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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요부(寒窯賦)》가 진정으로 표현한 것

청풍(清風)

【정견망】

《한요부(寒窯賦)》는 《파요부(破窯賦)》라고도 하는데 북송의 재상을 지낸 여몽정(呂蒙正)의 작품이다. 먼저 원문 번역을 감상해보자.

하늘에 예측할 수 없는 풍운(風雲)이 있다면
사람에게는 아침저녁으로 화복(禍福)이 있네.
지네의 발이 많다 한들 뱀을 따르지 못하고
수탉은 큰 날개를 가졌지만 나는 데는 갈가마귀를 앞지르지 못하네.
말은 천리 길을 갈 수 있지만 사람이 타지 않으면 스스로 갈 수 없고
사람에게 하늘을 찌르는 뜻이 있어도 운(運)이 없으면 스스로 통할 수 없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부귀로도 마음을 어지럽힐 수 없고
가난하고 천하다 하여 뜻을 바꿀 수 없다네.

문장이 세상을 덮었던 공자(孔子)도 진(陳)나라에서 재앙을 겪었고
발군의 무략(武略)을 지녔던 강태공(姜太公)도 위수에서 낚싯대를 드리웠지.
안연(顏淵)이 단명했다고 해서 남달리 흉악한 무리는 아니었고
도척(盜跖)이 장수했다 해도 어찌 선량한 무리였겠는가?
요(堯)임금은 밝은 성인이셨지만 오히려 불초한 자식(단주)을 낳았고
고수(瞽叟)는 어리석고 미련했지만 오히려 큰 효자(舜)를 낳았다네.
장량(張良)은 원래 벼슬 없는 포의(布衣)였고
소하(蕭何)는 현의 하급 관리였다네.
안자(晏子)는 5척이 안 되는 작은 키에도 제(齊)나라 재상에 봉해졌고
제갈공명(諸葛孔明)은 초가집에서 은거했지만 촉한(蜀漢)의 군사(軍師)가 되었다네.

서초패왕 항우(項羽)는 비록 영웅이었지만 패배하여 오강(烏江)에서 자진했고
한고조 유방(劉邦)은 비록 미약했지만 끝내 만리강산(萬里江山)을 차지했다네.
이광(李廣)은 활로 범을 쏘는 위세를 보였으나 늙어서도 봉작이 없었고
풍당(馮唐)은 비범한 재능을 지녔지만 한평생 불우했다네.
한신(韓信)은 때를 만나지 못했을 때 하루 세끼도 먹지 못했지만
때를 만남에 이르러 허리에 석 자의 옥도장을 찼으나
일단 때가 쇠하자 여인의 손에 죽고 말았네.

처음에 가난했으나 나중에 부유해지는 경우도 있고
늙어서 건강한 반면 젊은데도 쇠약한 경우도 있다네.

배에 문장이 가득해도 백발이 되어서도 의외로 급제하지 못하는가 하면
재주가 엉성하고 학문이 얕은데도 어린 나이에 급제하여 등과하기도 하네.
깊은 궁원에 있던 미인이 운이 다하여 도리어 기녀나 첩실이 되기도 하고
풍류를 일삼던 기방의 여인이 때가 오면 사대부의 부인이 되기도 하네.

청춘 미녀가 오히려 어리석고 미련한 남편을 구하고
준수한 낭군이 도리어 거칠고 못생긴 아내와 짝이 되네.
교룡(蛟龍)이 때를 만나지 못하면 물고기와 새우들 사이에서 몸을 잠기고
군자도 때를 잃으면 소인 아래에서 두 손을 맞잡고 몸을 굽혀야 하네.

의복이 비록 해어져도 언제나 예의 바른 몸가짐을 잃지 않으며
얼굴에는 걱정 어린 표정을 띠어도 매양 편안한 생각을 품네.
불우한 때를 만나면 그저 가난을 편안히 여기고 분수를 지키며
마음에 속임이 없으면 반드시 억눌림에서 벗어나 활개를 펴게 되네.
처음에 가난해도 군자는 자연스럽게 뼈대를 생성하고
갑자기 부자가 된 소인은 주리고 헐벗은 몸을 벗어날 수 없네.

하늘이 때를 얻지 못하면 해와 달이 빛을 잃고
땅이 때를 얻지 못하면 초목이 자라지 않으며
물이 때를 얻지 못하면 풍랑이 고르지 않고
사람이 때를 얻지 못하면 좋은 운이 통하지 않네.
복록(福祿)에 뜻을 두어도 운명(命)에 이미 안배되어 있으니
부귀를 바라지 않는 이 누가 있겠는가?
사람이 타고난 팔자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어찌 공경(公卿)과 장상(將相)이 되겠는가?
내가 전에 낙양에 살 때
아침에는 절에서 먹을 것을 구하고 저녁이면 허물어진 도자기 가마에서 잠을 잤었네.
옷을 생각해도 그 몸을 가릴 수 없었고 음식을 생각해도 배고픔을 다스리지 못했네.
윗사람은 나를 미워했고 아랫사람은 나를 싫어했으며
사람들은 나한테 천하다고 말하면서 나만을 경멸했네.

지금은 조당(朝堂)에 있으면서 관직은 최고위직에 올랐고 지위는 삼공에 이르렀지.
비록 한 사람 아래에서 몸을 굽히지만 직위는 만인의 위에 있네.
백관들을 통솔하는 지휘봉을 지녔고, 비루하고 인색함을 징계하는 칼을 가졌지.
옷은 생각만 하면 천 상자의 비단이 있고 먹을 것을 생각하면 진수성찬이 있네.
밖에 나가면 장사(壯士)들이 채찍을 잡고, 집에 들어오면 미인이 술시중을 든다네.
윗사람은 나를 총애하고 아랫사람이 나를 옹위하니
사람들은 나를 두고 귀하다고 하지만 내 능력이 아니라네.
이것은 바로 때(時)요, 운(運)이요, 명(命)이라.

오호라.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부귀하다고 다 누릴 수 없고 빈천하다고 스스로 업신여길 수 없으니
천지가 순환하여 한 바퀴 돌아 다시 시작하기(天地循環,周而復始)를 기다릴지어다.

이 문장은 천년간 유전되어 온 천고(千古)의 기문(奇文)으로 불린다. 속인들은 일반적으로 이 글에서 인생의 운명과 천지자연이 변화하고 순환하는 사상을 분석했으며, 비참했다가 부귀해진 자신의 경험에서부터 시작해 역사상 유명했던 여러 사람들의 각종 운명과 고난을 열거해 이 세상 인생의 기복을 설명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실제로 이 글의 저자는 조정에 숨은 득도(得道)한 고인(高人)이다. 그의 수련 층차는 상당히 높다. 본문은 바로 저자가 아주 높은 층차에서, 다시 말해 속인을 초월한 수련 층차에서 사람의 운명을 바라본 것이다.

그가 본 사람의 인생은 잘 안배되어 있는데 이 안배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안배된 것이 아니라 사람의 업력에 따라 안배된 것이다. 즉, 사람의 일생은 사전에 잘 배치된 극본에 따라 연기하는 것으로 소위 사람이 하늘을 싸워 이긴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동시에 속인 사회의 미혹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이런 안배는 종종 겉보기에는 사람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때문에 “배에 문장이 가득해도 백발이 되어서도 의외로 급제하지 못하는가 하면 재주가 엉성하고 학문이 얕은데도 어린 나이에 급제하여 등과하기도 하네.”라고 한 것이다.

속인들은 이 문장을 ‘숙명론(宿命論)’이란 세 글자로 총괄한다. 이 평가는 어떤 각도에서 보자면 사실 틀린 게 아닌데 저자는 확실히 숙명론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숙명론 자체는 완전히 정확한 것으로 단지 무신론에 세뇌당한 현대인들이 이해하지 못할 뿐이다.

저자는 북송의 재상을 지낸 인물로 문장에 대한 공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때문에 문장이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사용된 전고(典故)도 적당하며 문장구조도 조화롭고 치밀하다. 또 아주 깊은 이치를 쉽게 표현하고 분명하게 분석해 냈는데 읽어보면 낭랑하게 읊조릴 수 있다. 이 역시 이 문장이 천년 넘게 유전되어 온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문학적인 수법으로 사람의 인생은 이미 잘 정해져 있다는 이런 이치를 설명했기 때문이다. 문장에 나오는 모든 사례는 다 이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그가 본 한 가지 장면은 바로 복분(福分)은 점차적으로 소모되며, 사람이 고생을 겪는 과정 속에서 또 업력(業力)을 없앨 수 있으며 이런 업력이 다시 복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누적되면 표현되어 나오는데 그들은 이곳에서 가라앉으면 저곳에서 자라나며 끊임없이 윤회한다.

그러므로 마지막에 “오호라.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부귀하다고 다 누릴 수 없고 빈천하다고 스스로 업신여길 수 없으니 천지가 순환하여 한 바퀴 돌아 다시 시작하기(天地循環,周而復始)를 기다릴지어다.”라고 한 것이다.

본문은 겉으로 보면 아주 통속적이지만 사실 기점(基點)이 아주 높은데 속인의 각도에서는 진정으로 이해할 방법이 없다.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279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