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법제자
【정견망】
내게는 줄곧 의식하지 못하는 어떤 마음이 있었는데, 의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연히 닦아 버릴 수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2차례 마음이 건드려진 일이 발생한 후에야 나는 비로소 이 방면의 일이 비록 작긴 하지만 닦아야 하며 이런 일에 부딪혀 말이 많아선 안 됨을 알게 되었다.
한번은 시장에 콩볶음(豆角)을 사러 갔는데 상인이 말했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은 거니까 사세요.”라고 했다.
“정말이에요?”
“친척이 집에서 키운 건데 다 먹지 못해서 나더러 팔아달라고 했어요.”
내가 콩볶음을 보니 꼬투리가 길고 또 깔끔해 보였다. 한움큼 집어 저울에 달았다. 바로 이때 한 중년여자가 다가오더니 내게 물었다.
“이 콩볶음 어때요?”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키운 거라는데 괜찮으니 당신도 사세요.”
그녀가 한 근에 얼마인지 가격을 묻자 상인이 “5위안입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그녀는 “비싸요, 좀 싸게는 안 되나요?”라고 했다. 상인은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화학비료로 키운 게 아니면 충분히 싼 가격인데 당신은 왜 불만인가?’
이에 그녀에게 말했다.
“다 이 가격이니까 그냥 사세요.”
그러나 중년여자는 기어코 4위안에 주지 않으면 사지 않겠다고 우겼다. 이때 상인도 화가 났는지 큰 소리로 말했다. “4위안은 안돼요. 내가 가져오는 가격이 3.8위안이라구요.”
이 말에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친척이 키운 거라면서요. 비밀이 탄로 났군요?”
집에 돌아온 후 줄곧 이 일에서 뭔가 마땅치 않다고 느꼈지만 배후에 어떤 사람 마음이 있는지 생각하지 않았고 그저 좀 우습게만 여겼다.
이틀 후 다시 시장에 반찬을 사러 나갔다. 한 아가씨가 두부를 팔고 있었는데 크고 색깔도 녹색이었다. 그러면서 모모 진(鎭)의 두부라고 했다. 그 진은 두부로 아주 유명한 곳이라 우리 지역보다 두부가격이 배는 비쌌다. 나는 일찍이 그곳에서 두부를 사본 적이 있다.
그래서 아가씨한데 한 덩이 달라고 하자 막 저울에 무게를 달았다. 이때 한 젊은이가 다가오더니 내게 물었다. “이 두부 어때요?”
나는 아무 생각도 없이 “맛있으니까 사세요.”라고 했다.
젊은이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보더니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내가 말했다.
“모모 진의 두부는 아주 유명한데 내가 먹어봤거든.”
그러자 그는 몸을 돌려 떠나갔다. 뭔가 화가 난 것 같았다. 아마도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하는 게 싫다는 의미로 보였다.
나는 크게 각성했고 즉시 자신을 반성했으며 단번에 나의 사람마음을 볼 수 있었다.
첫째 습관적인 태도 표시다. 나는 채소를 파는 상인과 모르는 사이이고 그녀 역시 나를 모른다. 그런데 나는 왜 굳이 나서서 상인의 입장을 대변했는가? 마치 자발적으로 상인을 선전한 것과 같은데 이런 습관적인 태도 표시는 자아(自我)이고 관념이 말을 하는 것이다. 남은 그저 한번 물어본 것에 불과한데 내 대답은 자아의 관념에서 상대방에게 추천했다. 이는 자신이 좋다고 여기는 것을 상대방에게 추천하는 것으로 마치 구세력이 억지로 더하는 것과 같다.
말 밖의 뜻이란 “내가 좋다고 하면 좋은 거니까 당신도 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에게는 각기 기호가 있으며 “양은 풀을 먹길 좋아하고 개는 뼈다귀를 먹기 좋아한다.”
내가 좋다고 인정하는 것이 꼭 상대방에게 좋은 것은 아니며 만약 그가 좋지 않다고 하면 나는 속으로 반감을 품는다. 그렇다면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업을 짓는 것이 아닌가? 이런 자아는 아주 은폐되어 있어 마음이 경박하고 남을 지배하려 하며 무슨 일이든 다 참견하고 태도를 표시하려는 것으로 한마디로 잘난 척 하는 것이다.
둘째는 상인의 호감을 얻으려고 생각한 것이다. 잠재의식 속에서 내가 당신을 도와주는 말을 하고 당신 장사를 도와주었으니 적어도 내가 산 물건의 무게를 달 때 많이 주거나 덤을 줄 거라 생각한 것이다. 이는 구(求)하는 것이고 사(私)한 것이다.
셋째 말을 가로채는 것이다. 수련인은 심태가 평온하고 담담해야 하며 일에 부딪쳐 함부로 태도를 표시하지 말며 상대방을 위해 생각해야 한다. 말겁 시기 사람마음은 모두 좋지 않아서 도덕이 아래로 미끄러짐이 아주 심하다. 작은 상인도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눈도 깜짝이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 그 콩볶음을 팔던 상인도 본래 시장에서 사온 물건임에도 친척이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집에서 키운 거라는 거짓말을 했다.
그런데 나는 그녀의 말을 쉽게 믿고는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괜찮으니 사세요”라고 남에게 권했다. 이는 무슨 일을 한 것인가? 이게 진(真)인가? 바른 것인가? 가격을 흥정하던 중년여자가 속으로 나를 욕하지 않았겠는가? 내막을 모르면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하며 이 방면에서도 마땅히 수구해야 한다.
나는 그저 이 몇 가지 겉으로 드러난 것만 찾았지만 현상 배후에는 여전히 아직 찾지 못한 적지 않은 사람마음이 있다. 수련에 작은 일이란 없다. 이 글을 통해 다른 좋은 의견들을 구하는 동시에 여러분들이 절대 이런 일을 소홀히 하지 말았으면 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67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