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석산
【정견망】
천상의 신선들이 모두 사람의 형상은 아니다. 새도 신이고 기린이나 대붕(大鵬) 등도 모두 신이다. 우리는 그것을 새의 왕, 짐승의 왕이라 불러도 된다. 그들은 모두 신통이 크며 위엄이 있고 신성하다.
외국인 석거(石巨)는 유주(幽州)에 살았다. 당나라 대종(代宗) 대력(大曆) 연간에 백일 넘게 병에 걸렸는데 몸은 비록 쇠약했지만 정신은 또렷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들에게 말했다. “다리 아래에 점을 보는 사람이 있으니 잠시 굽히고 가서 그를 좀 모셔오너라.”
아들이 돌아와서 말했다. “점괘보는 사람은 없고 연로한 할머니뿐이던데요.”
석거가 말했다. “바로 그 사람이다. 불러 오너라.”
석거의 아들이 노부인을 집으로 청해왔다. 석거는 집 앞의 선반에 누워 있고 노부인이 직접 석거에게 와서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음성이 너무 낮아 아들이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았다.
한참 있다가 노부인이 떠났다. 며칠 후 새벽 한 마리 학이 공중에서 내려와 석거가 누워있던 선반을 뚫고 지나가서 석거가 머무는 곳으로 들어갔다. 대략 한식경 정도 울었다. 잠시 후 음성이 공중으로 올라가는데 한 마리 백학으로 변해 날아갔다. 석거의 아들이 방에 들어가 보니 석거는 보이지 않았다. 석거의 아들이 백학을 쫓아갔다. 성 동쪽 언덕에 도착하니 수십 마리의 백학이 있었는데 한 마리 한 마리씩 지상에서 하늘로 날아올라 천천히 멀리 날아가는데 이윽고 보이지 않았다.
장사(長史 역주: 당나라 때 지방장관을 보좌하던 벼슬 이름) 이회선이 석거의 아들을 불러 이 일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석거의 아들이 있는 대로 대답했으나 이회선은 믿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은 요괴가 속인 것이다. 자네 부친이 정말 득도해서 신선이 되었다면 우리 경내에 큰 가뭄이 들었으니 비를 좀 내려주어야 한다. 만일 하늘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내 너를 죽일 것이다.” 이에 석거의 아들이 집에 돌아와서 하늘에 향을 피우고는 기도했다. 이회선은 참군(參軍 고대 관직명)에게 술과 안주를 딸려 석거의 집에 가서 같이 제사를 지내게 했다. 그날 큰 비가 내려 부근의 농사에 충분할 정도가 되었다. 《광이기廣異記》
신선이 세상에 내려온 데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하늘에서 잘못을 저질러 떨어졌거나 혹은 할 일이 있어서 인간세상에 온 사람이다. 그렇다면 이 학선(鶴仙)은 무슨 이유로 내려왔을까?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3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