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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조(唐朝) 시인 이백 및 시가(詩歌) 감상 (7)

명월(明月)

【정견망】

5. 중년 작품 《월하독작(月下獨酌)과 장년 작품 《장진주(將進酒)》

검(劍)과 술은 고대 도가(道家) 수련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검을 사랑한 외에도 이백은 또 술을 사랑한 애주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작품에서는 곳곳에 ‘술[酒]’이란 글자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고 천고명편(千古名篇)으로 꼽을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장진주(將進酒)》와 《월하독작(月下獨酌)》 두 편이다.

여기서는 먼저 《월하독작(月下獨酌)–달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을 감상해보자.

월하독작(月下獨酌)

꽃 사이에 술 한 병 놓고 벗도 없이 홀로 마신다.
잔 들어 명월을 맞으니 그림자 비쳐 셋이 되었구나.
달은 본래 술을 못하고 그림자는 그저 흉내만 낼 뿐.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하며 봄날을 마음껏 즐겨보노라.
내가 노래하면 달은 서성이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 어지럽네
취하기 전엔 함께 즐기지만 취한 후에는 각기 흩어지네.
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귐 길이 맺어 아득한 은하에서 다시 만나길.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舉杯邀明月(거배요명월)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月既不解飮(월기불해음)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行樂須及春(행락수급춘)
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 我舞影零亂(아무영영란)
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 醉後各分散(취후각분산)
永結無情遊(영결무정유) 相期邈雲漢(상기막운한)

이 시는 대략 천보(天寶) 3년(744년) 만들어졌는데 당시 이백의 나이는 43세로 장안(長安)에서 한림(翰林)으로 있을 때다. 이백은 이때 비록 관료사회에 들어오긴 했지만 심정은 고독하고 괴로웠다. 그는 이때 아직 타락하거나 시류에 영합하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자유와 심령(心靈)의 해탈을 추구했다. 때문에 유독 태양을 찬양하거나 달을 노래한 작품들이 많다.

이백은 태양과 달에 대해 아주 특별한 정취를 지닌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허(許)씨 부인 소생의 딸 이름을 평양(平陽)이라 했고 아들의 아명(兒名)을 명월노(明月奴)라 했다. ‘평양’에서 양(陽)은 태양을 뜻하고 ‘명월노’에는 직접 ‘명월’이란 두 글자가 들어 있다. 아들 이름은 나중에 백금(伯禽 역주: 주공의 아들과 이름이 같다)으로 고쳤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이백이 장안에서 한림으로 있을 때의 심정과 사상을 느낄 수 있다.

이백은 달그림자를 벗 삼아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의 특이한 장면을 표현했다. 시인은 명월(明月)을 자신과 대화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벗으로 삼아 함께 술 마시고 노래하며 춤도 춘다. 하지만 달은 술을 마실 수 없고 그림자는 몸을 따라다니기만 할 뿐이라 시인의 고독(孤獨)을 더욱 부각시킬 뿐이다. 하지만 시인은 청고(淸高)하기에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비록 달은 술을 마시지 못하고 그림자는 몸을 따라다닐 뿐이지만 그래도 높은 달과 몸 그림자가 서로 어울려 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함을 방해하진 않는다.

시 전체적으로는 모임으로 흩어짐을 표현하고, 움직임으로 고요함을 표현하며, 떠들썩함으로 고독을 표현해 강렬한 예술효과를 얻었다.

“취하기 전엔 함께 즐기지만 취한 후에는 각기 흩어지네(醒時相交歡,醉後各分散)”는 사람이 세상에 살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와 같지 않은 적이 없으니 태어나면 서로 모이고 죽으면 이별하기 마련이다.

이는 마치 소동파(蘇東坡)가 말한 “여산의 진면목을 알지 못하는 것은 단지 몸이 이 산속에 있기 때문(不識廬山真面目,只緣身在此山中)”이라고 한 것과 같다. 사람과 사람 관계의 본질을 이렇게 똑똑히 볼 수 있다면 활달(豁達)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일종의 고독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홍루몽(紅樓夢)》에서 파족도인(跛足道人 절름발이 도인)의 《호료가(好了歌)》는 인생의 깨어있음과 술에 취함, 만남의 기쁨과 헤어짐에 대해 보다 심도 있고 세밀하게 표현한다. 겉으로는 소극적으로 보이지만 실질은 인생에 대해 진실하고 냉정하며 초탈한 인식이다.

(계속)

 

원문위치: https://www.minghui.org/mh/articles/2012/1/15/25052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