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
[정견망]
청나라 안휘 상인 왕 모는 절강성 일대에서 소금 사업에 종사했다. 그는 성격이 원래 호탕하여 매일 돈을 만지지만, 이익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어느 날, 그는 번 돈을 가지고 고용한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동강을 지날 때 강가에서 누군가가 배를 태워 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뱃사공은 이 낯선 사람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생각하여 나쁜 사람일까 봐 걱정하여 그를 배에 태우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왕 씨는 선실이 매우 넓어서 남을 수용할 수 있다고 느꼈고, 게다가 뱃사람도 약간 이익을 얻을 수 있으니 정말 일석이조의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뱃사공에게 배를 기슭에 대어 그 사람을 태우게 하였다. 배가 또 1리 길을 떠났는데, 기슭에서 또 어떤 사람이 배를 태워달라고 불렀다. 뱃사공은 이미 손님을 태웠으니, 다른 사람을 태우는 것도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여 자발적으로 강가에 접안하여 손님을 배에 태웠다.
뒤에 있던 손님이 배에 오른 후, 짐을 내려 놓고 주판을 들고 계산하기 시작했다. 앞에 있던 손님이 그에게 말했다. “당신 계산할 필요 없소. 내가 이미 계산해놓았소.” 이렇게 재삼말했다. 뒤쪽에 있던 손님이 당황해하며 “내가 내 것 계산하는데 무슨 상관이요?” 하지만 배가 수십 리를 항해한 후, 뒤에 있던 손님이 뱃사공에게 자신이 이곳에서 육지로 내리겠다고 말했다. 배가 기슭에 닿은 후에 그는 비틀거리며 떠났다. 왕 씨는 배 안에서 두 사람의 대화와 행동에 귀를 기울였는데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튿날, 앞의 손님도 어딘가에 도착해 상륙했다. 상륙하기 전, 그는 왕 씨에게 “어젯밤에 온 그 사람은 ‘사기치는’ 사람이었고, 나도 ‘사기꾼’이라고 말했다. 그 사람은 주판으로 계산해야 하고 저는 손가락으로만 계산하면 됩니다. 저는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 배를 타야 하는데, 당신의 호의 덕분에 탑승할 수 있게 되어 마음속으로 매우 감사합니다. 그 사람은 당신의 돈을 탐내서 속임수를 쓰려고 했는데, 저는 당신의 은혜에 감사하여 그의 속임수를 깨뜨렸습니다. 이것은 그가 창황한 기색으로 황급히 떠난 원인입니다. 짐을 자세히 살펴보세요, 손해 본 것은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사기”란 것은 당시의 사기 수법 중 하나로, 가짜를 진짜와 바꾸는 것이었다.
왕 씨는 그제야 크게 깨달았고, 곧바로 선실로 들어가 돈을 세어 보니 확실히 한 푼도 부족함이 없었다. 왕 씨는 그 사람에게 두손 모아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이것은 바로 남과 자신의 편의를 위해 돈을 탐내지 않아서 선한 보답을 받은 것이다. 이 일은 청나라 양공진이 지은 권계록《勸戒录》에 실려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49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