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북 대법제자
【정견망】
나는 남편과 결혼한 지 11년째인데, 남편에 대한 원한(怨恨)이 차츰 쌓이다가 지난 2년 동안 폭발했다. 이 기간에 늘 내가 그를 위해 희생했다. 공사를 진행하다 비용이 없으면 내가 대출을 받아서 도와주었고 또 대출금도 갚았다. 또 인부들에게 지불할 돈이 없으면 종종 나에게 돈을 요구했다. 설날이면 인부들이 종종 건물을 막고 돈을 달라고 했다. 내가 남편에게 이 일을 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내가 출근할 때도 늘 이런저런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세 차례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늘 내가 간호했다. 남편은 돈도 적게 벌 뿐만 아니라, 집에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식들에게도 관심이 없었다. 늘 내 흠집을 잡고 자주 나와 시비를 걸고 다투곤 했다. 그가 나와 다툴 때마다 나는 매번 그에 대한 강렬한 원한심으로 마음의 평형을 잃었다.
이 원한심을 닦아버리기 위해 나는 계속해서 관을 넘고 계속해서 내려놓았지만, 늘 완전히 없앨 수는 없었다.
사부님께서 내가 너무 집착하는 것을 보시고 나더러 과거 어느 한 세(世)에 내가 그를 다치게 했고 그의 목에 화살 여러 대를 쏜 것을 보여주셨다. 그럼에도 그가 나를 나쁘게 대할 때면 그에 대한 원한을 내려놓기가 아주 어려웠다. 대법을 수련한 후 원한은 점차 줄어들었지만 단지 그다지 강하지 않을 뿐 여전히 그에게 냉담하고 자비롭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 일어난 몇 가지 일로 인해 나는 남편에 대한 원한심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한번은 밤에 자는데 충전기가 남편 방에 있었다(남편이 집에 없을 때 내가 남편 방에서 자곤 했다). 충전기를 가져다 달라고 했더니 내 이불 위에 던졌다. 결국 마침 내 앞에 있던 태블릿에 떨어졌고 태블릿을 들어 보니 액정이 깨졌다. 나도 그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님을 알기에 화를 내지 않았고 이 일은 이렇게 지나갔다. 부서진 태블릿을 보다가 문득 충전기와 관련된 한 가지 일이 떠올랐다.
그것은 수년 전의 일이다. 딸이 아직 어려서 걷지 못해 품에 안겨 있을 때였다. 조카가 아파서 입원했는데 내가 병원에서 충전기를 가지러 집에 왔다. 우리 집은 6층이었고 나는 10킬로그램이 넘는 아이를 안고 있었다. 남편이 위층에 있어서 충전기를 가져오라고 했지만 그는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가져다주기 싫으면 아래로 던지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당시 너무 화가 나서 어쩔 수 없이 아래층에서 놀고 있는 이웃에게 잠시 아이를 맡기고 충전기를 가지러 위층으로 달려갔다. 남편은 소파에 앉아 있었다. 나는 당시 정말 머리를 때리고 싶었지만 나는 수련인이니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이 일은 내 기억에 아주 오랫동안 남아 내가 그를 미워하게 했다.
지금 이 사건을 생각해보다가, 나는 문득 이것이 나와 남편 사이의 인연 관계임을 깨달았다. 그는 나에게 빚진 게 없으니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 남이 나를 위해 어떤 일을 했으면 나는 어떤 것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
또 한 가지 일이 있었는데 남편이 아침 일찍 밥을 먹고 공사 현장에 나갔다. 어젯밤 냄비에 죽을 많이 끓였는데 이렇게 하면 아침에 데워먹기 편했다. 그런데 남편이 식사를 마치고는 남은 죽을 내가 일어나서 먹으라고 보온해 줬다. 내가 일어나서 밥을 준비할 때 보니 냄비에 남은 죽이 눌어서 누룽지가 되어 있었다. 남편이 보온 버튼을 잘못 누른 것이다. 나는 또 참아내며 그를 원망하지 않았고 또 그 역시 좋은 뜻으로 한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원망하지 않았다. 또한 그가 나를 위해 어떤 일도 하지 않아야 함을 똑똑히 알았다.
나중에 또 남편과 나 사이의 인연 관계를 더 명확히 볼 수 있게 해주는 일이 발생했다.
집 세탁기로 빨래를 하다가 출근했는데, 집에 오니 남편이 집에 와보니 세탁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에 꺼버렸다고 했다. 내가 확인해 보니 세탁기 문이 닫혀서 열리지 않았고 세탁기가 파손된 것을 확인했다. 내가 너무 화가 나서 잘 모르면 아무거나 누르지 말라고 했지만 남편은 여전히 당당하게 자신을 변호했다.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불러 수리를 맡겼는데 세탁기를 수리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 몇 가지 일을 통해 나는 우연한 일이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부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고이래로 신(神)은 모두 인류의 어떠한 한 민족, 어떠한 한 사람에 대한 통제를 느슨히 한 적이 없다.”(《각지 설법 5》〈2005년 캐나다 법회 설법〉)
대법제자에게 일어난 일이 어찌 우연일 수 있겠는가? 남편이 어찌 아무런 이유 없이 나를 나쁘게 대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모두 내 전세(前世) 업력으로 조성된 것으로, 모두 내가 남에게 빚진 것이다. 비록 사부님께서 이미 역사상 업의 빚을 모두 갚아주셨기에 우리가 감당하는 것은 사부님께서 우리의 심성 제고를 위해 배치하신 일부일 뿐이지만 말이다. 사실 사부님께서는 설법에서 이미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셨는데, 단지 나의 오성(悟性)이 너무 차하고 집착이 심해서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지금은 남편이 집에 오면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나는 더 이상 불평하지 않고, 더 이상 그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더는 평형을 이루지 못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며, 무슨 일이 생겨도 가급적 남편 입장에서 생각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83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