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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심에 달이 뜨고: 소옹의 《청야음(清夜吟)》

글/ 임우(林雨)

【정견망】

천심(天心)에 달이 뜨고
바람은 수면을 지날 때
이러한 해맑은 뜻
헤아려보면 아는 사람 적으리라.

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
一般清意味
料得少人知

북송의 예언가 소옹(邵雍 소강절)의 시는 대부분 선의(禪意)로 가득하다. 일반 시인들이 쓴 시가 자신의 심정(心情)을 썼다면 소옹의 시는 오히려 선의를 썼고 줄곧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맑은 의경(意境)을 표현했다.

여기서 소개하는 《청야음(清夜吟)–맑은 밤에 읊다》은 겨우 스무 자에 불과하다.

“천심에 달이 뜨고 바람은 수면을 지날 때(月到天心處,風來水面時)”

소옹의 시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의경만 봐서는 안 되며 그가 배후에서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읽어내야 한다. 여기서 천심(天心)이란 하늘의 정중앙임을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지만 함축된 뜻은 바로 하늘에 밝은 달이 떠 있는 것이다.

기왕에 달을 쓰려면 일반적으로 ‘밝은 달(明月)’이나 ‘둥근 달(圓月)’을 가리킨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의경(意境)이 꺾여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갈고리 같은 달’이라고 쓴 시인도 있으니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어쨌든 이 두 구절에 담긴 표면적인 의미는 아주 간단하다. 바로 하늘에 밝은 달이 있을 때 또 미풍이 수면 위로 불어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람이 수면 위를 지난다”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실 이 속에는 또 한여름이란 뜻이 숨어 있다. 겨울에 부는 바람은 좋은 일로 여길 수 없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바람이 시원하다고 느끼는 것은 시인이며 수면과는 무관하다. 여기서 물은 사실 호숫가란 뜻으로 다시 말해 번잡한 시내가 아닌 한적한 교외란 뜻을 함축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시인이 가리키려는 실질은 바로 명리(名利)를 모두 내려놓은 일종 자신의 경계(境界)이다.

“이러한 해맑은 뜻 헤아려보면 아는 사람 적으리라(一般清意味,料得少人知)”

‘해맑은 뜻(清意味)’에는 한여름의 서늘한 바람이란 뜻이 담겨 있다. 여기서 ‘해맑은 뜻’에는 또 보다 깊은 내함이 숨어 있는데 중국인들은 평소 ‘마음이 조용해지면 저절로 서늘하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는 진정으로 서늘한 바람은 단지 수면위로 불어오는 바람이 아니라 또 내심의 그런 내려놓음이나 그런 소탈함을 말하는 것일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은 어느 계층에 속하든 모두 그 계층에서 명예를 추구하고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사람이 심정으로 이런 해맑은 뜻을 깨닫기란 아주 어렵다. 때문에 시인은 “헤아려보면 아는 사람 적으리라”라고 노래하게 된 것이다.

행복이란 사실 얻는 게 아니라 내려놓는 데 있다. 마음속에 품은 시의에 적절하지 않은 그런 추구를 내려놓으면 자연히 자재(自在)해진다. 소옹의 이 시는 바로 이런 일종의 경계를 체현한다.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272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