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
【정견망】
한때 ‘인간 전염병의 궁극적인 악마 중 하나’, ‘지구를 파괴하는 가장 무서운 역병 중 하나’로 불렸던 콜레라는 비브리오 콜레라 균주의 장내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전염성 설사병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발병이 급하고 심한 경우 하루에 십여 번 설사를 하며 심지어 생명을 위협한다.
콜레라는 중국 고대 왕조에서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그러나 고대에서 말하는 콜레라(곽란)는 일반적으로 여름과 가을에 급성 위장염이나 세균성 식중독을 의미하며, 현대 의학에서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 병은 중국 동남부 지역에서 ‘전근곽란(轉筋霍亂)’, 또는 ‘조각사(吊脚痧)’ 등으로 불린다.
청나라 양공진은 《권계록》에서 도광 2년(1822) 여러 성에서 발발한 후 나타난 기이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그 당시 여러 성에서 전염병이 크게 번졌고, 이 “전근곽란”은 광동성 남웅에서 시작되어 이후 강서성과 절강성으로 전파되었으며, 이후 안경, 남경 등 장강 하류 지역으로 확산되어 경성에 이르렀다. 감염된 사람이 발병할 때 먼저 발이 아프고, 곧이어 근육과 맥박이 두드러진다. 이것이 바로 “전근곽란” 또는 “조각사”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환자는 빨리 사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족 중 여러 명이 감염돼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 당시 도수전이라는 사람이 주인을 따라 북경에 갔다가 집에 들러 잠시 머물렀다. 그의 가족 중 많은 친척들이 병에 걸려 사망했으며, 조문하는 일은 거의 매일 일어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사돈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사돈집에 갔는데, 생일 국수를 먹고 있을 때 술자리에서 두 사람이 갑자기 병에 걸려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차례로 사망했다.
또 하루가 지나서 어느 손님이 찾아왔고, 그는 곧이어 가마를 타고 답방했다. 도중에 앞서 가던 가마꾼이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아 급히 대체할 사람을 찾았지만, 대체자가 오기도 전에 그 가마꾼은 죽었다.
도수전의 집 옆에는 서당이 하나 있었는데, 일곱 학생 중 사흘 만에 네 명이 죽었고, 서당선생과 세 학생만 무사했다. 전염병의 유행과 빠른 확산과 사망은 모든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아침에 저녁을 보장할 수 없었다.
전염병이 가장 심각한 소주에 어느 날 갑자기 한 거지가 찾아왔다. 가슴에는 작은 명패가 걸려 있었는데, 그 위에는 “조각사 응급처치”라고 적혀 있었다. 그의 방법은 바늘로 두 개의 종아리를 찔러 통증을 느끼고 새빨간 피가 나오면 치료할 수 있으며,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검붉은 피가 나오면 치료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그의 모습을 보고 그가 무슨 능력이 있는지 믿지 않았지만, 극빈한 사람들은 거지에게 침을 맞고 나은 후 거지의 명성이 점점 더 널리 퍼졌고, 집집마다 앞다투어 거지를 청해 병을 치료하게 되었다. 거지는 질주하는 가마를 타고 집집마다 찾아갔다. 그는 주야로 쉬지 않고 가마 속에서 먹고 잤다.
완치된 환자가 거지를 위해 거액의 사례금을 주려 했지만 거절했으며 거듭 부탁하자 모자와 옷을 받아들였지만 다시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내주었다.
항주 사람들은 거지의 기이한 일을 듣고 즉시 사람을 보내 청했지만, 소주 사람들은 거지를 놓아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서, 소주의 역병 상황이 점차 진정되고 환자가 거의 없게된 후에야 거지가 항주에 와서 백여 명을 치료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어떠한 사례도 받지 않았다.
그해 겨울이 되자, 역병이 끝나고 거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거지는 아마도 신명의 화신으로, 인간 중생의 고통을 구하러 온 것 같다. 치유될 수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덕행이 있고 하늘의 연민을 받은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6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