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망】
제1상(第一象) 갑자(甲子) 당조(唐朝) [그림 1]
중천(重天) 건괘(乾卦)
참(讖)에 이르길:
茫茫天地(망망천지) 아득한 천지는
不知所止(부지소지) 멈출 바를 모르니
日月循環(일월순환) 해와 달이 순환해
周而復始(주이부시) 한 바퀴 돌고 다시 시작하네
송(頌)에 이르길
自從盤古迄希夷(자종반고흘희이) 천지를 개벽한 반고에서 희이(希夷)에 이르니
虎鬥龍爭事正奇(호투용쟁사정기) 용과 범이 다투니 일에는 정과 기(奇)가 있네
悟得循環真諦在(오득순환진제재) 순환에 진리가 있음을 깨달으니
試於唐後論元機(시어당후논원기) 시험 삼아 당나라 이후 원기를 논하노라
김성탄: 이 상(象)은 고금의 다스림과 혼란이 서로 원인이 되어 마치 해와 달의 순환처럼 음양이 서로 이어짐을 말한다. 즉 공자(孔子)께서 백세(百世) 이후를 알 수 있다고 하신 뜻이다. 그림에서 붉은 것(紅)은 해고 흰 것(白)은 달이다. 해와 달이 생긴 후에 밤과 낮이 생기고 밤과 낮이 생긴 후에 추위와 더위가 갈라지며 추위와 더위가 있은 후에 역수(歷數)가 정해지며 역수가 있은 후에 계통(系統)이 나뉘는데 계통이 있은 후에 흥망(興亡)이 드러난다.
제2상 을축(乙丑) 당조(唐朝) (그림 2)
천풍(天風) 구(姤)
참(讖)에 이르길
累累碩果(누루석과) 쌓인 큰 과일들
莫明其數(막명기수) 그 수를 명확히 모르네
一果一仁(일과일인) 하나의 과일에 하나의 씨앗
即新即故(즉신즉고) 새것이면서 옛것이라네
송(頌)에 이르길
萬物土中生(만물토중생) 만물은 토에서 생기니
二九先成實(이구선성실) 이와 구가 먼저 열매를 맺네
一統定中原(일통정중원) 통일하여 중원을 다스리니
陰盛陽先竭(음성양선갈) 음이 성하고 양이 먼저 고갈되누나
김성탄: 쟁반 하나에 담긴 과일을 자두로 숫자는 모두 21개다. 당조는 고조 이연(李淵)부터 소제(昭帝)와 선제(宣帝)까지 모두 21명의 황제가 있었다. 이구란 당나라 사직이 289년간 지속된 것을 가리킨다. 음이 성하다는 것은 무측천이 나라를 만들어 정사를 어지럽혀 당대(唐代)를 위태롭게 한 것이다. 이후 현종 개원(開元)의 치는 비록 태종 정관(貞觀)의 치와 쌍벽을 이뤘지만 양귀비가 재앙을 불러와 어가가 피난하기에 이른다. 위후(韋后)가 대신 다스리고 태평공주가 뒤를 이으니 이 역시 음이 성한 상이 아님이 없다.
제3상 병인(丙寅) 당조(唐朝) (그림 3)
천산(天山) 둔(屯)
참(讖)에 이르길
日月當空(일월당공) 해와 달이 공중에 떠서
照臨下土(조림하토) 아래 땅을 비추네
撲朔迷離(박삭미리) 남녀 구별이 어려우니
不文亦武(불문역무) 문이 아니고 또한 무라네
송(頌)에 이르길
參遍空王色相空(참편공왕색상공) 부처님께 참례하며 색상(色相)을 잊었다가
一朝重入帝王宮(일조중입제왕궁) 하루아침에 다시 제왕의 궁궐에 들어가네
遺枝撥盡根猶在(유지발진근유재) 남은 가지 없앴으나 뿌리는 아직 남았으니
喔喔晨雞孰是雄(악악신계숙시웅) 꼬끼오 새벽 닭 우니 누가 수컷인가?
김성탄: 이 상에서 말하는 것은 측천무후 무조가 집권해 중종(中宗)을 폐위시켜 방주로 내쫓고 당나라 황실을 거의 죽여 버린 일이다. 앞서 무씨는 머리를 깎고 비구니가 되었기 때문에 부처님께 두루 참례했다는 구절이 나온 것이다. 고종이 원래 왕(王) 황후를 폐위하고 무씨를 황후로 세웠기 때문에 “꼬끼오 우는 새벽 닭 누가 수컷인가”라고 한 것이다.
제4상 정묘(丁卯) 당조(唐朝) (그림 4)
천지(天地) 비(否)
참(讖)에 이르길
飛者不飛(비자불비) 나는 것이 날지 않고
走者不走(주자부주) 뛰는 것이 뛰지 않네
振羽高崗(진우고강) 높은 언덕에 날개를 펴나
乃克有後(내극유후) 뒤를 이을 이가 있네
송(頌)에 이르길
威行青女實權奇(위행청녀실권기) 위세 높은 푸른 여인 실권이 높아
極目蕭條十八枝(극목소조십팔지) 눈 닿는 곳마다 열여덟 가지 썰렁하네
賴有猴兒齊著力(뢰유후아제저력) 원숭이들이 일제히 힘써주어
已傾大樹仗扶持(이경대수장부지) 이미 넘어진 큰 나무를 붙잡아 일으키네
김성탄: 이 상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적인걸(狄仁傑)이 장간지(張柬之) 등 5명을 추천해 측천무후의 주(周)를 뒤엎고 당조(唐朝)를 중흥시킨 것이다. 측천무후는 일찍이 앵무(鸚鵡)새의 두 날개가 모두 꺾이는 꿈을 꿨는데 적인걸이 말하길 “무(武)는 폐하의 성씨이니 두 아들이 일어나면 두 날개가 꺾일 것입니다.”라고 했다. 다섯 원숭이는 장간지 등 5명을 가리킨다.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2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