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源馨)
【정견망】
승려가 예불하면 부처님이 이것 때문에 즉시 난(難)을 해결해주어야 하는가? 사실은 그런 것이 아니다. 불성(佛性)을 보아야 하며 또한 선(善)을 향한 수련자의 마음이 성실하고 견정한지 고험해야 한다.
《서유기》제40회 〈영아가 장난치니 선심(禪心)이 어지러워지고 삼형제가 다시 결심을 다지다〉편에서 홍해아(紅孩兒)가 당승(唐僧)의 살을 먹고 싶었지만 빼앗을 수 없음을 알았다.
이에 한참 머뭇거리며 속으로 생각하다가 “힘으로 사로잡으려 하면 접근하기 어렵겠지만 선(善)을 가장해 그를 미혹시키면 뜻을 이룰지 몰라.”
이 부드러운 칼은 사람마음에 대한 가장 강력한 고험으로 수련자가 단지 표면의 공과(功果)만을 추구한다면 곧 세간 만상(萬象)에 미혹되어 불안정한 마음에 이끌려 수많은 번거로움과 교란을 초래할 것이다. 차분하고 상화로운 심태와 불법(佛法)에 대한 견정함이 없다면 흔히 바쁠수록 더욱 어지러워지고 일이 뜻하는 바와 어긋나게 되는데 어찌 또 이 관(關)을 넘어갈 수 있겠는가?
이번 회(回)에서 오공은 입이 닳도록 말하며 요괴를 방비했지만 요정의 거짓 선(善)의 유혹을 막진 못했고 오히려 다른 이들의 오해만 받는다. 결과적으로 또 당승을 빼앗기자 마음의 고통이 극에 달했다!
행자(行者 오공)가 말했다.
“형제들 우리 여기서부터 마땅히 흩어져야겠다.”
팔계가 말했다.
“옳은 말씀이오. 진작 흩어져서 각자 길을 찾아갔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소? 서천으로 가는 길은 끝이 없으니 언제나 도착할 수 있겠소?”
사승(沙僧 오정)이 이 말을 듣고는 깜짝 놀라 온몸이 마비되어 말했다.
“사형,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우리는 전생에 죄를 지었으나 관세음보살의 권고와 교화의 은혜를 받아 마정수계(摩頂受戒)를 받고 법명(法名)까지 고쳐 불과(佛果)에 귀의했습니다. 그래서 당승을 보호해 서천에 가서 부처님을 찾아뵙고 경(經)을 구해 공덕을 쌓아 죗값을 치르기로 한 거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모든 걸 그만두고 각자 길을 가자는 겁니까? 이는 보살님의 선과(仙果)를 어기는 것이자 자신의 덕행(德行)을 망치는 짓으로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는 일이 아닙니까. 우리더러 시작만 있고 끝이 없는 자들이라고 할 겁니다!”
행자가 말했다.
“아우 자네 말이 맞네. 하지만 사부님이 남의 말을 듣지 않으니 어쩌겠는가? 나는 화안금정(火眼金睛)으로 좋고 나쁜 것을 가려낼 수 있단다. 방금 그 바람도 나무 위에 매달렸던 아이(홍해아가 변신한 것)가 한 짓이다. 나는 그놈이 요정임을 알았는데 너희들과 사부님은 오히려 알아보지 못하고 양갓집 아이라고 여겨 나더러 그놈을 업고 가라고 했지 않았느냐?
또 이 몸이 그를 처리하려고 하자 그놈이 벌써 알아채고 바로 몸을 무겁게 만드는 중신법(重身法)을 써서 나를 누르려 하더구나. 내가 그놈을 내동댕이쳐 가루로 만들자 그놈은 다시 형체만 남기고 원신(元神)은 빠져나가는 해시법(解屍法)을 써서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사부님을 납치해갔다. 이렇게 요괴에게 걸려들면서도 매번 내 말을 듣지 않으니 내가 맥이 빠져 각자 흩어지자고 했던 것이다. 아우에게 그런 성의가 있으니 이 몸이 진퇴양난이 되었구나. 팔계야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냐?”
팔계가 말했다.
“내가 좀 전에 생각 없이 몇 마디 했지만 사실 우리가 흩어져선 안돼요. 형님, 어쩔 수 없으니 다시 동생 말대로 그 요괴를 찾아 사부님을 구하러 갑시다.”
행자가 화를 풀고는 기뻐하며 말했다.
“형제들, 그럼 우리 다시 마음을 하나로 모아보자. 짐과 말을 챙겨 산에 올라가 괴물을 찾고 사부님을 구하러 가자.”
수련의 길에서 겪는 고험은 간단히 육신으로 고생을 겪고 표면적으로 선(善)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심성의 제고야말로 대선대인(大善大忍)을 닦아낼 수 있는 관건이다. 이어서 당승 사도(師徒)들은 수많은 마련(魔煉)을 여러 차례 겪게 된다.
마침내 오공이 보살을 찾아가 도움을 청할 때 도를 깨닫는다.
“바로 중 얼굴은 보지 말고 부처님 얼굴을 봐서라도 제발 우리 사부님의 난(難) 하나를 구해주십시오!”
이때 관음보살은 유유히 보련대(寶蓮臺)에서 내려와 구름 같은 걸음에 향기를 흩날리며 벼랑을 날아올랐다. 보살이 직접 나서 이 난(難)을 구해주려 한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오공에게 수많은 끝없는 법력(法力)과 각자(覺者)의 자비와 위엄을 펼쳐내 경을 구하러 가는 길에서 사도들의 성심(誠心)과 의지를 더욱 강화시켜 주었다. 이런 한 차례 공과(功果)를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는데 진정으로 모두들 기뻐했다고 말할 수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2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