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小緣)
【정견망】
《서유기》에서 ‘백골정을 3번 때린’ 이야기는 아주 유명한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에서 누가 옳고 누가 그르며 대체 닦은 것은 누구인가?
백골정은 당승(唐僧)을 해치려는 요괴다. 그렇다면 때려죽인들 무슨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당승 앞에서 죽여선 안 된다. 왜냐하면 당승은 백골정 요괴의 일면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당승이 보기에 백골정은 사실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다.
사부님께서는 《전법륜》 제5강에서 우리에게 알려주셨다.
“속인의 이 이치를 일반적으로 대각자는 쉽게 건드리지 않고, 더욱 높은 각자일수록 속인의 이치를 더욱 파괴하지 않으며 조금도 건드리지 않는다. 아무튼, 갑자기 한 차례 벼락으로 불상을 쳐부술 수는 없으며 그는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것이 불상으로 도망치면 상관하지 않는다. 그것을 죽이려 하면 그것이 알고 도망친다.”
사실 오공은 얼마든지 당승이 볼 수 없는 곳에서 ‘백골정’을 때려죽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요괴의 산굴이나 산속에서도 가능했고 또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때려죽일 수 있었다. 그런데 왜 하필 당승이 보는 앞에서 ‘백골정’을 때려죽였을까? 솔직히 말해 명예와 이익을 위한 것이다.
삼장이 끊임없이 감사의 말을 했다.
“현도(賢徒 착한 도제)야, 애썼구나, 애썼어! 네 덕분이다. 이번에 서방에 가서 부처님을 뵙고 동토로 돌아가면 당왕(唐王)께 네 공로가 제일이라고 아뢰마.”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씀 마세요! 그런 말은 그만두시고 깊이 아껴주시는 정으로도 충분합니다.”(《서유기》 제31회에서 인용)
여기서 볼 수 있다시피 오공은 늘 많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당승 역시 이런 면을 마음에 둔 것처럼 보인다. 《서유기》에 나오는 네 사도(師徒)들은 모두 수련하기에, 수련을 잘하든 못하든 자신의 문제다. 왜 다른 사람이 말을 하도록 해야 하는가? 이렇게 본다면 오공은 당승이란 이 범인(凡人)을 상당 정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오공은 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씀 마세요! 그런 말은 그만두시고 깊이 아껴주시는 정으로도 충분합니다.”
보라, 세 차례 고험을 거치면서 오공은 그래도 제고했고 명리심(名利心) 역시 적지 않게 제거했다.
인간 세상에는 사람의 이치가 있으니, 오직 그가 인피(人皮)를 지니고 있는 한 함부로 죽일 수 없다.
대법제자들은 수련 중에서 법리(法理)로 자신을 바로 잡아야 하며 수련에서 제고 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 세상의 이치를 파괴해선 안 되는데 이 역시 가장 낮은 한 층 법리의 이치다.
오공은 명리심 때문에 세간의 이치(사람이 보기에 아무 이유 없이 살‘인’)를 파괴했다. 대법제자는 조사정법(助師正法) 하는 동시에 명리심을 내려놓고 정정당당하게 법을 실증해야 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4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