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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왕궁을 유람한 명나라 소년

작자/대륙수련생 정리

【정견망】

명나라 때 4대 재자(才子, 재능이 뛰어난 사람) 중 한명인 축지산(祝枝山)이 아주 기이한 일을 기록해놓았다.

명나라 때 가정현(嘉定縣, 지금의 상해 가정구) 동대문 밖에 성이 주(朱)씨인 외랑(外郎, 외랑이란 아문 서리의 호칭임)이 살았다. 이 주외랑에게 13살 된 아들이 있었다. 성화(成化) 19년(서기 1483년) 어느 날 소년이 책가방을 들고 외출하려고 막 문턱에 기대어 서더니 갑자기 동쪽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그 속도가 바람과 같아서 순식간에 보이지 않았다. 부모가 놀라 곧 가족들은 소집하여 함께 따라갔으나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옆에서 본 사람이 말하기를 “그가 막 바람처럼 날아갔는데 나무를 끌어안고 멈추려고 버티는 것 같았지만 나무가 모두 부러져 안 되었고 여전히 동쪽으로 달려갔다”고 했다.

식구들이 그래서 동쪽으로 쫓아갔다. 가는 동안에 목격자를 찾아 물었는데 결국 따라잡지 못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 아이는 줄곧 바다를 향해 달렸으며 나중에 바닷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가족들은 상심이 극에 달해 해변에서 통곡하며 떠나지 못했다. 삼일 후 별 다른 방법이 없어 식구들이 돌아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바닷속에서 한 사람이 솟아났는데 바로 자기 아들이었다. 달려가서 그를 안으려고 했는데 그는 갑자기 서쪽으로 자기 집 방향으로 달려갔다. 속도가 너무 빨라 따라잡을 수 없었다.

부모는 급히 집으로 돌아갔는데 집에는 아들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아 한참을 상심했다. 다음날 어느 거지가 와서 알려주었다. “어제 마을 앞 토지묘 사당에서 한 소년이 잠을 자는 것을 보았는데 자세히 보니 댁네 아들인 같으니 데려가시죠.” 부모는 놀라고 기뻐 얼른 거지와 함께 가서 보았다. 과연 아들이 거기서 잠을 자고 있었다. 아들을 부축해 데리고 왔다. 집에 왔을 때 아이는 처음에 정신이 없어 깨어나지 못하더니 나중에 다행히 눈을 뜨고 사지를 움직일 수 있었다. 탕을 좀 마시고 하룻동안 휴양한 후 몸을 회복했다.

사람들이 어찌된 일인지 묻자 소년은 자기가 당한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제가 처음 문 입구에 서 있을 때 젊은 사람 하나가 동쪽에서 다가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주 수려하게 생겼는데 부드러운 모자를 쓰고 몸에는 녹색 도포를 입었고 허리에는 황금 비단띠를 매고 있었습니다. 백마를 타고 있었는데 백마는 수정처럼 투명하고 백설처럼 희었으며 그 뒤에는 30여 명의 수종이 따르고 있었습니다.

수종들은 모두 몸은 사람이지만 머리는 새우, 게, 소라, 자라, 물고기 등으로 형상이 달랐습니다. 그 젊은이가 저를 보더니 수종들에게 저를 잡아 동쪽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제가 비록 큰소리로 살려달라고 했지만 그들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해변에 도착하자 해면에 하나의 틈이 갈라지더니 한 갈래 길이 되었습니다. 길은 수면 아래의 모래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저를 데리고 이 길로 걸었으며 사면은 바닷물로 가득 차서 어디로 가는지 몰랐고 그저 똑바로 걸었는데 잠시 후 어느 성에 도착했습니다.

성안에 들어가서 하나의 커다란 궁전에 도착했습니다. 보는 붉은 문과 화려한 건물이 있고 커다랗고 찬란했습니다. 앞선 젊은이는 문밖에 기다리면서 문지기에게 통보했습니다. “명을 받들어 선비를 데리고 왔습니다!” 문지기 역시 사람 몸에 바다생물의 머리를 가진 생명이었습니다. 그들이 대전에 들어가 통보하자 얼마 후 나와서 사람들에게 나를 데리고 들어가게 했습니다. 대전에. 그 대전은 매우 높고 광활했으며 색은 모두 백색인데 거북, 조개 등껍질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광채가 비치고 황홀함이 눈부시어 똑바로 볼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들은 저더러 대전에서 기다리라고 했고 왕이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매우 늙었고 머리가 백발이었습니다. “그가 쓴 관 역시 당나라 모자 스타일에 몸에는 하얀 장포를 걸쳤고 황금무늬 허리띠에 백옥대를 둘렀습니다.” 그가 물었습니다. “너는 무슨 글을 쓸 줄 아느냐?” “저는 글을 쓸 줄 모릅니다.” “그럼 무엇을 할 줄 아느냐?” “그저 대련만 지을 줄 압니다.” 부하가 사람을 잘못 데려 온 것을 알고는 왕이 말했습니다. “나는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한데 너는 할 줄 모르니 소용이 없구나!”

그래서 사람을 시켜 저를 도서관에 데려가서 구경을 좀 시키고는 돌려보냈습니다. 어떤 사람이 동쪽에 있는 방으로 데리고 갔는데 그 속에는 매우 예쁘게 생긴 어린 동자가 있었습니다. 옆에 있던 사람이 소개해주기를 “대왕은 선비더러 이 아이를 가르치게 하려고 했습니다.” 잠시 후 또 나를 데리고 그 왕을 만나보았으며 그는 나를 돌려보내도록 했습니다. 그들은 나를 데리고 나갔고 이전의 그 젊은이가 아직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명령을 받더니 즉시 말에 올라 수하들에게 나를 돌려보내라고 했습니다. 토지 사당에 도착한 후 토지신도 나와서 영접했습니다. 매우 공경했는데 그 젊은이는 나를 토지신에게 부탁하고 토지신은 나를 받아 그곳에 하룻밤 자게 했으며 다른 일은 모릅니다.

소년이 자기가 겪은 일을 모두 말하자 사람들은 비로소 알았다. 바다의 왕이 선생을 청하려다 잘못하여 이 소년을 불러 생긴 오해였다. 축지산이 이 일을 기록할 때 그 소년은 아직 살아 있었다. 이 소년은 사실 다른 공간으로 들어가서 그곳에서 한번 여행을 한 것이었다. 소년의 경력은 다른 공간의 존재를 증명한 것이다.

자료출처:《지괴록(志怪錄) 해신청사(海神請師)》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6210