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백(漸白)
【정견망】
오늘 채소 시장에서 본 한 가지 일이 내게 큰 감동을 주어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 시장의 길은 폭이 넓어서 전동 삼륜차 두 대가 나란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다. 한 아저씨가 삼륜차를 운전하면서 차량에 앉아 땅콩을 팔고 있었는데, 도로 폭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고 약간 기울어진 채 주차되어 있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크기의 삼륜 전동차가 뒤에서 왔는데 도로 폭이 좁아서 통과할 수 없었다.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사람들이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고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 없었다. 사람들이 불만이 터져나왔고, 삼륜차 주인에게 길을 막지 말라고 했다.
나중에 온 삼륜차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앞에 다른 삼륜차가 길을 막고 있다고 해명했다. 땅콩 파는 아저씨 앞에 두 사람이 서서 땅콩을 사는 바람에 길이 막힌 사람들의 숫자가 많아지자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두 삼륜 전동차 주인에 대한 감정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고, 현장은 통제를 상실할 지경이었다.
바로 이때 들어오던 인파 앞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던 연배 지긋한 아저씨가 말했다.
“서두르지 마세요, 서두르지 마세요, 곧 좋아질 겁니다. 곧 좋아져요.”
그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한편 미소를 지으며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그러자 사람들이 더 이상 함부로 움직이지 않게 되었고 역시 따라서 허허 웃으며 길이 열리길 기다렸다. 두 삼륜차 주인이 자전거 아저씨의 선량한 말에 이끌려 길을 열어주자 사람들의 압력도 사라졌고 말다툼도 더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 차례 충돌 위기가 자전거를 끌고 가던 아저씨의 선량한 권고 속에 무형 중에 사라진 것이다.
이 장면이 내게는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나는 땅콩 파는 상인의 극단적인 행동에 대한 자전거 아저씨의 관대함에 깜짝 놀랐는데, 마치 아이를 포용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의 곤경을 포용하고 그의 이기심과 극단적인 행동을 용납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두 번째 삼륜차가 오지 않았다면 땅콩 파는 삼륜차도 혼잡을 일으키진 않았을 것이고 그다지 극단적으로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만약 내가 평소 이런 상황을 겪었다면 나는 땅콩 파는 아저씨의 잘못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내 눈앞에 펼쳐진 이 장면을 보면서 오전에 공부했던 “오천 년 문명은 품고 있는 운치(內韻)가 무한하나니”(《홍음 5》 〈천기(天機)를 깊이 깨닫다〉) 사부님 법(法)이 떠올랐고 옳고 그름을 초월하는 일종의 힘을 느꼈는데 그것이 바로 선해(善解)였다.
사부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상생상극의 이치는 장래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정진요지》 〈누구를 위해 수련하는가〉)
아마도 선해 자체의 요구가 상생상극의 이치[이 일은 본래 있었을 은원(恩怨)이 작용하지 않았다]를 초월할지 모르는데 어쩌면 신우주 생명이 반드시 갖춰야 할 지혜일지 모른다.
개인적인 깨달음이니 틀린 곳이 있다면 자비로 시정해 주기 바란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71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