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淸風)
【정견망】
금슬은 어이하여 오십 줄이런가
현하나 발하나에 꽃다운 시절이 생각나누나.
장자는 새벽 꿈속에 나비가 되었고
망제는 봄 마음을 두견새에게 기탁했나보다.
푸른 바다 달빛 밝은데 진주는 눈물을 흘리고
남전땅 햇살 따뜻하면 옥에서 연기가 난다지.
이런 정도 언젠가 추억이 되길 바랐는데
그때는 단지 참으로 망연했었네.
錦瑟無端五十弦,一弦一柱思華年。
莊生曉夢迷蝴蝶,望帝春心托杜鵑。
滄海月明珠有淚,藍田日暖玉生煙。
此情可待成追憶?只是當時已惘然。
예전에 이 시를 읽을 때는 단지 슬픈 정서를 표현한 것으로만 생각했다. 최근 다시 이 시를 읽으며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히고 반복해서 음미해 보니, 시인이 진정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은 속인의 사랑, 증오, 애정, 원한에 대한 추억이 아니라, 정(情)의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으나 방법을 모르고, 생명의 윤회를 초월하고 싶으나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미망(迷妄)이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창천(蒼天)에게 묻는다.
“저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람이란 바로 정(情)을 위해 산다. 이상은(李商隱)은 평생 고난으로 점철되었고, 이 시는 그의 만년 작품이다. 그래서 역대 이 시에 대한 해석은 모두 사람의 정을 벗어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죽은 아내에 대한 애도라고 했고, 어떤 이는 그리워하지만 만나지 못하는 고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며, 또 어떤 이는 시인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 것이라고 말한다.
당대(唐代)에는 사회 전체에 수련 분위기가 아주 짙어서 비록 쉽게 설법해 주는 이는 없었지만, 근기가 좋은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상은 역시 그중 하나다.
“금슬은 어이하여 오십 줄이런가
현하나 발하나에 꽃다운 시절이 생각나누나.”
이 서두 부분은 분명히 슬픈 정서가 있다.
“장자는 새벽 꿈속에 나비가 되었고
망제는 봄 마음을 두견새에게 기탁했나보다.”
이 두 구절에는 두 가지 전고(典故)가 포함되어 있다. 장주(莊周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은, 사실 그가 꿈속에 원신(元神)이 신체를 떠나 다른 공간에서 마음대로 변신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망제가 두견새로 환생하는 것도 수련의 관점에서 보면 흔한 일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일이 속인 층차에서는 아주 신비하게 보인다.
이상은이 이 두 전고를 인용한 것을 보면 사실 그의 근기가 아주 좋고 또 오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이미 자신이 정에 얽매이는 것이 옳지 않음을 깨달았으며, 자신에게 보다 좋은 내원과 귀착할 곳이 있으니 이곳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이 이 정을 위해 사는 것인가?
“푸른 바다 달빛 밝은데 진주는 눈물을 흘리고
남전땅 햇살 따뜻하면 옥에서 연기가 난다지.”
여기에도 두 가지 전고가 등장한다. 인어의 눈물이 진주가 되고, 따뜻한 옥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는 것이다. 달빛이 밝을 때 인어가 눈물을 흘리면 진주가 되고, 날씨가 따뜻할 때 남전 옥이 정기(精氣)가 공중으로 피어오른다. 여기서 본래 의도는 대상 자체가 아니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공령(空靈)하고 아득한 경지에 있다. 시인은 이 정에 얽매이지 않고 벗어나고 싶지만, 어디서 손을 대야 할지 모른다. 과거를 돌아보면 슬프지만 그렇다고 미래가 보이진 않는다. 이런 마음의 모습이 두 가지 전고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이런 정도 언젠가 추억이 되길 바랐는데
그때는 단지 참으로 망연했었네.”
이 감정들은 당시에도 망연했지만, 지금 회상해 보니 더욱 그렇다.
여기서 시인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정에 집착하는 그 자체를 표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에서 뛰쳐나와 그것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나는 왜 이런 것들에 얽매여야 하는가? 내 생명의 본원에는 이런 것들이 없는데, 과연 누가 내게 초탈(超脫)하는 법을 알려줄 수 있을까? 진정으로 초탈한다면, 내가 귀착할 곳은 또 어디에 있는가?
시인이 이런 질문을 제기했기에, 이 시의 층차 역시 초상(超常)적이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이 속인의 각도에서 바라볼 때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진 것이다. 그러나 속인의 정을 초월하려면 오직 수련뿐이다. 오늘날 파룬따파(法輪大法)가 널리 전해져 우리에게 진상을 알려주고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83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