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석산(石山) 정리
【정견망】
도가에서는 지물화물(指物化物)의 법술(法術)을 쓰는데 응용 범위가 매우 넓다. 옛날에 여동빈이 하선고를 고험한 미남자는 바로 여동빈이 갖고 있던 불진(佛塵, 먼지털이)이었다. 평범한 물건이라도 도가의 손에서는 그 어떤 물건으로도 변할 수 있다. 도사 섭정능(葉靜能)과 여양왕(汝陽王)은 친한 사이였다. 여양왕이 그에게 술을 마시라고 자꾸 권했는데 그는 술통을 변화시켜 그와 술을 대작하게 했다.
당나라 때 여양왕은 술을 좋아해서 하루 종일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 왕부(王府)에 손님이 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머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당시 섭정능이라는 도사가 있었는데 늘 왕부를 방문했다. 여양왕은 그에게도 술을 억지로 마시게 했다. 그는 원래 술을 마시지 않으므로 “제게 제자가 하나 있는데 주량이 아주 큽니다. 그러니 대왕께서 좋아하실 겁니다. 비록 키는 작지만 다른 사람보다 낫습니다. 내일 찾아와서 인사를 드리게 할 테니 대왕께서 그와 이야기를 한번 나눠보시지요.”라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 어떤 사람이 방문객 이름표에 “도사 상지포(常持蒲)”라고 썼다. 여양왕이 그를 들어오게 하여 만나보니 키가 겨우 두 척 남짓했다. 앉은 후 깊은 도를 담론했고 또 삼황오제 역대의 흥망, 천시, 인사, 경서, 역사 등을 모두 손바닥처럼 똑똑히 알고 있었다. 여양왕이 말로는 더 이상 대응할 수 없었다.
얼마 후 도사는 왕이 재미없어 하자 화제를 바꿔 우스운 이야기들을 했다. 그러자 여양왕은 곧 기뻐했다. 여양왕이 도사에게 말했다. “내가 법사의 풍도를 보니 술도 좋아하시겠죠?” 상지포는 “분부를 따르겠습니다.” 여양왕은 옆에 있던 사람들에게 술을 따르게 했다.
술이 몇 순배 돌자 지포가 말했다. “이렇게 마셔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술을 큰 그릇에 옮겨 저와 대왕이 스스로 퍼서 마시기로 하지요. 주량이 다할 때까지 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여양왕은 그의 말대로 사람을 시켜 몇 석의 좋은 술을 가져오게 하고는 큰 독에 붓고 큰 술잔으로 떠서 마셨다. 여양왕은 술을 마시는 중간에 취해서 얼근해졌다. 하지만 상지포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으며 얼굴은 더욱 양양해졌다.
또 한참을 마셨는데 상지포가 여양왕에게 갑자기 말했다. “저는 이제 이 한잔만 마실 수 있습니다, 취했습니다.” 여양왕이 말했다. “내 보기에 당신 주량이 아직 충분히 차지 않은 것 같은데. 몇 잔 더하시지요.” 상지포가 말했다. “대왕은 도량이 유한한 것을 모르십니까? 하필 억지로 권하십니까?” 그래서 또 한잔 더 먹더니 갑자기 쓰러졌다. 다시 그 도사를 보니 원래 큰 술통이었고 그 속에는 5말의 술이 가득 차 있었다.
일부 도가의 고인은 수련성취하면 신체를 가지고 가는데 죽간이나 불진 등으로 자기 신체를 만들어 장례를 지낸다. 누가 나중에 관을 열어보면 죽간이나 불진이 들어 있다.
자료출처: 하동기(河東記)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5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