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묵안(默安)
【정견망】
춘추시대 때 진평공(晉平公)은 매우 잔혹하고 어질지 못하며 사리를 따지지 않고 멋대로 굴었다. 진(晉)나라 왕위에 오른 후 그는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잔혹하게 박해했고 간신배들을 중용했다. 백성들에 대해서는 한편으로는 세금을 많이 걷었고 또한 국사에 대해 논하는 것을 금지했다. 무릇 자신에게 나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모두 감옥에 집어넣었다. 때문에 백성들은 원성이 자자했지만 후환이 두려워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
어느 날 진평공이 악사인 사광(師曠)을 불러 자신을 위해 거문고를 연주할 것을 명했다.
사광은 “신이 최근 새 곡을 하나 만들었는데 백설(白雪)이라고 합니다. 원컨대 대왕께 들려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진평공은 매우 기뻐하여 빨리 그 곡을 연주해보라고 하면서 만약 곡이 좋으면 후한 상을 내리겠노라고 덧붙였다. 사광은 의상을 고쳐 입고 거문고를 펼치고 향을 하나 피워 올린 후 진평공 앞에서 연주를 시작했다.
첫 곡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한조각 구름이 서북방향에서 날아와 하늘로 올라갔다. 그 구름은 마치 백설 같았고 하늘에서 조용히 머물며 음악을 경청했다.
진평공이 찬탄했다.
“좋구나! 정말 천하에 드믄 악사(樂師)라 할 만하구나. 백설이 다가와서 경청하는 지경에 이르다니.”
사광이 두 번째 곡을 연주하자 흰 구름이 즉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잠시 후 하늘에서 일진광풍(一陣狂風)이 내려오더니 순식간에 먼지가 날고 나뭇가지가 꺾였다. 곧이어 하늘이 암흑처럼 변했고 한바탕 폭우가 쏟아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온통 물바다가 되었다.
진평공은 거문고 연주에서 마치 백성들이 그에 대해 원망하고 분노하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아 대경실색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이렇게 말했다. “절묘하구나! 거문고 소리가 천지를 감동시키다니.”
사광이 세 번째 곡을 연주하자 대지가 진동하기 시작하며 집들이 흔들리고 처마가 쏟아지며 기와조각이 날기 시작했다.
진평공은 앉아 있기가 불안하여 얼른 사광에게 말했다.
“이제 그만 타게!”
사광이 이에 금을 멈추고 작별하고 떠났다. 한참 후 진평공은 팔다리가 마비되었고 진나라에 큰 가뭄이 3년간 들었다.
장자(莊子)가 이 일을 듣고는 말했다.
“묘하구나! 사광의 기예가 이런 정도에 도달했다니. 그가 금을 탈 때 의념이 전일(專一)해 바깥물건의 교란을 받지 않았다. 또 자신의 정서와 뜻이 하늘에 통했기 때문에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구나.”
지식사전:
사광은 춘추시대의 유명한 악사로 진나라 사람이다. 전설에 따르면 그의 기예는 입신의 경지에 도달해 천지를 감동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참고자료: 『도교사(道教史)』
발표시간: 2012년 9월 19일
http://www.zhengjian.org/node/113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