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일연(一緣)
【정견망】
세상에는 줄곧 저승의 관리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가장 흔한 것이 당나라의 위징이 민간에서 재상을 지내고 저승에서도 관리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그럼 무엇 때문에 이승에서 저승 관리가 되어 양쪽을 오가야 하는지 수수께끼다.
서촉(西蜀)의 대리소경(大理少卿 형벌을 관장하는 대리시의 부책임자) 이영(李泳)은 한번은 갓난아이가 파초 잎에 싸여 있는 것을 보았다. 이영은 아이의 생김새가 보통이 아닌 것을 보고 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 자기 아들로 삼아 길렀다. 6,7세가 되자 아이는 글자를 쓸 줄 알았다. 양부모는 아이를 매우 아꼈으며 친아들보다 더 예뻐했다. 20살이 되자 모든 경서 역사책을 보면 아이는 마치 익숙한 듯이 읽어 사람들은 신동이라고 불렀다.
한번은 아들이 어느 방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었고 이영과 아내는 몰래 창밖에서 보았다. 문득 한 사람이 공문 두루마리를 가져왔고 두 동자가 이를 받아 자기 아들에게 주는 것이었다. 아들은 공문서에 몇 글자를 휘갈겨 적어 동자에게 주었다. 이영과 그의 아내는 매우 놀랐다.
다음날 아들이 인사를 하러 왔다. 이영이 부드럽게 물었다. “어젯밤 몰래 네 행동을 훔쳐보았다. 네가 설마 저승의 일을 처리하는 게 아니냐?” 아들이 “네”라고 대답하자 이영이 다시 물었지만 다시는 답을 하지 않았다. 이영이 “저승과 인간은 같지 않은데 나는 더 묻지 않겠다. 진중하기 바란다.” 아들은 말이 없었다.
6년이 지나 어느 날 아들이 갑자기 말했다.
“저는 당신 집에서 18년만 아들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기한이 되었으니 내일 신시에 저는 저승으로 돌아가야 합니다.”하고 한참을 곡을 했다. 이영과 아내도 함께 한바탕 울었다. 이영이 물었다. “내 관직이 어디까지 갈 수 있겠니?” 아들이 말했다. “아버님은 현재 대리소경까지만 하고 더 이상 승진은 안되실 겁니다.” 과연 다음날 신시가 되자 아들은 죽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영은 어느 소송 사건에 연루되어 파직되었다. 자료 출처: 《야인한화(野人閑話)》
우리가 믿지 않는 일이라 해서 반드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저승 관리는 각 지역에 다 있으며 많은 경우 그리 잘 드러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하면 보응을 받는데 신령이 우리 주위에 있기 때문이다.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6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