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제자
【정견망】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한 고객이 흉흉한 기세로 내가 보낸 상품이 잘못되었다고 전화로 따졌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필경 고객이 이렇게 말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에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할지 생각했다.
나는 해당 물건을 공급한 업체를 찾았지만 상대방은 오히려 단호하게 말을 자르며 자신들은 물건을 제대로 보냈다고 했다. 나는 중간에서 누가 옳은지 몰라 딜레마에 빠졌다. 판매상인은 고객에게 외부 포장지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게 하라고 요청했다. 아마 상대방이 상품을 잘못 받았을 수도 있다.(판매상은 또 선의적으로 고객의 계단 아래를 찾아보라고 알려주었다)
결국 판매상 말대로 고객이 착각한 것이다. 이때부터 고객의 태도가 부드러워지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나는 그 어떤 조급한 심태도 보이지 않고 가급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 설령 상대방이 “기세등등하게” 화를 낼 때조차 나는 오직 선의적으로 해명했다.
사존께서는 《대뉴욕지역 법회 설법》에서 우리에게 알려주셨다.
“사실 많은 일이 당신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온하고 온화하게 말하고 이야기하며 이지적으로 대한다면 당신은 당신의 지혜가 샘물처럼 흘러나올 뿐만 아니라, 구절마다 요점을 말하며 구절마다 진리인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대법제자는 언제든 늘 대법제자의 상태를 지켜야 한다. 또한 생활과 업무에서도 대법제자의 그런 평화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이렇게 해야만 좋은 작용을 발휘할 수 있다. 당시 내 공급처와 고객 모두 자신이 옳고 상대방에게 책임이 있다며 이지적이지 못한 상태에 처해 있었다. 그래서 둘 다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 것이다. 사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사존께서는 《미국 수도법회 설법》에서 우리에게 알려주셨다.
“일만 있으면 당신이 맞는지, 내가 맞는지 하면서, 이것은 당신의 문제이고 이것은 그의 문제이며, 내가 한 것은 어떠어떠하다고 하는데, 보기에는 마치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조금도 해결하지 못한다. 보기에는 아주 이지적이지만 사실 조금도 이지적이지 않다.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고 문제를 사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냉정하고 온화하게 이 모순 속에서 물러 나와 이 모순을 봐야만 비로소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문제에 봉착했을 때 사부님 법에 따라 한다면 늘 좀 이지적으로 할 수 있고, 한 발짝 물러나 상대방에게 여유를 줄 줄 안다면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설사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오히려 모순이 발생해 향후 협력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특히 우리가 부딪힌 문제에서 아무리 “이유가 충분해도[理直]” “기세등등[氣壯]”해선 안 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사람에게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작은 깨달음을 써서 동수들과 나누고자 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시정해 주기 바란다.
[역주: 이직기장(理直氣壯)은 직역하면 “이치가 바르면 기세가 장대해진다”는 뜻이다. 즉 사람이 뭔가 자신이 옳다는 이치가 있거나 믿는 구석이 있으면 기세가 등등해진다는 의미.]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3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