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九海)
【정견망】
바라화(婆羅花)는 마치 결백하고 흠 없는 ‘선령(仙靈 선계의 생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난 것처럼 보이다. 너무나 작기 때문에 사람의 눈을 빼앗는 화사한 아름다움은 없지만 오히려 세상을 놀라게 하는 찬사를 받으니, 이 꽃의 출현은 전 세계의 말문을 막히게 하는 수수께끼였다. 세간의 그 어떤 꽃도 비교할 수 없는데 왜냐하면 이 꽃은 인간세상에서 유래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종 신비감이 저절로 생겨나 사람들에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친근감과 아득함을 느끼게 한다.
여기서 친근감을 느끼는 건 사람의 명백한 일면이고 아득함을 느끼는 것은 사람의 일면이다. 내 생각에는 오직 한 가지 해석만이 통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대궁(大穹) 우주 각 천국의 성스런 전당에서 내려온 생명이다. 생각하고 생각해서 마치 기억을 되감는 것처럼 천상으로 돌아간다면 마치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것처럼 편안하고 만족을 느끼게 하는데 바로 이런 관계 때문에 마음속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바라화 꽃의 아름다움은 사실 인간세상에서는 완전히 감상할 수 없고 바라화 꽃의 영광은 인간세상에서 정의할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바라화 꽃의 뿌리가 인간세상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멀리서는 거의 꽃의 존재를 볼 수 없고 가까운 곳에서는 마치 흰점이나 광점(光點)처럼 보인다. 좀 더 다가가면 일종의 기적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극히 세밀하고 극히 작지만 오히려 순결한 꽃을 품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경외감이 들게 한다. 멀리서는 볼 수 없고 오직 가까이 다가가야만 감상할 수 있다.
여름에 피는 연꽃은 큰 녹색 잎과 함께 자재하고 편안하며 표일한 자태의 꽃으로 세인들에게 청정함을 느끼게 한다. 꽃이 가볍고 부드러운데도 연꽃의 흔들림을 지켜주는 것은 바로 둥글고 곧은 뿌리줄기인 것을 볼 수 있고 또 수염뿌리가 진흙 속에 깊이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바라화에 투명한 유리 같은 줄기가 있지만 뿌리는 어디에 있는가? 만약 본래 인간 세상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럼 자연히 인간 세상에 의지해 영양을 공급받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 진짜 뿌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찾아본다면 아마도 우리가 온 곳과 동일한 곳에서 왔을지 모른다.
손에 보서(寶書)를 받쳐 들고 천국을 그리워하며 처음처럼 정결(淨潔)할 수 있다면 구름타고 날아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7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