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 임광(林廣)
[정견망]
옛날 한 집이 있었는데, 남편은 늘 밖에서 품팔이를 했고, 아내 역시 남의 집안일을 거들어주는 어려운 살림을 꾸려 가면서 불구가 된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다. 이 며느리는 비록 젊었지만 효성이 매우 지극했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지만, 그녀는 늘 병들어 누운 시어머니를 일심정성으로 돌보며 조금도 싫어하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매일 밥과 차를 끓여 내고, 씻어주고 안마를 해줄 뿐만 아니라, 대소변까지 받아내는 고되고 힘든 일도 세심하기 이를 데 없을 정도로 보살피고, 받들어 자기 친어머니보다도 더 성성껏 모셨다.
생활이 곤궁하여 언제나 집에는 하루걸러 양식이 떨어졌다. 그래서 매일 부잣집에 가서 식모 일을 해주고 얻어온 밥과 찬으로 시어머니를 굶기지 않고 봉양했다. 심지어 그녀는 부잣집에서 밥이나 국수를 조리하고는 그 손을 씻지 않고 얼른 집으로 돌아와 손에 붙은 것을 뜯어내어서 그것으로 된죽을 끓여 시어머니를 봉양하고는, 정작 자신은 멀건 국물만을 먹었다. 시어머니는 그녀의 지극한 효성에 감동 되어 눈물을 줄줄 흘렸으며 늘 칭찬하고 고마워했다.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며느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며느리는 늘 이렇게 손에 붙은 밥알과 밀가루 반죽으로 시어머니를 모셨는데, 어느 날 큰 변화가 찾아왔다. 저녁에 며느리가 집으로 돌아와 언제나처럼 손에 붙은 것을 떼어내 죽을 끓여 시어머니와 함께 저녁식사를 마쳤는데, 밖에서 별안간 우레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보고, “착한 아가야, 네가 나가서 봐라. 이다지도 천둥소리가 크니 곧 폭우가 쏟아질것 같구나.”
며느리가 창문 틈으로 밖을 내다보고 하늘을 쳐다보며 말했다.
“단비가 오지는 않고 그저 번개만 치는데요.”
이 말이 막 떨어지자 그 천둥소리는 또 맹렬히 울렸다. 기괴하게 그의 집 지붕 위에서 우르릉 우르릉 하며 연속해서 울리며 멈추지 않았다.
시어머니는 놀라고 두려워서 벌벌 떨며 말했다.
“아이구, 천둥이 정말 무섭네, 꼭, 사람을 죽일 것만 같네. 우리 두 사람은 양심을 어겨 덕을 잃는 일을 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이 천둥이 우리 머리 위에서 울릴까. 아! 생각났다. 네가 늘 국수반죽을 손바닥에 묻혀 와서 내게 죽을 끓여 먹인 것을, 하늘이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라고 경고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일 때문에 하늘이 노해서 너에게 벌을 주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며느리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머님을 굶지 않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한 것 뿐인데, 만일 하늘이 이를 두고 징벌하려고 한다면 징벌하라지요. 그렇지만, 우리 둘은 금생의 인연으로 만나 같이 살게 된 것인데, 내가 죽게 된다면 어머님을 누가 돌볼 수 있을 까요?”
이렇게 하여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서로 끌어안고 통곡하며 용서해 달라고 하늘에 기도를 올렸다. 그러나 그 천둥소리는 여전히 그녀의 집 밖에서 떠나지 않고 굉음을 울리며 무슨 조짐인지 결코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시어머니가 울며 말했다.
“며늘아가, 내가 생각해보니 결코 네 잘못이 아니다. 일심으로 나를 위한 것이었으니. 그러나 하늘은 어찌된 일인지 멈추질 않으니, 설마 너에게 정말로 좋지 않은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설사 네게 잘못이 있다 해도 그저 두 손이 한 일일 뿐이니 네가 두 손을 밖으로 내밀어 벼락신에게 너의 손에게만 벌을 주고 목숨은 살려달라고 하자.”
며느리는 어쩔 수 없이 시어니가 시키는 대로 두 손을 창밖으로 내밀었다. 손을 내밀자마자 창밖에서는 굉장한 -콰르릉- 소리가 울리더니 집과 땅이 울렸다. 그녀의 두 손목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두 손이 조금은 무거운 듯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는 끝장이구나, 오늘 이 후부터 다시는 품팔이도 못하게 생겼으니 시어머니를 어찌 봉양하고, 나는 어찌 먹고 살수 있단 말인가.”
다행이 손에 통증은 느끼지 않았다. 잠시 후 밖이 조용해지자 내밀었던 손을 처량한 심정으로 슬며시 안으로 끌어 들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녀의 팔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엇다. 손은 한 군데도 상한 곳이 없이 멀쩡했으며, 그 온전한 양 손 손목에는 금빛 찬란한 팔찌가 끼워져 있는 것이 아닌가. 두 사람은 이런 광경을 보고 정말로 놀랐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끌어안고 말했다. “착한 며늘아기야, 너는 잘못이 없고 많은 덕을 쌓아서 하느님이 너에게 상을 주시는 구나. 좋은 사람이 복을 안 받을 수 있겠니? 아미타불, 아미타불….”
그로부터 그들은 풍족한 생활이 시작되었으며, 며느리는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했다. 물론 그녀는 예전처럼 일을 했으며, 조금도 시어머님을 모심에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의 도덕을 지켜냈다.
발표시간 : 2011년 8월 10일
정견문장 : http://www.zhengjian.org/zj/articles/2011/8/10/7655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