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조효아(趙曉亞)
【정견망】
고서에 많은 사람이 한 가정에 반복해서 태어나는 일을 기록해 놓았다. 아마 연분이 다하지 않아서 일 것이다. 물론 연분을 믿는다면 생사에도 다 원인이 있다.
옛날에 문담(文澹)이라는 진사가 있었다. 그는 품행이 매우 고상해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는 서너 살 무렵 전생의 일을 알았다. 문담의 부모에게는 전에 아들이 하나 있었다. 5살 때 다른 사람을 따라 시서를 읽기 시작했고 매우 총명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실족하여 우물에 빠져 죽었다. 부모는 그매우 슬퍼 비통하기 그지없었다. 나중에 문담을 낳았다. 문담은 어느 날 부모에게 말했다. “전에 은 호로병과 검은 구슬, 향주머니 등이 있었는데 살구나무 동굴 속에 두고 왔어요. 아직도 그곳에 있는지 모르겠네요?” 모친과 함께 찾아보니 과연 있었다. 부모는 비로소 문담이 전에 요절했던 아이가 다시 환생한 것임을 알았다. 이에 형보다 몇 배나 더 사랑했다. 문담은 이미 15살 때부터 문장이 화려하고 빼어났다. 나중에 과거에 응시했는데 한림원 학사 범우칭이 주관한 시험에서 진사에 급제했다.
사람들은 흔히 다시 환생하기 전에 맹파탕(孟婆湯)을 마셔 전세의 일을 망각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상의 인륜관계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만일 사람이 환생한 후 전생의 부모와 처자를 찾아간다면 세상의 윤리가 어떻게 되겠는가? 그러므로 맹파탕을 마시는 목적은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문담의 경우는 특이하게 같은 부모에게 태어났으므로 이런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 그래서 맹파탕을 마시지 않았나 보다.
자료출처: 《야인문어(野人聞語)》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0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