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수(一修)
【정견망】
예전에 나는 오만(傲慢)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고 오히려 자신은 바보처럼 아주 단순하고 순진하다고만 여겼다. 최근 동수들의 체험을 읽는데 ‘오만’이란 단어를 자주 보게 되었다. 이에 이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진정으로 나 역시 오만하고 남을 무시하며, 거만한 마음이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또 자녀 교육 문제에서도 발견했다.
우리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데, 영어 수업은 3학년부터 가능하다. 아이 학급의 많은 학부모들이 영어 보충 수업에 자녀를 등록시켰고, 다른 부모님들도 자문을 구해왔다. 나는 원래 중학교 교사로 초등학교 영어 수업은 내용이 아주 간단하고 단어도 몇 개 안 되니 굳이 보충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남들에게도 자신의 인식을 말했고 아이에게 영어 수업을 신청하지 않았다. 그 결과, 아이의 성적은 보충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과 확실히 달랐고, 수업을 따라가기도 어려웠다.
4학년이 되자 보충 수업을 듣는 아이들이 더 많아졌고, 아이가 매번 받아쓰기나 시험에서 늘 낙제하곤 했다. 그제야 나는 이 문제를 중시해 영어를 가르치는 동료 교사에게 물어보았다. 그녀는 “이 일은 당신이 너무 부주의했어요. 당연히 처음부터 아이에게 보충 수업을 시켰어야 합니다. 우리에겐 쉽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그제야 비로소 나는 자신이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잘못을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나는 자신의 인식으로 이런 접근 방식을 비웃었고 아이가 완전히 새로운 언어를 접촉하는데 입문 과정이 없으면 배우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오만함 때문에 아이를 망쳤다.
마찬가지 잘못이 아이 선생님을 무시하는 데서도 반영되었다. 나는 아이 담임 교사를 못마땅하게 여겼는데 정규 수업 외에도 저녁까지 학생들을 남겨 숙제를 시키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수업하는 것을 보고는 돈 때문이라 여겼다. 이런 색안경을 끼고 담임을 보니 자신도 모르게 담임 교사와 틈이 생겨 마음을 열고 솔직한 소통이 불가능했다. 사실 많은 교사들이 모두 부모의 필요 때문에 학생들을 돌보는 것이다. 이 담임 선생님도 책임감이 강하고 좋은 선생님이었다.
나는 또 아이의 어문(語文 중국어) 교사를 얕보곤 했다. (어문 교사가 여러 번 바뀌었고, 그 중 많은 이들이 전공자가 아님.) 매번 학부모 모임에서 발언할 때마다 발언이 매끄럽지 않았고 수업도 그냥 교과서 진도만 나가고 쓰기 숙제만 시킨다고 여겼다. 이런 오만함은 교사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났지만 나는 장기간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때문에 교사와 아이의 학습에 대해 거의 소통하지 못했고 아이의 어문 점수도 1등에서 계속 떨어졌다. 그러다 올해 학부모 모임에서 어문 교사가 한 발언을 듣고서야 그분이 매우 책임감 있는 선생님으로 내 생각처럼 그렇게 무능한 교사가 아님을 깨달았다. 자신이 전에 얼마나 오만했었는지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오만함은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데에도 반영된다. 내게 친척이 하나 있는데, 그녀의 손녀가 우리 아이와 동갑이다. 그녀는 매번 시험을 볼 때마다 늘 우리 아이는 몇 점을 받았는지 묻고, 또 자기 손녀의 점수도 알려주었다. 나는 어릴 때 성적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별로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 내가 아이를 돌보느라 많이 애썼지만 아이 성적은 그리 우수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모님이 모두 중졸인 그 아이는 매번 쉽게 100점을 받았다.
그제야 나는 전에 내가 친척을 무시한 것이 사실 마음 깊은 곳에서 일종의 경멸이었음을 깨달았다. 친척 손녀의 부모가 둘 다 중졸 학력에 노동하는 것을 보고 자녀 교육에 대해 뭘 알겠어? 게다가 집안이 날마다 난장판인데 이렇게 우수한 아이를 교육 시킬 수 있겠어? 라고 여긴 것이다. 이런 무의식적 경멸 역시 잘난 척하고 오만함의 체현이다. 이런 오만함은 또 동료들 사이에서도 반영된다. 내가 경멸하는 동료에 대해서는 아주 무시하고 차갑게 대하거나 심지어 그들과 대화하는 것조차 거부한다.
오만은 또 시건방짐으로 체현된다. 몇 년 전, 동료들은 모두 운전 면허 시험을 봤다. 역병 기간에 나도 자동차를 사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운전 면허 시험을 보기 위해 수업도 신청했다. 당시 나는 자신감이 넘쳤다(실제로는 시건방짐이었다). 남들이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고 운전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내가 어찌 배우지 못할 수 있겠는가? 결과적으로 현실은 전혀 달랐다. 나는 두 과목을 한 번에 붙지 못했고, 그 후 계속해서 3번 수업을 들었다. 코치가 화를 내면서 거칠게 말했기 때문에 나는 단번에 화가 났다. 사실 어려운 게 두려워서 물러났다. 나중에는 일이 바빠서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댔고 결국에는 시험 기간이 끝나서 이미 낸 등록금은 무효가 되었다. 하지만 나보다 멍청하다고 생각했던 주변 동료들과 동창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이를 계기로 나는 자신이 얼마나 시건방졌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오만은 또 남을 무시하고 시건방지며 자만하고 독선적인 태도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또 특정한 사람이나 일 또는 어떤 현상을 무시하고 반대하거나 심지어 내심 깊은 곳에서 무시하고 멸시하거나 자신을 높이고 남을 내려다보는 태도로도 나타난다. 심지어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는 척하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아마 자신도 모르는 이런 오만은 아마 일종의 소외감과 냉담함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나는 표면적인 친절은 별 가치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나는 속인 친구가 거의 없다. 자신은 남에게 아주 친절하다고 생각하지만 나와 사귀는 친구는 거의 없으니 이는 내가 자신도 모르게 오만해서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는데 영향을 준 게 아닐까?
최근 들어와 나는 자신이 아주 간단하게 여겼던 일에서 좌절하고, 벽에 부딪힌 것이 모두 이 오만과 시건방짐 및 자만 때문이라고 본다. 애석하게도 이렇게 오래 수련하고 나서야 겨우 깨달았다. 기왕에 발견했다면 그럼 빨리 그것을 폭로하고 그것을 제거해야 한다! 많은 마음은 정말로 발견하기 어려운데 오직 자신을 여러 번 살펴보고 안으로 찾으며 법에 대조해 자신을 바로잡아야만 빨리 자신을 깨끗이 씻을 수 있다.
현 단계에서 작은 인식이니 부당한 곳이 있다면 자비로 시정해 주기 바란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