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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참되고 순수한 우정——이함용의 《방우인불우》 해설

청풍

【정견망】

문을 나서면 절친한 벗이 없어,
움직였다 하면 바로 그대의 집이라네.
빈 뜰에는 대나무만 우거졌는데,
어느 절의 꽃을 보러 갔는가.
어린 아이는 마땅히 지팡이를 받들었을 것이요,
어린 딸은 차 올리는 법을 배웠겠지.
시 읊고 글 남긴 곳에,
이끼 낀 섬돌 위로 햇살이 비끼네.

出門無至友,動即到君家。
空掩一庭竹,去看何寺花。
短僮應捧杖,稚女學擎茶。
吟罷留題處,苔階日影斜。

—《방우인불우(訪友人不遇)–벗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다》

이함용(李咸用)은 당대(唐代) 시인으로 생몰년은 미상이다. 본관은 농서(隴西, 지금의 감숙 임조臨洮 사람)다.

우정은 인류에게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진지한 우정은 더욱 얻기 어렵고 귀하다. 중국 고대에는 사람들의 도덕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았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우정이 비교적 순수했다. 이 시는 바로 이러한 상황을 진실하게 묘사하고 있다. 전편에 백묘(白描) 기법을 사용했으며 문자가 솔직하고 평이하여 과도한 해석이 필요 없다. 이는 벗의 집을 찾아갔으나 벗이 부재중이었던 짧은 경험을 쓴 것이다.

이와 대응하는 것으로 벗을 청했으나 벗이 오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바로 조사수(趙師秀)의 《약객(約客)》이다.

황매철이라 집집마다 비가 내리고,
푸른 풀 연못에는 곳곳에 개구리 소리.
약속한 이는 밤이 깊도록 오지 않아,
한가로이 바둑알 두드리니 등잔 불꽃이 떨어지네.

黃梅時節家家雨
青草池塘處處蛙
有約不來過夜半
閑敲棋子落燈花

이 두 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전자는 벗과 사전에 약속하지 않고 직접 찾아갔으니 두 사람의 우정이 깊고 저자의 품성이 솔직함을 알 수 있다. 후자는 약속했음에도 벗이 오지 않은 경우다. 전자는 벽에 시를 남겼고 후자는 한가로이 바둑알을 두드렸는데, 두 사람 모두 담박하고 평화로운 심태를 보여주었다.

왜 이럴 수 있는가? 그것은 그들이 벗과 나누는 사귐이 물처럼 맑은 군자의 사귐이었으며, 어떠한 이익 관계도 얽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두 시는 문자가 간결하고 아름다우며 섬세하고 생동감 있게 서로 대응한다. 단지 두 저자와 벗 사이의 우정을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고대 사회 전반의 인간관계가 대체로 단순하고 우호적이었음을 보여주는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물욕이 넘쳐나는 현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러한 순수한 우정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여전히 지닐 수 있겠는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2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