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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맹점

장원지(張元之)

【정견망】

어제 동수가 나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모두 좋지 않은 그런 일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생각나지 않았다. 마치 내 머릿속에는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은 것 같았다.

동수가 기왕 말했으니, 아마 내게 그런 일들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왜 나는 전혀 기억하지 못할까? 만약 동수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 머릿속에는 이런 일들의 존재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몇 년 전 컴퓨터를 배우던 시절, 형님(또는 오빠)이 내게 입문을 가르쳐 주셨다. 물론 나 스스로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겨우 컴퓨터에 좀 능숙해졌다. 하지만 점차 내 뇌는 자신이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만 기억하게 되었다. 형님이 어떻게 가르쳐 줬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이런 일은 나만 겪은 게 아니다. 예전에 내가 동수들에게 컴퓨터나 다른 것의 사용법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지금은 동수들도 마치 그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마도 이것이 바로 기억의 맹점(盲點)일 것이다. 자신이 감당한 것만 기억하고 다른 사람이 감당한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 아울러 이 맹점은 사람의 사심(私心)에서 비롯된다. 오직 자신이 감당한 것만 기억해, 나중에 그것을 이용해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감당을 기억하지 않는 것은 사실 빚을 잡아떼려는 것이다.

고인(古人)은 “사람은 자신의 허물을 모르고, 소는 자신의 힘을 모른다”고 했다. 사람은 아마 내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집착을 감추려 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한 글자 사(私)로 귀결된다.

대법 사부님께서는 《미국 수도법회 설법》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모순 중에서 오직 안을 향해 찾을 수만 있다면 자신의 부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모순이 폭로되어 나오지 않고 이 모순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당신은 당신의 집착을 발견하지 못하며 당신의 집착을 보아내지 못한다. 일체가 모두 평화롭다면 수련할 수 있겠는가?”

수련하려면 안으로 찾아야 한다. 왜 안으로 찾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자신의 기억 속에 흔히 자신의 잘못을 저장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자신의 오점을 지우려 하기 때문이다.

이 맹점은 단지 수련뿐만 아니라 세상의 이치에도 번거로움을 일으킨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지지 않는다”고 한다. 전쟁이나 사업에서 자신의 단점을 기억하고 정시(正視)하지 못하면 성공하거나 발판을 마련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 맹점은 정말 해로운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76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