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심련(心蓮)
【정견망】
최근 업무를 추진하다 일부 난관을 만났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늘 돌파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다. 잠시 쉬고 잠시 멈춰 진정으로 마음을 조용히 하고 한번 생각해보니 머릿속에 한마디 구절이 떠올랐다.
“못에 가서 물고기를 탐내는 것보다는 물러나서 그물을 뜨는 것이 더 낫다(臨淵羨魚,不如退而結網)”
나는 문득 이 물러날 ‘퇴(退)’자가 아주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전에는 그저 물러나서 그물을 뜨는 것은 더 큰 목표를 위해 행동하는 것으로 여겼고 전체적으로 물러나는 것보다 오히려 전진에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전과 좀 다른 감오(感悟)가 생겼다.
생각해보면 고대에는 어느 업종에 종사하던 사람이거나 다 배우고 일하기 전에 우선 먼저 가부좌하고 마음을 조용히 했다. 이는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시간을 다그쳐 진도를 나가지 않고 물러나서 그물을 뜨는 것과 곡조는 달라도 같은 이치를 지닌다. 마음이 조용해지면 사람에게 지혜가 나오게 할 수 있고 조용해지려고 생각한다면 곧 한걸음 물러나 내심에서 진도나 목표에 대한 집념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관념이 형성한 간격을 돌파해야만 비로소 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에 도달할 수 있는데 때로는 이를 영감(靈感)이라 한다. 평소 빠른 속도의 업무생활 속에서는 이미 더는 ‘물러남’의 지혜를 체회(體會)할 수 없고 일률적으로 ‘전진(進)’을 추구하지만 도리어 진정한 방향을 잃는다. 우리가 한걸음 물러나서 ‘전진’에 대한 집념을 내려놓을 때에야 비로소 진정으로 활연하게 탁 트일 수 있다.
공자는 “삼십에 뜻을 세웠고 사십에 미혹이 없어졌으며 오십에 천명(天命)을 알았고 육십에 귀가 순해졌으며 칠십에 마음이 가는 대로 해도 법도를 어기지 않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것은 물러남의 지혜를 설명한 것이다.
현대인들은 보편적으로 청장년(靑壯年)시기야말로 사람의 일생 중에서 가장 발전적이고 가장 활력이 넘치는 시기라고 보며 반대로 노년기는 그저 여생을 보내는 거라고 여긴다. 그러나 공자가 한 이 구절 말의 의미는 오히려 정반대로 오직 세월의 연화를 거치고 점차적으로 집착을 벗어버린 후에야 사람은 비로소 서서히 내려놓고 발걸음을 늦출 수 있다. 어떻게 ‘물러나는가’ 알고 명리정(名利情) 등 외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을 때에야, 생명의 진정한 지혜가 비로소 펼쳐져 나올 수 있고 비로소 마음 가는 대로 할 수 있게 된다.
잘못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물러나 잘못을 보완할 것을 생각하고, 모순 앞에서 시비를 다투지 않고 한걸음 물러나면 그야말로 넓고 큰 세상이다. 성과 앞에서 명리를 다투지 않고 공을 이루고 물러날 수 있다.
그러므로 물러남이란 일종의 소탈함이자 일종의 지혜이자 더욱이 일종의 경계(境界)다. 한 사람이 본성을 지킬 수 있고, 겸손과 물러남을 알아 세속에 구애되지 않고 초연할 수 있다면 그럼 반드시 주변의 작은 산들을 둘러보는 우뚝 선 태산처럼 될 것이다. 그때면 당신을 곤혹하게 하거나 또는 돌파할 수 없는 무슨 어려운 문제가 또 있을 수 있겠는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6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