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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은 동으로 흘러가며”의 영웅적 기백과 “어찌 인간 세상과 같으랴”의 무력

섬섬(纖纖)

【정견망】

소동파(蘇東坡)는 송사(宋詞) 대가이자 중심인물이다. 중국 시의 역사에서 호방한 기개를 논하자면 당(唐)의 이백과 송(宋)의 소동파를 꼽을 수 있는데 두 사람 각자 나름 장점이 있다. 이백의 시풍이 속세를 떠난 듯 표일(飄逸)하기에 ‘시선(詩仙)’이란 존칭을 얻었다면 동파의 사(詞)는 인생을 담담히 바라보는 활달한 흉금을 보여준다.

동파의 사는 꽤 많지만 호방한 기개를 말하자면 당연히 《염노교(念奴嬌)•적벽회고(赤壁懷古)》 전반부를 꼽을 수 있다.

장강은 도도히 동으로 흘러가며
그 물결이 천고의 풍류인물을 깡그리 쓸어 갔구나
옛날 보루 서쪽은 사람들이 말하길
삼국시대 주랑(周郞 주유)의 적벽이라네
뾰족한 바윗돌 하늘을 찌르고
놀란 파도는 강 언덕을 두들기며
천 무더기 눈더미를 말아 올리네
이런 그림 같은 강산에
한때 얼마나 많은 호걸들이 있었을까?

大江東去,浪淘盡,千古風流人物。
故壘西邊,人道是,三國周郎赤壁。
亂石穿空,驚濤拍岸,卷起千堆雪。
江山如畫,一時多少豪傑。

이 작품에서 시인은 천고에 유명했던 삼국시대 영웅들이 일시적으로 패자(霸者)를 칭했지만 역사속에서 결국 사라졌음을 말한다. 강산은 그대로 있지만 사람의 일은 이미 다 사라졌다. 이는 시인이 인생에 대한 사고이자 질문이다. 사람이 평생 명예와 이익을 쫓는다 한들 결국 얼마나 얻는가? 오늘날의 말로 하자면 시인은 인생을 반성하고 있다.

반면 동파는 또 아름다운 것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조가두(水調歌頭)•명월기시유(明月幾時有)》다.

밝은 달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술잔 들고 푸른 하늘에 물어보네.
하늘에는 궁전이 있는지 오늘 밤은 어느 해인가?
바람 타고 돌아가고 싶지만
다만 옥으로 지은 궁이 높아
추위를 이기지 못할까 두려울 뿐이네.
달빛 아래 그림자는 춤추며 노는데
어찌 인간 세상과 같으랴?

달이 붉은 누각 돌아 비단 창가에 내리 비치니 잠을 이룰 수 없네.
달은 내게 한이 없을 터인데 어이하여 이별할 때면 둥근 것일까?
사람은 슬픔과 기쁨 만남과 헤어짐이 있고
달은 밝고 어둡고 둥글고 이지러짐 있으니
이런 일은 예부터 완전하기 어려워라.
단지 내가 바라는 건 오래도록 천리 밖에서 달빛을 함께 보고픈 것이라네.

明月幾時有?把酒問青天。
不知天上宮闕,今夕是何年。
我欲乘風歸去,又恐瓊樓玉宇,高處不勝寒。
起舞弄清影,何似在人間。

轉朱閣,低綺戶,照無眠。
不應有恨,何事長向別時圓?
人有悲歡離合,月有陰晴圓缺,此事古難全。
但願人長久,千裏共嬋娟。

시인은 천궁(天宮)의 아름다움을 동경하면서, 왜 “어찌 인간 세상과 같으랴?”라는 구절을 덧붙였을까? 아마도 이는 얻으려 해도 얻을 수 없는 무력감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 전설에 따르면 동파는 전생에 승려였지만 색계(色戒)를 어겨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따라서 그의 마음속에 여전히 천궁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었던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시인이 “단지 내가 바라는 건 오래도록 천리 밖에서 달빛을 함께 보고픈 것이라네.”라고 말했을 때, 인간 세상이 무상(無常)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감을 어찌 몰랐겠는가? 바로 이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오래도록”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이는 아마 당시 일종 모순적이면서도 따뜻한 심경(心境)을 반영한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시인 소동파의 깨달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은 바로 《제서림벽(題西林壁)》이다.

앞에서 보면 산줄기 옆에서 보면 봉우리
멀리서 가까이서 높은 데서 낮은 데서 그 모습 제각각일세
여산의 참모습을 알지 못함은
단지 이 몸이 산 속에 있기 때문이라네

橫看成嶺側成峰
遠近高低各不同
不識廬山真面目
只緣身在此山中

사람이 세상에 사는 것은 마치 미로 속에 있는 것과 같고,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지만 전체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왜 이럴 수 있는가? 우리 몸이 중간에 있기 때문인데 환경에 쉽게 눈이 가려져 스스로 진상(真相)을 보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아마 현재 있는 환경을 진정으로 벗어나야만 진정으로 깨어날 수 있을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8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