가】
이적지(李適之)는 당나라 항산왕(恆山王)의 손자로 이름은 창(昌)이고 농서(隴西 지금의 감숙)사람이다. 태어난 해는 정확하지 않고 현종 천보(天寶) 5년(746년)에 죽었다. 관직이 현종 때 좌승상(左丞相)에까지 이르렀으나 우승상 이림보의 모함을 받아 재상 직에서 쫓겨나 의춘(宜春)태수로 밀려났다. 이적지는 성격이 호탕하고 활달한데다 주량이 아주 커서 하지장(賀知章), 이백(李白), 최종지(崔宗之), 소진(蘇晉), 장욱(張旭), 초수(焦遂) 등과 함께 ‘음중팔선(飲中八仙)’으로 불렸다.
【주석】
(1) 罷相(파상 bàxiàng): 재상에서 물러나다.
(2) 避賢(피현 bìxián): 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다.
(3) 樂聖(낙성 lèshèng): 직역하면 성인을 좋아한다는 뜻인데 여기서 성인은 청주를 가리킨다. 옛날 술꾼들은 청주(淸酒)를 성인에 비유하고 탁주(濁酒)를 현인에 비유했다.
(4) 且(차 qiě): 잠시
(5) 銜杯(함배 xián bēi): 술을 입에 머금다. 함(銜)은 입에 물건을 넣는 것을 말함.
(6) 為(위 wèi): 여기서는 어조사로 별 뜻이 없다.
【해석】
현자에게 자리 피해 비로소 재상 직에서 물러나
청주를 즐기며 또 술잔을 입에 대네
묻노니 예전에 집 문을 찾아와 인사하던 손님들아
오늘은 몇이나 찾아오려나?
【관련 일화】
이적지는 두보가 쓴 《음중팔선가(飲中八仙歌)》에서 세 번째 등장하는 인물이다.
“좌상(左相)은 하루 유흥비로 만전(萬錢)을 쓰고
고래가 큰물 들이키듯 마시는데
술잔을 입에 대면 청주만 즐기고 탁주는 피했네.”
여기서 말하는 좌상이 바로 이적지(李適之)로 주연을 베풀고 손님을 청하는데 하루 만전의 돈을 썼다. 두보는 이적지의 주량이 세서 고래가 물을 들이키듯 술을 마셨지만 특히 청주만 좋아하고 탁주는 피했다며 놀렸다.
이적지는 이임보의 모함을 받아 재상직에서 물러났지만 조금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았다. 도리어 정중하게 인사를 올리며 현인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한가하게 술을 마시며 즐겁게 지냈다. 하지만 과거에 손님으로 북적이던 재상 집 문 앞 장면은 사직한 지금에 와서는 썰렁해졌다.
세인들이란 종종 잘나갈 때는 일부러라도 찾아오지만 정작 어려워지면 찾는 이가 드문 법이다. 본성이 활달했던 이정지가 이렇게 얄팍하고 냉랭한 인정(人情)을 보고 진심으로 함께할만한 벗이 얼마나 될지 개탄하고 있다.
나중에 이적지는 또 이임보에 의해 살해당했다. 전설에 따르면 이임보 역시 과거에 신선이었다고 한다. 송나라 때 《태평광기(太平廣記)》의 기록에 따르면 이임보는 원래 천상에서 속세로 쫓겨난 신선이었다.
그가 젊을 때 당시 이미 오백 년을 살았다는 축(丑)도사를 우연히 만났다. 도사가 그를 보고는 선적(仙籍)에 이름이 올라 있어 백일비승(白日飛升) 할 수 있었지만 속인의 명리 속에 미혹되어 신선으로 성취되길 원하지 않고 20년간 대당의 재상이 될 것을 알았다.
도사는 그가 이렇게 용렬하고 천박한 것을 보고 몹시 실망했다. 헤어지면서 이임보에게 장차 대권을 장악한 재상이 되면 음모로 사람을 해치지 말고 음덕(陰德)을 많이 쌓아 사람을 적게 죽이고 많이 구하면 3백년 후에는 다시 하늘에 올라가 신선이 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나중에 이임보는 정말로 재상이 되었고 흉계가 깊어서 대권을 전횡했지만 좋은 사람들을 억울하게 죽이며 도사의 경고를 완전히 망각했다.
20년 후 도사가 다시 그를 찾아와 자신의 권고에 따르지 않고 사람을 아주 많이 죽였다고 책망했다. 하늘은 그가 그동안 저지른 죄악을 손바닥 보듯 알고 있어 징벌을 피하기 힘들 거라고 했다. 이임보는 단지 놀라서 계속 고개만 끄떡였다. 도사는 그가 인간세상에서 저지른 죄가 크기 때문에 하늘의 견책을 받아 3백년 후 선연(仙緣)을 놓쳤고 6백년 후에야 겨우 신선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48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