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일연(一緣)
【정견망】
회화는 신전문화(神傳文化)의 일종이다. 어떤 그림들은 보면 마치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다. 그러면 회화는 어디에 쓰는가?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수수께끼다. 어떤 사람은 그림 속으로 드나들 수 있는데 그림 속에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오늘날의 과학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고대에 영채(寧采)라는 유명한 화가가 있었다. 그는 《죽림회(竹林會)》를 한폭 그렸는데 매우 재주가 있었다. 좌객 중에 곽훤(郭萱)과 유성(柳城)이라는 두 수재(秀才 과거응시 자격을 갖춘 선비)가 있었다. 두 사람은 늘 서로 지지 않으려 했는데 누가 더 나은지 다투곤 했다. 유성이 갑자기 《죽림회》를 한참 보다가 주인에게 말했다. “이 그림은 표현 양식이나 자세가 흥취를 잃었군요. 내가 당신을 위해 약간의 기교를 보일 수 있는데 오색을 사용하지 않고 그림 속의 사람의 기색이 더욱 좋도록 할 수 있소.”
“어떻게요?” 염공이 놀라며 말했다. “여태껏 수재에게 이런 기예가 있는지 몰랐소이다. 하지만 오색을 사용하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니 어디 이런 방법이 있소?”
유성이 말했다. “내가 이 화폭에 출입하여 당신에게 보여드리죠.”
곽훤이 그의 손을 치며 말했다. “자네가 삼척동자를 속일 셈인가?”
유성은 그에게 내기를 하자고 했고 곽훤은 자기가 지면 5천 냥을 상쇄할 수 있다고 했고 염공도 그들을 위해 보증을 서기로 했다.
말을 마친 후 유성은 몸을 훌쩍 날려 그림 속으로 달려갔는데 보이지 않았다. 좌객들은 매우 놀랐는데 그림은 여전히 벽에 붙어 있었다. 사람들이 한참이나 만져보아도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한참이 지난 후 유성이 갑자기 말을 했다. “곽훤, 당신 믿는 거요 안 믿는거요?” 소리가 그림 속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또 한식경이 지난 후 갑자기 유성이 그림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는데 완적의 그림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방금 저 곳에 갔었지요.” 사람들이 보니 완적의 그림이 다른 그림과 비하여 좀 변한 것을 보았다. 입술은 큰 소리지르려는 모양이었고 영채가 다시 자세히 보니 원래 모습이 없었다. 그래서 염공은 유성이 득도한 사람임을 인정했고 곽훤과 함께 그에게 치사했다. 며칠이 지나 유성은 마침내 염공에게 작별하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 (출처:유양잡조》)
사실 유성이 설사 그림 속에서 들어갈 수 있어도 역시 소능소술(小能小術)에 지나지 않으며 진정한 득도와는 매우 차이가 크다. 진정 큰 공능이 있는 사람은 인간에서 나타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 세인들은 놀라게 할 만하다.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6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