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纖纖)
【정견망】
요즘 ‘성신대해(星辰大海 역주: 원래는 별과 큰 바다란 뜻인데 원대하고 위대한 목표란 뜻으로 많이 사용됨)’란 단어가 유행하는데 아마도 미래와 관용 내지는 자신이 동경하는 생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삼국 시기 조조(曹操)의 시 《관창해(觀滄海)》야 바로 성신대해를 노래하고 있다. 전체 시는 모두 56자다.
동쪽 갈석산에 올라
푸른 바다를 바라보니
물결이 어찌나 잠잠한지
산과 섬 우뚝 마주섰네
수목이 빽빽이 자라
온갖 풀은 무성한데
쓸쓸한 가을바람에
큰 파도 용솟음치네
해와 달의 운행
그곳에서 나오는 듯
빛나는 은하수도
그곳에서 솟는 듯아
지극한 행복이여
마음껏 뜻한 바를 노래해보세
東臨碣石 以觀滄海
水何澹澹 山島竦峙
樹木叢生 百草豐茂
秋風蕭瑟 洪波湧起
日月之行 若出其中
星漢燦爛 若出其裡
幸甚至哉 歌以詠志
1. “동쪽 갈석산에 올라
푸른 바다를 바라보니
물결이 어찌나 잠잠한지
산과 섬 우뚝 마주섰네
수목이 빽빽이 자라
온갖 풀은 무성한데
쓸쓸한 가을바람에
큰 파도 용솟음치네”
처음 이 시를 읽을 때는 외우기 힘든 여겼는데 그가 성신대해를 썼다는 것을 깨닫고 보니 한결 쉬워졌습니다.
시인은 갈석산(碣石山)에 올라 광활한 바다를 보고 싶었다. 시인이 본 것은 끝없이 넓은 광활한 바다와 또 작은 섬들이었다. 무성한 나무와 각종 수초들이 들어왔고 쓸쓸한 가을바람에 바닷물이 시인이 서 있는 쪽으로 밀려오니, 거센 파도가 자신의 가슴 깊은 곳을 치는 듯했다.
여기서 “큰 파도 용솟음치네”란 구절이 감동을 주는데 마치 큰 물결처럼 자신의 내심에 용솟음친다. 이 충격은 자신의 내심 깊은 곳을 진감(震撼) 시키기에 충분하다. 사람의 마음은 매우 깊은 것 같고 심지어 먼 미시적 세계로 통하는 것 같다. 때문에 소위 “사람 마음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
2. “해와 달의 운행
그곳에서 나오는 듯
빛나는 은하수도
그곳에서 솟는 듯아
지극한 행복이여
마음껏 뜻한 바를 노래해보세”
마치 해와 달이 바다에서 나온 것 같은데, 찬란한 성공(星空 별이 빛나는 하늘)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시인이 말하고자 한 의도는 바다는 너그럽고 광활하기에 만물을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시인의 신분은 한(漢)의 승상(丞相)이었다. 중국 속담에 “승상의 뱃속에선 배를 띄울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바로 포용력이 아주 큰 것을 가리킨다.
시인은 자신의 역할을 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 구절 “마음껏 뜻한 바를 노래해보세”는 자신의 지향이 원대함을 말하는데 다시 말해 바다처럼 너그럽고 별처럼 원대(遠大)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요즘 사람들이 ‘성신대해’를 애정(愛情)에 비유한 것은 너무 협소한 것 같다. 조조의 ‘성신대해’는 천하 창생(蒼生)을 포함한 것으로 그야말로 진정하게 원대한 포부였다.
사실 역사상의 인물인 조조는 포용력이 대단히 컸다. 소위 “서서(徐庶)가 조조 진영에 들어가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음”에도 조조는 마찬가지로 관대하게 대했다. 우리가 소설에서 본 것처럼 어질고 능력 있는 인물들을 질투하는 속이 좁은 위인이 아니었다. 물론 총명한 그런 사람들이라면 조조는 더욱 사양하지 않았을 것이다.
후대에 흔히 억울한 죽음으로 꼽히는 양수(楊修)의 죽음 역시 조조의 책임이 아니다. 이들 역사 인물들은 사실 모두 문화를 창조한 것으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수련의 각도에서 문제를 본다면 수련인은 더욱 관대해야 한다. 마음속에 마땅히 별처럼 바다처럼 크고 원대한 포부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아득히 먼 별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집이기 때문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4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