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진필겸(陳必謙)
【정견망 2010년 2월 3일】 석도안(釋道安)의 원래 성은 위(魏)씨로, 상산부류(常山扶柳) 사람이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키울 사람이 없어 성이 공(孔)씨인 사촌형이 길렀다. 7살 때 두 번만 책을 읽으면 다 외울 수 있었다. 12살 때 출하해 승려가 되었다. 천성이 총명하고 재주가 뛰어났으나 외모가 추해 다른 사람들의 중시를 받지 못했다.
나중에 그는 시장에 가서 어떤 스승에게 경서를 빌려달라고 했고 스승은 그에게 경을 좀 빌려주었는데 대략 5,000자였다. 도안은 경서를 가지고 돌아가 읽고는 저녁에 또 시장으로 돌아와 경서를 스승에게 돌려주고 또 기타 경전을 빌리려고 했다.
스승이 말했다. “어제 너에게 책을 빌려주었는데 아직 다 읽지도 못했으면서 어째서 또 빌리러 왔느냐?” 도안이 대답했다. “이미 다 외웠습니다.” 스승이 괴이하게 느꼈지만 말은 하지 않고 또 경을 빌려주었는데 약 10,000자였다. 도안은 돌아가 바로 읽었으며 또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저녁이 되자 스승에게 돌려주었다.
스승은 책을 받은 다음 그에게 외워보라고 했고 그가 외우는데 한자도 틀림이 없었다. 스승은 크게 놀랐다. 이때부터 스승은 그를 매우 중시했고 그가 공부를 좋아하고 자질이 높은 것이 보통이 아님을 알았다.
도안은 업지(鄴地-하북성의 옛 지명)로 유학을 가서 불도징(佛圖澄)을 만나 그를 사부로 모시고 공부했다. 석씨 성을 가진 사람이 난을 일으키려 할 때 도안과 제자 혜원 등 400여 명은 황하를 건너 남으로 가서 유람했다. 밤에 길을 가다가 천둥과 세찬 비를 맞았으며 그들은 번갯불에 의지하여 전진했다.
길을 멀리 가지 않아 어느 인가를 만났고 대문 안에는 두 개의 말뚝이 있었는데 말뚝 중간에는 자루가 걸려 있었으며 자루에는 열 말의 양식을 넣을 수 있었다. 도안은 사람을 시켜 “임백승(林百升)”이라는 사람을 부르게 했다. 주인인 임백승은 그가 신인(神人)이라고 여겨 열렬히 대접했다.
나중에 제자가 물었다. “어떻게 그의 이름이 임백승인 줄을 알았습니까?” 도안이 말했다. “두개의 나무(木)가 있으니 바로 林이 되고 자루에 열 말을 담을 수 있으니 백승(百升)이지. 그래서 나는 그를 임백승이라고 불렀지.”
도안이 양양에 도착한 후 또 이전처럼 불교를 널리 퍼트렸다. 前秦(전진)의 황제 부견(苻堅338-385년)이 도안의 명성을 알고 그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군대가 양양을 공격했을 때 부견은 도안을 얻었다.
도안은 장안의 “오중사(五重寺)”라는 절에 머물렀다. 이때 사방은 좀 안정되었고 남경만 아직 함락시키지 못한 상태였다. 부견은 신하들과 이야기하여 장강 동남 해안지대를 평정하려 했다. 여러 신하들이 극구 말렸으나 부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느 날 마침 부견이 동쪽 정원에 갔는데 도안과 동행을 하게 되었다. 부사 권익(權翼)이라는 사람이 권했다. “제가 듣건대 황제의 어가는 시중이 모시고 타야하는데 도안은 생긴 것이 누추하니 어떻게 옆에 앉아 함께 갈 수 있습니까?” 부견은 벌컥 화를 냈다. “도안 선생은 덕이 고상하여 사람들이 다 존중한다. 나는 천하와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그와 함께 수레를 타고 가는 것은 나의 영광이며 그의 품성과 덕에 어울리지 못할 뿐이다.” 하고는 부사에게 명령하여 도안을 부축하여 수레에 오르게 했다.
잠시 후 부견이 고개를 돌려 도안에게 말했다. “나는 장차 군대를 정리하고 국내를 순시하며 당신과 회계산(會稽山)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며 지내고 싶은데 어떻겠소?”
도안이 대답했다. “폐하께서 천명을 받아 사직을 장악하고 팔주의 모든 재산을 다 소유하시니 마땅히 근본을 얻어 자연스러움을 따라 요순보다 더 융성해야 합니다. 현재 백만 대군으로 그곳을 탈취하려 하시는데 하물며 동남쪽 한 구석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토지는 습하고 기후가 좋지 못합니다. 역사상 대우(大禹)가 이곳에 와서 일이 끝났고 순임금이 이곳을 순행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진(秦)나라 왕이 이곳에 왔다가 돌아가지 못했고 제가 보기에 이곳은 추구할 곳이 아닙니다.”
부견은 말을 듣지 않았다. 나중에 군대는 팔공산에서 궤멸하여 부견은 단신으로 도망가 목숨을 피했으니 도안의 말대로 되었다.
도안은 각종 불가 경전에 주석을 달았는데 그저 불완전하고 정확하지 않을까 염려하여 맹세했다. “만일 내가 말한 것이 도리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불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결과적 과연 꿈에 머리가 하얗고 긴 눈썹을 가진 한분의 도인을 만났다.
그 도인은 말했다. “네가 주석을 단 경서는 매우 정확하다. 내가 너를 도와 대도를 널리 펴는데 도와주겠다.” 나중에 원공래(遠公來)가 말했다. “도안이 꿈에서 본 것은 불타의 사부가 오신 것이다!”
건원 21년 정월 27일 갑자기 기이하고 용모가 누추한 스님이 이 절에 왔는데 절의 방이 매우 좁아 그를 강당에 자라고 했다. 그때 총무를 보는 스님이 대전에서 당직을 서는데 밤에 이 화상이 창문으로 들락날락 하는 것을 보았고 그는 즉시 이 정황을 도안에게 알렸다. 도안은 얼른 일어나 예의를 갖추고 그 화상이 온 뜻을 물었다.
그는 말했다. “저는 당신을 돕기 위해 온 것이요.” 도안이 가르침을 청하며 말했다. “저의 죄가 매우 깊습니다. 어떻게 인간의 고통에서 해탈해 신선계에 도달할 수 있습니까?”
그 스님이 대답했다. “당신은 벗어날 수 있습니다.” 도안은 자신이 다음 생에 어디로 갈 것인지 물어보았더니 그 스님은 손으로 하늘의 서북쪽을 가리켰다. 그러자 즉시 구름이 흩어지면서 기묘한 도솔천의 선경이 나타났다.
도안은 그해 2월 8일 홀연 다른 스님들에게 말했다. “나는 이제 세상을 떠나야 한다.” 도안은 재계를 하고 세상을 떠났다.
출처 :《태평광기太平廣記》
발표시간 : 2010년 2월 3일
정견문장 : http://www.zhengjian.org/zj/articles/2010/2/3/6413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